[창간특집: 3.9대선 열쇠 쥔 이대남·이대녀에게 묻다 – 이대녀편] ‘이대남·이대녀 공방’... “정치가 부추겨”
[창간특집: 3.9대선 열쇠 쥔 이대남·이대녀에게 묻다 – 이대녀편] ‘이대남·이대녀 공방’... “정치가 부추겨”
  • 정재호 기자
  • 입력 2021-05-14 20:44
  • 승인 2021.05.18 07:56
  • 호수 1411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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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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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 표심을 잡기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20대 남성과 여성의 표심이 여야의 승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의 주요 정치인들이 20대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해 내세운 공약이나 발언들은 성별 갈등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됐다. 특히 군가산점, 남녀평등복무제도, 여성 할당제 등의 부활 및 폐지 등이 갈등의 요소로 도마위에 올랐다. 20대의 성별 갈등 문제는 같은 진영 내에서도 설전을 불러일으켰다. 일요서울은 27주년 창간특집으로 이대녀의 목소리를 통해 성별 갈등이 내년 대선과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공정·정의·청렴 지킨 후보에게 투표할 예정”

지난 4월 재보선 이후 정치권 안팎에선 20대의 표심을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 20대는 진보 성향일 것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같은 세대 내 성별 간 갈등이 표심에서 엇갈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총선 직전 주간 조사(2020년 4월 13~14일)에서 20대(18~29세)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4.2%를 기록했다. 반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25.3%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이후 1년 뒤 치러진 4월 재보선에선 같은 기관의 4월 1주차(5~9일) 조사 결과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21.3%였고 국민의힘은 37.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고) 더불어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1년 만에 반토막이 됐다. 
20대의 투표 결과에 주목되는 또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성별에 따라 갈린 표심이다. 지상파 방송3사(MBC·KBS·SBS)의 서울시장 재보선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유권자의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반면 박영선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22.2%에 그쳤다. 반면 남성에 비해 여성 유권자의 경우 박영선 후보가 44%로 40.9%인 오세훈 후보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같은 세대에서도 성별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의 차이가 드러난 것이다. 재보선에서 패배한 여당은 이대남(20대 남자)의 투표 결과에 정부·여당의 젠더 정책이 지나치게 여성에게 편중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의 20대 성별 갈등 논란은 ‘페미니즘’과 맞물린 모양새다. 
 

- “‘조국 사태’ 논란 있지만 文대통령과 직접 관련 없어”

그렇다면 정치권의 성별 갈등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이대녀(20대 여자)들은 정확히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일요서울은 지난 13일 종로 모처에서 20대 여성 3명을 만나 의견을 물었다. 

- 2019년 있었던 ‘조국사태’를 어떻게 보나. 
▲ 직장인 A씨(28) “조국사태는 공정과 정의에 민감한 청년들을 분노시킨 사건이다. 특히 조국 전 장관 딸의 자녀 입시 특혜 의혹이 그랬다. 정치에 특별히 관심 없던 20대 청년들도 그 문제만큼은 모를 수 없던 사건이다” 
▲ 직장인 B씨(28) “저도 동감한다. 조국사태를 기점으로 정부와 여당에 물음표가 생겼다. 지난 대선에서 지금의 정부를 지지했다. 왜냐하면 당시 대선이 탄핵 정국이었기 때문이다.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하고 최씨의 딸인 정유라의 입시비리가 드러났다. 그렇게 공정과 정의 대한 잣대가 더 엄격해지고 문재인 정부는 다를 줄 알았다.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사건이 터진 것이다”
▲ 취업준비생 C씨(24)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조국사태는 분명 의혹들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비교했을 때 문 대통령이 직접 개입된 문제는 아니었다. 한 개인과 일가의 책임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조 전 장관을 감싸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이 있었지만 친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본다”

- ‘조국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 민주당이 승리했다. 
▲ 직장인 A씨(28) “지난 총선에서 여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공정에 대한 잣대가 무너졌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 직장인 B씨(28) “문 정부에 대해 실망은 했지만 국민의힘에 더 실망했다. 왜냐하면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분이 야권의 대표로 나오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민주당을 지지했다”
▲ 취업준비생 C씨(24)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대통령이 직접 개인된 문제도 아니었기 때문에 정치적 성향이 바뀌진 않았다”

 

- ‘LH 사태’... “정치 성향 바뀐 계기돼”

- 지난 재보선은 반대로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 직장인 A씨(28) “이번 재보선에서도 여당은 역시 나였다. LH 부동산 투기 의혹 과 서울, 부산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반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 직장인 B씨(28) “저는 취업 이후 부동산 청약을 들었다.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지만 그것이 정부 탓이라고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LH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지켜보며 결국 정부의 비리가 제 삶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작용한 것이다. 제 정치 성향이 바뀌게 된 계기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이번 재보선에서 보수 정당에 투표했다” 
▲ 취업준비생 C씨(24) “저도 공감한다. LH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지켜보면 정부 여당에 대해 실망이 들었다. 하지만 차마 야당은 찍을 수 없어 투표를 하지 않았다”

- 최근 정치권에선 ‘페미니즘’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그리고 이대남의 표심을 잡기위해 군가산점, 남녀평등복무제도등을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직장인 A씨(28) “페미니즘은 남성 중심의 상회에서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갖기 위한 용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정치권에선 페미니즘이 남성의 권리를 짓밟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 것처럼 비판받고 있다. 정치권 스스로 젠더에 대한 이해와 균형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 직장인 B씨(28) “저는 성별을 떠나 자신들의 집권을 위해 20대를 이용하고 있는 정치권이 문제라고 본다. 과거 정치세력들이 지역주의를 이용해 이득을 본 것과 마찬가지다” 
▲ 취업준비생 C씨(24) “얼마 전까지 정치권에선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 잡기위해 여성 정책을 쏟아냈다. 그런데 이제 여성이 그 모든 책임의 원이이라는 지적은 어불성설이다” 

- 내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통령을 뽑는 기준은 어디에 둘 것인가. 
▲ 직장인 A씨(28) “저는 이번 대선에서 공정성과 청렴함 그리고 정의에 기준을 두고 투표할 것이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20대는 남녀를 불문하고 공정과 정의가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 
▲ 직장인 B씨(28) “그동안 정치권은 다양한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제 기준에선 국민통합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취업준비생 C씨(24) “저는 두분 의견 모두에 공감한다. 그러나 한 가지 덧붙이자면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리더가 나왔으면 좋겠다. 취업하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다”

연일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의 화두로 주목받고 있는 이대남·이대녀의 갈등이 내년 대선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정재호 기자 sun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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