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원에 갑질·임금체불 ‘보람상조’, 이번에는 무슨 일
설계사원에 갑질·임금체불 ‘보람상조’, 이번에는 무슨 일
  • 신유진 기자
  • 입력 2020-01-31 19:06
  • 승인 2020.02.03 10:15
  • 호수 1344
  • 39면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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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회사 이직 금지’ 각서 써야 수당 지급…대표, 모욕적 언행 다반사
[국민청원 게시판]
[국민청원 게시판]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상조업계 2위 보람상조가 갑질과 임금체불로 논란에 휩싸였다. 보람상조 설계사(모집인)들은 사측이 ‘타 회사 이직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야 체불 수당을 지급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보람상조에서 일했던 한 설계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측의 갑질 행위와 부당행위를 폭로했다. 보람상조 측은 일요서울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실이 아니다”라며 억울해 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설계사 “설계사들, 배신자·범죄자 만들기 위해 진술서 받아”

보람상조 “각서 요구한 적 없어…불법 타사 이직 비일비재”

지난달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상조 갑질횡포 및 수당체불 사태’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보람상조가 7가지의 갑질과 부당행위를 했다며 빠른 해결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청원인 주장에 따르면 보람상조는 ▲전국지점장회의 당시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으며 ▲본부 및 지점 내 감시성 CCTV를 설치했고 ▲신규실적을 회사 위주로 강요 ▲본부와 지점 운영에 드는 경비를 지출하라고 강요 ▲주말·공휴일도 없이 출근 강요 ▲실적 마감 시 공포 분위기 조성 ▲교육 내용과 다른 수당 및 부당한 진급 규정 등 총 7가지에 대해 열거, 설명했다.

특히 청원인은 매월 초 서울 본사에서 열리는 ‘전국지점장회의’가 있는 날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11시에 마감 후 잠도 못자고 새벽에 출발한다고 했다.

또한 밥값과 경비 지원도 없었다. 회의 분위기는 인신공격성 회의를 주도하고, 공개적인 석상에서 일으켜 세운 뒤 개인 옷차림으로 망신을 준다며 국장들 감봉까지 직원들한테 까발린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보람상조의 제일 어이없는 시스템은 사무기기, 비품, 문구 하나까지 개인 비용으로 해야 하며, 또 투자(광고·사은품·현금시책 투자 등)를 하라고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사무실 청소비까지 설계사들이 각출해서 운영 중인데, 사무실 냉·난방기기까지 본부와 지점에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영업지원팀은 뭘 하는 부서인지 알 수가 없다”며 “회사달력과 다이어리까지 구매를 강요했다”고 밝혔다.

노동착취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청원인은 “주말과 공휴일 없이 출근을 강요한다. 이건 노동착취이자 개인 사생활 침해다”라며 “심지어는 여성 주부들에게 일을 하려면 가정까지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는 발언도 폭로했다.

종교 자유 없어…헌금 하한선 강조

지난달 13일에도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보람상조와 관련된 또 다른 국민청원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회사는 사업부 인원들이 왜 그만두는지 문제 원인을 파악해 해결할 생각은 없고 오직 떠나는 인원은 배신자, 범죄자로 만들려고 전국 본부 및 지점을 다니며 진술서를 받고 있다”며 “법무팀, 영업관리 등 사업부 인원대상으로 확인서 강요, 휴대폰 통제, 진술서 강요 등 그만두는 인원에 관련해서 안 좋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토록 하며, 진술서 작성 시 진급시켜준다는 등 회유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청원인은 “종교의 자유가 없다. ‘교회(부산)로 오라’고 하며 직급별 헌금 하한선을 대표가 강조한다. 회사 공식 행사 시 무조건 예배와 찬송을 진행하고 타 종교를 가진 직원들과 심한 갈등 사항을 초래시킨다. 새벽 마케팅 회의 시 주말에 교회를 갔는지 확인하고, 안 갔을 경우 큰 소리로 ‘그렇게 행동하니 조직이 안 된다’ 등의 인신공격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 설계사는 부산의 교회를 가는 날이 아버지의 칠순 날이라 부모님 집에 가겠다고 하자 같이 자리에 있던 임원들 앞에서 대표로부터 1시간 동안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부산에 있는 ‘L 교회’의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의 영향인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보람상조 설계사들이 제일 억울해 하고 분노하는 측면은 그만두는 사람이 사측으로부터 배신자 낙인이 찍힌 뒤 고소, 고발 등 ‘법적 조치를 한다’는 등의 협박을 받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측이 임금을 체불한 뒤 ‘타 회사 이직을 하지 않겠다’라는 취지의 각서를 써야 임금을 지급한다는 주장이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설계사 700여 명 중 400여 명이 지난해 11월치 수당을 제때 지급받지 못했으며, 체불 수당만 총 15억 원이라고 밝혔다.

조직 이탈 우려… 각서 강요 

또 다른 설계사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측으로부터 받은 문자를 공개했다. 문자에 따르면 ‘보람상조에서 안내드립니다. 회사는 보람전속 LC위탁계약서 제14조에 따른 계약해지 사유(동종업체 겸업금지, 업무방해 등)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는 설계사님에게는 위탁계약서 제 15조 제2항에 따라 이번 달 수수료의 지급을 유예할 예정입니다. 동종업체 겸업(동종업체 이적금지 포함)이나 위탁 계약해지 의사가 없으신 설계사님은 아래와 같이 “본인 000은 위탁계약해지 의사나 타사이적의 의사가 없습니다”라는 문자로 답변 주시면 즉각 이번 달 위탁 수수료를 지급할 예정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설계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성탄절에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은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에 설계사들을 출근하도록 지시했고 일부 설계사들이 이에 해촉서를 내는 등 반발하자 조직 이탈을 우려해 ‘이직 금지’ 각서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람상조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 지금까지 지급은 쭉 해 왔다”며 “이직 의사가 없는 설계사에게는 위탁수수료에 대한 수당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일부 설계사들의 조직 빼가기와 불법적인 타사이직 등이 비일비재해 방지 차원에서 ‘수당 지급 지연’ 조치를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체불의 경우 월급이 아닌 수수료 등이며 영업명목비로 선지급을 한 부분도 있는데, (선지급을 받고 나간 설계사들) 그 부분은 어떻게 할 거냐”고 토로했다. 각서 요구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각서 요구를 한 적이 없다. 그 문자를 각서로 해석하기에는 어려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8일 보람상조 본사 앞에서는 설계사들의 단체 시위가 진행됐다. 설계사들은 보람상조의 부도덕한 행태를 지적하며 “새벽에 출근해 밤 12시까지 마감했는데 수당을 노예각서를 써야 지급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지급으로 가족들이 굶고 있다. 미지급 퇴사 시 급여를 안 준다더니 임의로 퇴사 처리를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유진 기자 yjsh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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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여 2020-02-04 08:26:20 106.101.66.127
정말 넘 하는군요
어떻게 노예각서를~~아직까지 이런 회사가 있다니
다시는 갑질 못하게 책임자 책임지게 해야합니다

지점장 2020-02-04 09:49:31 223.62.8.168
정말 웃긴건
증거가 명확한데도 그런적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도저히 말도 안되는 기준
말도안되는 핑계
말도안되는 논리로 일관된 회사.
그리고 경영진이라는 겁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야지
입술에 침은 바르고 거짓말도 해야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사람들 한둘이 아닙니다.
그동안 수면위로 안떠오른 이유가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입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한두가지가 문제가 아니라서
기존에 다니던 사람들은 아예 대꾸자체를 포기해버린경우인데
보람상조 저것들은 자기들은 옳은줄 안다는게
정말 어이가 없지요.

정의구현 2020-02-04 10:41:23 124.194.25.238
제2의 대한항공 인가?
아직도 이런회사가 있다니...
노동착취에 갑질에 임금체불까지...
너무하네요~~~

여름 2020-02-04 11:34:52 124.194.25.234
월급은 줘야지

센스짱 2020-02-04 12:32:31 223.39.152.68
정말 어이가 없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