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부친 살해범’ 검찰로…풀리지 않은 의문점 여전
‘윤송이 부친 살해범’ 검찰로…풀리지 않은 의문점 여전
  • 신현호 기자
  • 입력 2017-11-03 18:17
  • 승인 2017.11.03 18:17
  • 호수 1227
  • 20면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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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 윤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허모씨가 3일 오후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수집한 증거만으로도 혐의 입증은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허 씨가 입을 다물고 있어 사건의 구체적 실체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그는 경찰에 체포된 직후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살해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시동이 걸린 윤 씨의 벤츠를 훔쳤지만 살해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범행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한 살인 동기는 허 씨가 지고 있던 8000만 원가량의 빚이다. 허 씨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매월 200~300만 원을 상환하고 있으며, 최근 채권자로부터 빚 독촉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허 씨가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리니지 게임에서 사용되는 200만~300만 원 상당의 고가 아이템을 구매하려 한 적이 있다며 계획 살인을 주장하지만, 현실성은 낮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을 종합해보면 허 씨는 피해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허 씨가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부유한 사람을 범행 대상으로 삼으려던 중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씨의 범행이 계획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히 밝혀진 건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는 범행 전과 후로 나뉘어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계획적이라고 볼 경우 그의 범행 전 행적이 주목된다. 허 씨는 계획 살인을 암시하는 단어를 휴대폰으로 검색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범행 하루 전 수갑, 가스총, 핸드폰 위치추적, 고급빌라 등을 검색했다. 대상 선정과 협박·납치 수단, 그리고 도주 등을 준비한 정황인 셈이다.
 
허 씨는 범행 당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둔 채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범행 직후에는 살인, 사건사고 등을 검색했다. 특히 도주하는 과정에 편의점에 들러 밀가루를 구입한 것도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허 씨는 사전 탐색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범행 당일 허 씨는 경기 양평군 서종면에 위치한 윤 씨 자택 인근을 오후 3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세 차례나 찾았고, 색소폰 동호회 활동을 마친 피해자 윤 씨는 오후 7시 25분쯤 집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허 씨는 윤 씨를 10여 차례 칼로 찔렀다. 준비한 흉기가 있다는 점과 10여 차례나 찔렀다는 점은 우발적 살인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흉기 상흔은 대부분 몸싸움 과정에서 나타난 방어흔으로 추정되며, 사망으로 이어진 치명상은 목과 왼쪽 가슴 등 5곳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범행 이후 허 씨의 행동을 보면 계획적인 범행이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그는 피해자의 시신을 주차장에 놔둔 채 윤 씨의 차량을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계획 살인이었다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허 씨가 휴대폰 위치추적을 검색했다는 건 도주에 신경을 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시신을 은닉한다면 더욱 용이할 뿐 아니라 시간을 벌 수도 있다. 경찰 역시 살인보다는 실종에 무게를 둔다면 확보할 수 있는 도주 시간은 더 길어진다.
 
실제로 허 씨는 범행 20시간 만에, 윤 씨의 아내가 경찰에 신고한 지 10시간 만에 붙잡혔다. 윤 씨의 차량 역시 제대로 숨기지 않았다. 허 씨는 범행 직후 윤 씨의 벤츠 차량 키를 훔쳐 차를 몰고 달아났다. 하지만 윤 씨의 자택에서 불과 5km 떨어진 공터에 버려뒀다. 여기에서 허 씨는 본인의 차량으로 옮겨 탄 뒤 도주했다.
 
특히 허 씨는 전북 임실의 국도에서 경찰에 붙잡혔는데, 검거 당시 그는 범행 과정에서 옷과 신발에 튄 혈흔이 그대로 있었다. 범행 후 20시간이 지나도록 옷을 갈아입거나 지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셈이다. 경찰은 우선 범행 동기에 대해 허 씨가 강도 범행을 계획하고 흉기를 소지한 채 양평으로 갔다가, 예상치 못하게 윤 씨를 살해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린 상태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은 또 있다. 범행 도구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31일 오후 전북 순창군 팔덕면의 허 씨 부친의 묘소 근처에서 과도와 밀가루 봉지를 발견했다.
 
이 과도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 흉기에서 ‘피해자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이에 경찰은 허 씨의 동선을 추적해 수색을 강화하고 흉기의 정밀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경찰은 흉기에서 피해자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범행도구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신에 남은 흉기 상흔의 깊이가 모두 흉기의 날 길이인 8㎝ 미만인데다, 흉기 발견 장소가 특이하고 흉기가 비교적 새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범행도구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또 범행 후 허 씨의 행적이 완벽히 조사되지 않아 흉기에 남은 혈흔을 제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흉기가 허 씨의 부친 묘소 인근에서 발견되고 편의점에서 구매한 밀가루가 뜯지 않은 채 발견된 점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신현호 기자 sh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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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 32802549 2017-11-09 18:02:48 120.142.223.143
주택안의 cctv위치는 그 여름 내내 괴롭힌 그 건축중인 그 건물에서 내려다 볼 수도 있는 위치같은데 그렇게 알았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면 최소한 그곳 공사장의 누군가가 알려주었을 수도 있어 조사대상이 될것같은데 전혀 그런 언급이 없고 현장검증도 안하니 너무 무성의하다.

윤효순 32746724 2017-11-04 11:19:17 120.142.223.143
사위 김택진의 소유라니 아무래도 그 회사의 담당변호사가 담당해야할 일조권을 비롯한 그 이상의 피해보상요구가 남아있겠다. 그 건물주가 그 범인을 모른다는 말은 이해가 안되는 구조이다. 범인의 업무적으로 관련이 있다면서도.... 주택안의 씨씨티브이 위치구조는 누가 어떻게 알려주었을까?

윤효순 32746681 2017-11-04 11:13:20 120.142.223.143
원한이 있는듯 안면을 못알아보게 만들어놓은것 자체도 수사에 혼란을 주기위한것이다.
보다 큰 것을 얻기위하여 앞이 창창한 전도 유망한 남의 앞을 가로막는 인간의 앞잡이가 된것같다.

윤효순 32746568 2017-11-04 10:55:41 120.142.223.143
경기도 광주에 살고 있다는 그 범인의 가족들이 10월 19일부터인가 들어오지않으니까 112로 실종신고를 하였다는데 경찰은 전화번호로 위치확인을 하여 적어도 실종은 아닌 가출상태라고 답을 해주었을까 어떤 진행상태였을지? 3일이나 경과하였는데. 제대로 처리가 되었다면 그런 비극도 발생하지않았을까싶기도 하다. 업무를 보긴 보았다니까 또 다른 전화가 없었다면 가족전화 엄마전화만을 피했나본데.... 아무래도 경찰의 전화를 받다보면 위축되었을것으로.

윤효순 32746495 2017-11-04 10:45:29 120.142.223.143
정부에서 그런 범죄자들 증가?예방차원에서도 5천만원 1억원까지도 장기 저리로 대출을 해준다고 캠페인이 몇달전부터 상당하던데 그런 나이세대에 그런 직업의 컨설팅업자가 정보에 어두웠을리도 없고 의문인것은 거기부터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