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이아 여행이야기 14 - 프라스카티] 과일 향처럼 달콤하고 향긋한 ‘와인의 도시’
[이탈이아 여행이야기 14 - 프라스카티] 과일 향처럼 달콤하고 향긋한 ‘와인의 도시’
  • 박혜리 여행칼럼니스트
  • 입력 2014-09-01 14:43
  • 승인 2014.09.01 14:43
  • 호수 1061
  • 5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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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닮은 주황색 가로등 켜지며 깨어나는 곳

와인 외에도 화려한 저택 등 볼거리 풍부해

로마에서 기차를 타고 30분 정도면 도착하는 작은 도시 프라스카티. 로마 근교의 작은 소도시 답게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프라스카티’ 라는 단어를 들으면 중세시대의 귀족들의 빌라, 로마인들의 여유로운 휴양지 등의 많은 수식어가 있지만 그보다 가장 먼저 ‘와인’이 떠오른다.

스트레스 날려주는 시원한 화이트 와인

프라스카티는 로마에서 가장 가까운 와인 원산지 증명 등급 지역으로서 화이트 와인이 매우 유명하다. 이 때문에 ‘프라스카티’라는 말은 이탈리아 내에서 화이트와인을 대표하는 고유명사처럼 느껴진다. 로마인들이 오랜 세월 가장 즐겨 마신 이 화이트 와인은 프라스카티를 돌아다니다보면 많은 상점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아주 신선하고 맛좋은 프라스카티 와인을 경제적인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

도시 구경 중 맛보는 차가운 온도의 시원한 드라이 와인 한잔은 여행 중 갈증과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해준다. 프라스카티에서 상큼한 포도향과 톡 쏘는 청량감의 화이트 와인을 꼭 경험해보자.

와인과 함께 먹는 통돼지 바비큐 뽀르게따

프라스카티에서 와인을 한잔 하고 있노라면 코끝을 자극하는 맛있는 고기 냄새가 난다. 도시 곳곳에서는 작은 미니 트럭에 통돼지 한 마리를 전시해 두고 판매하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바로 새끼 통돼지 바비큐인 뽀르게따다. 이탈리아 정통 방식으로 요리한 통돼지 바비큐로 돼지고기에 12~13가지의 향신료를 넣고 오랜 시간 숙성시킨 후 오븐에 굽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의 족발과 비슷하다. 도마 위에 올려 진 구워진 통돼지의 모습이 조금은 무시무시하지만 한번 맛보면 그 맛에 매료된다.

허브 등의 향이 배어있는 부드러운 살, 씹을수록 느껴지는 고소함 그리고 잘 구워진 겉 표면의 바삭거리는 맛은 프라스카티 와인과도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와인에 곁들여 짭조름한 올리브와 함께 안주로 먹기도 하지만 빵 안에 토마토, 야채, 치즈 등을 넣어 이탈리아 샌드위치인 파니니로도 많이 먹는다. 점심으로 먹는 뽀르게따 파니니 하나면 속이 든든한 여행을 할 수 있다.

밤이 아름다운 도시 노을·야경·마켓 구경 필수

프라스카티는 반나절이면 관광을 할 수 있을 만큼 작은 도시다. 보통 로마에서 오전에 여유롭게 출발하면 충분한 관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프라스카티의 아름다운 노을과 야경은 꼭 감상해 보길 추천한다.

느긋하게 도시를 즐긴다보면 상점에 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길거리 마켓도 열린다. 노을색과 닮은 주황빛의 조명이 하나, 둘 켜지면서 잠든 도시를 깨우는데 오전 내내 조용했던 도시에 활기가 띈다. 거리는 산책을 하는 도시의 주민들, 구경을 하는 관광객 등으로 분주하고 레스토랑은 프라스카티 와인을 즐기는 사람으로 가득하다.

프라스카티는 빌라 토를로니아, 빌라 알도브란디니 등 화려한 저택이 있는 멋진 도시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풍부한 양의 와인, 따뜻한 음식 그리고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야경을 바라보며 소박한 행복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도시에 도착하면 왠지 달콤한 과일향이 나를 반길 것 같은 향긋한 도시, 다가오는 9월, 프라스카티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박혜리 여행칼럼니스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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