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가 선택한 추신수, 선구안인가 먹튀인가
텍사스가 선택한 추신수, 선구안인가 먹튀인가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4-09-01 13:53
  • 승인 2014.09.01 13:53
  • 호수 1061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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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FA 대박 첫 시즌 부상으로 조기 시즌 마감

MLB 최하 성적…美 ‘가장실망스런 선수’ 5명에 포함

▲<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올해 초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326억 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던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시즌 내내 이어진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부상으로 탈이 났다. 결국 추신수는 지난달 30일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추신수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이어지며 먹튀 논란 역시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다음시즌에서 온전한 부활이 없다면 추신수의 선수생활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지난 4월 발목부상 이후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추신수가 결국 탈이 났다. 그것도 수술대에 오를 정로도 단단히 탈이 난 것이다. 추신수는 지난달 24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을 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는 왼쪽 팔뚝에 뼈가 웃자라면서 말썽이 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지난달 25일 “추신수가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MLB.com에 따르면 추신수는 스프링캠프 전부터 팔꿈치 뼈 때문에 통증을 느껴왔다. 강한 송구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타격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부상이라서 통증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한 매체를 통해 “왼쪽 팔꿈치 바깥쪽 부위에 뼈가 자라고 있다는 건 스프링캠프 때 인지하고 있었다. 타격 연습 때마다 통증이 느껴져 검사를 해본 결과 뼈가 자라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통증이 조금씩 나아 일단 시즌에 들어간 후 상태를 점검하기로 했었다면서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 다면 시즌을 마치고 수술하기로 했었다”고 밝혔다.

팔꿈치 부상으로 당겨치기로 전환

이 때문에 추신수는 시즌 내내 경기 상황 외에는 공을 던진 적이 없다. 구단 측도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어서 최대한 추신수의 팔을 보호해주려는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추신수는 특유의 밀어치기보다 당겨치기를 많이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결국 추신수의 팔꿈치 통증은 다시 시작됐고 최근 극심한 감기까지 동반하면서 시즌 전체를 마무리하는 것에 양측 모두 부담을 느끼게 됐다. 이와 더불어 텍사스가 아메리카 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떨어지면서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한 것도 한몫했다. 

텍사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투수 다르빗슈 유도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면서 지난달 10일 휴스턴 전을 끝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구단 측은 무리하게 이들을 투입하기보다는 충분한 휴식과 재활활동을 통해 정상적인 컨디션을 만든 후 다음 시즌을 기약하겠다는 것. 이에 구단은 추신수에 대해서도 조기 시즌 아웃을 강행했다. 당초 잡혀 있던 수술 날짜도 오는 5일에서 지난달 30일로 당겨졌다.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은 “추신수가 그동안 강하고 긴 송구를 할 때 팔꿈치에 부담이 있었다”며 우리는 이제 추신수가 몸 상태를 깨끗하고 완벽하게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 추신수는 8주간의 재활을 마친 뒤 11월에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다음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흐트러진 선구안 볼넷도 반 토막

결국 추신수는 제대로 반등을 해보지도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과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더욱이 추신수는 시즌 초 오른쪽 팔꿈치 통증에도 불구하고 썩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발목부상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제 역할을 못해 먹튀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올 시즌 추신수는 2008년 풀 리그를 소화한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13홀런 40타점 3도루 출루율 0.340에 그쳤다. 타율은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2008년 이후 가장 낮았고 홈런도 음주운전 파문이 일었던 2011년(8개) 다음으로 적은 숫자다. 도루 역시 지난해 20개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3개에 머물렀다. 

추신수의 전매특허인 출루율도 뚝 떨어졌다. 지난해 0.423으로 팀 동료인 조이 보토(0.435)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지만 올해는 8푼 이상 하락한 0.340에 만족해야 했다. 볼넷수도 지난해에 반 토막 난 58개에 그쳤다. 물론 ‘CHOO ZONE’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심판이 유독 추신수에게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한 것이 그의 선구안을 흐트러트리는 치명타로 작용했지만 냉정한 프로 세계에서는 어떠한 이유로도 부진을 대신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추신수가 내년에도 부진을 씻지 못할 경우 먹튀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성적은 마이너, 투혼은 메이저

이미 美 통계전문 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추신수의 잃어버린 시즌’이라는 제목을 통해 “추신수의 계약이 최악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독설을 날렸다. 그러면서 추신수를 올 시즌 가장 실망스러웠던 선수 5명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추신수를 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불공평한 일일 수도 있다”면서 “어쩌면 그가 출장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텍사스의 트레이너들의 책임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추신수에 대해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팔꿈치보다는 발목 부상이 결정적이었다”며 “한번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됐고 만회하기 어려운 상황이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워싱턴 감독은 “온갖 역경 속에서도 추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불평도 하지 않았다. 그가 끝까지 싸워준 모습에 존경을 보낸다”고 투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진한 개인 성적에도 불구하고 팀 공헌도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추신수는 시즌 개막전부터 시작된 팔꿈치 부상과 개막 후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팀 사정상 시즌 내내 출전을 강행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텍사스 구단도 이런 추신수의 몸 상태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를 비난하기보다는 감싸는 분위기다. 구단 측은 추신수가 부상을 극복한다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추신수가 대형 계약 첫 해에도 흐트러짐 없이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며 팀 내 분위기를 바꾼 것도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수의 진가는 성적만으로 증명된다. 이 때문에 추신수가 텍사스의 월드시리즈를 향한 선구안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입증해 내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올 시즌 부상을 고려하더라도 처참한 성적은 추신수의 흑역사로 남게 됐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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