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경제를 위한 핵심적인 기반이 다양성의 축적을 통해 전체 구성원들이 각자의 업무에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사고방식과 생활방식, 행동방식 그 자체를 의미한다면 이러한 생태계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풍토것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오는 10월 우리나라 평창에서 전 세계 194개 당사국 대표단이 참가하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UNCBD COP12)에서는 2020년 생물다양성 전략계획 및 목표 이행에 대한 중간 점검과 향후 이행을 위한 로드맵 마련, POST-2015 유엔개발의제 설정 등 생물다양성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각료급 회의를 통해 선언문을 채택, 2015년 이후의 유엔 개발의제 및 지속가능발전 목표 설정에 생물다양성 관련 목표 반영을 촉구하고 생물다양성협약과 평화, 창조경제적 접근 등의 내용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이 협약을 통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생태환경조성이 크게 부각돼 실천되기를 희망해 본다. 나아가 생태계 다양성을 중시하는 다양한 풍토 조성이 확산되길 바란다.
생물 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CBD)은 사막화 방지 협약, 기후변화 협약과 함께 유엔 3대 협약으로 손꼽히는 매우 중요한 협약이다.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들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농산물·식료품 원료 등을 제공하며 그 잠재적 혜택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가치가 있다. 따라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그 구성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확보하는 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것이어서 전 세계의 경제문제를 크게 다루는 다보스포럼의 아젠다로서도 연속 3년을 다뤄온 주제가 됐다.
UN은 지난 2010년을 국제 생물다양성해로 정하고 이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이 주제를 크게 다룬다. 유엔 밀레니엄 생태계 평가보고서(2005)에 따르면 지구 생태계를 구성하는 종의 10%가 이미 멸종했고, 조류의 12%, 포유류의 25%, 양서류의 32%가 현재 위협을 받고 있다. 개발로 인한 열대 삼림의 파괴 속에서 자연 상태에서보다 1000배나 빠른 속도로 하루 150~200종의 동식물이 사라져 가고 있으며, 2010년에는 전체 종의 30% 이상이 멸종했다고 한다. 지난 100년 사이에 75%에 달하는 작물의 유전적 다양성이 상실됐다. 인도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3만여 종의 쌀이 재배됐으나 현재는 10종 미만의 품종이 전체 논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20세기 말에는 물 부족 국가에 사는 인구가 약 5억 명이었으나, 2025년에는 30억 명 이상, 인류의 3분의 2가 물 부족에 고통 받을 것으로 예측되며, 이 인구는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될 것이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이 현 추세대로 계속될 경우, 21세기 중 지구의 온도는 섭씨 2℃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로 인한 온실효과 때문에 세계의 주요 도시에서 해마다 열파로 인해 수 천 명이 숨질 것으로 예측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말라리아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수천만 명이 감염될 위험에 놓인다고 분석된다.
지구 생태계의 개선을 통한 창조경제의 실현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15일 제69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UNCBD COP12가 한반도 생태계를 연결하고 복원하기 위한 환경협력의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를 위해 남북을 가로지르는 하천과 산림을 공동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하자고 제의했다. 또한 10월 평창에서 개최되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힘으로써 지구촌의 심각한 오염 실태를 실감하고 녹색 혁명을 위한 생태계의 환경 개선을 천명한 것이다.
필자도 문학인의 한사람으로 생태계의 환경개선을 위한 마음에서 인류 재앙의 요인이 되는 무분별한 각종 문명의 폐해와 그것으로 인해 신음하는 지구를 한편의 시로 승화시키려 시도해 봤다. 인류사회 모순과 부조리로부터 생명 파괴의 원인을 찾아보려는 ‘생태시(Ecopoetry)’와 깊은 관련을 맺기 위함이다. 문학인들의 생태학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출발했다. 자연생태 파괴와 환경 오염을 불러일으킨 정치·사회적 원인들을 찾아내고 고발함으로써 독자들의 비판의식을 일깨우고 개혁을 촉구해 인간과 자연의 상생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녹색환경을 되찾으려는 목적으로 쓰인 것이다.
「지구가 끓는다」
덥혀진 지구 온도 엘니뇨 가져와서 빙하도 녹아내려 해수가 높아지니 투발루 물에 잠기니 지구 끓는 탓일세. 우뚝 선 공장 굴뚝 매연의 깃발인가 산업화 주범 되어 다가온 기상이변 심각한 지구 온난화 온실가스 탓일세. 쓰나미 가뭄 홍수 지구를 뒤덮는가 아친 인류재앙 세계가 경악한다.
문명의 이기 속에서 신음하는 지구다.
*투발루(Tuvalu): 남태평양 섬나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나라
위의 시에서 자연관은 상생적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가적(道家的) 세계관에까지 접맥돼 있다고 본다.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 어린 글은 무위자연에 기초해 현대의 인위적인 물질문명을 은근히 비판하면서 노자(老子)의 자연친화 사상과 근접한 무욕적인 삶의 모습까지 내비친다. 이러한 사고는 생명 순환과 상생의 원리를 작품을 통해 구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자의 “꿈꾸는 푸른돌” 작품해설 중에서)
유엔생물다양성협약 제12차 당사국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때를 즈음하여 각종 단체들의 국내 환경 생태계 보호, 자연 및 환경 관련 활동들이 주목되고 있다. 생태계의 동태, 생태계를 통해 생명을 보다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환경보존을 위한 지속적·창의적인 방안에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자유롭게 토론 할 수 있는 포럼의 장의 개최와 글로벌 환경보호 및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광범위한 환경프로그램도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아울러 경영과 인문학의 만남을 통해 비즈니스 생태계의 근본을 풀어가는 하나의 핵심 아젠다로 더욱 부상하게 되길 희망한다.

김의식 교수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