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겪는 금융투자협회 논란들
내홍 겪는 금융투자협회 논란들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4-09-01 11:25
  • 승인 2014.09.01 11:25
  • 호수 1061
  • 2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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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회장 성과급 챙기고 출장비 펑펑” vs [협회] “지출 내역 공개 … 오해로 사실 왜곡”

“상당수 직원 건강 이상, 문제점 빨리 고쳐야”
“조직 쥐어짜기와 임원의 죽음과는 관계 없어”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금융투자협회가 계속되는 잡음으로 속병을 앓고 있다. 우선 수장인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이 불거졌다. 아울러 고연봉 지급과 조직 쥐어짜기식 조직 운영이 노조 측을 통해 지적되고 있다. 시점도 차기 회장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는 터라 이러한 논란들은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금융투자협회 측 역시 지지 않고 “전혀 사실과 무관하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돌입한 상태다. [일요서울]은 노조 측과 협회 측의 대립과 진실을 들여다봤다.

금융투자협회는 여전히 신의 직장으로 불린다. 김상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은 금융위원회 및 6개 협회들로부터 임직원 연봉 현황과 관피아 재직 현황자료를 제출 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의 작년 연봉은 약 5억3200만 원이었으며, 임원의 평균 연봉은 3억6300만 원이다. 기본급 2억8170만 원에 성과급을 더한 금액이다. 성과급은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도 박종수 협회장의 연봉은 5억4449만1416원에 이르렀다. 여기에 매달 1200만 원씩, 연 1억4400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별도로 챙겼다. 이와 같은 고액 연봉과 높은 처우를 바라보는 주변에서 박종수 협회장이 성과급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등의 지적이 쏟아져 나오는 대목이다.

자료를 공개한 김상민 의원 역시 “금융협회 회장직은 모피아 출신이 쥐고 있다”며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는 이들 기관의 경영 투명성 확립과 금융투자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금융위원회 감사내역과 금융감독원의 검사보고서 전문이 홈페이지 등을 통해 대외에 공시되고 이를 의무화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정 노력을 기울여 연봉을 대폭 삭감한 것과 달리 금융협회의 방만 경영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아울러 박종수 협회장은 해외 출장을 외유성으로 다니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금융투자협회 노동조합은 “증권업이 불황을 겪는 와중에도 성과급 포함 총연봉 5억5000만원, 연 1억44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받아갔다”면서 “지난 4월 부인과 함께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고 지난해 국제부 총예산 11억6400만 원을 그대로 집행했다”고 말했다.

즉 이들은 박종수 협회장이 지난해 3억 원에 가까운 협회 예산으로 외유성 출장을 나갔다고 지적한다. 특히 부인과 함께 예루살렘 성지순례와 와이너리 방문 등 업무와 무관한 관광일정을 대거 포함시켰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의 주장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박종수 협회장은 지난해 5월 부인과 함께 호주 시드니로 해외출장을 나섰으며 퍼스트클래스 항공료로 1400만 원을 지출하는 등 숙박비를 포함해 4512만5850원을 썼다. 행사비 명목으로도 959만1500원을 지불하는 등 모두 5471만7350원을 출장 경비로 사용한 것이다.

6월 29일에는 이스라엘 벤처산업을 견학한다며 출장길에 올랐으나 현지 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역시 부부동반이었으며 예루살렘 성지순례와 베들레헴, 사해 투어, 크레타섬 유적지 등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노조는 미국 출장 일정에 유람선 관광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람 같은 업무 외 일정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고도 주장했다. 해당 일정에 소요된 비용은 총 1억5000만 원에 육박하는 액수다.

병들어가는 조직

결국 지난해 국제부 총예산은 11억6400만 원으로,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이 박종수 협회장 부부의 호화여행으로 지출됐다는 이야기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업 부진으로 상당수 회원사들이 대규모 구조조정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에서 외유 논란에 휩싸인 터라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선물사 등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대변하는 민간협회로 회원사들의 회비 수입이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외유 논란이나 성과급 문제가 금융투자협회를 둘러싼 논란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은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조는 지난달 6일 사망한 임원 역시 사측의 과도한 업무 부담과 질책에 시달렸으며 상당수 직원들이 건강에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투자협회 측이 보직박탈과 징계성 지방발령을 멋대로 행하고 있고, 직무대리제도를 도입하면서 직원들은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과도한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의 공포도 노조의 지적사항이다.

지난 8월까지 금투협 총 인원은 215명에 불과하다. 2012년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명예퇴직 31명과 일반퇴직 7명 등 총 38명이 그만뒀다. 박종수 협회장이 부임한 이후인 2012년 이후 10명의 임원을 포함해 총 직원수 20%가 넘는 49명이 회사를 떠났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이처럼 조직운영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박종수 협회장이 본인 재선을 목표로 조직 쥐어짜기에 매진하는 중이라고 비판한다.

한편 협회 측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정면으로 반박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부부 동반이 관례이거나 규정인 일정들이 있다. 당연히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면서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이 아닌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또 “고인이 된 임원의 이야기가 자꾸 흘러나오는 것은 유족들의 입장에서도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유족들도 문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노조 측이 유족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임원의 죽음은 조직 쥐어짜기라든가 하는 부분과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노조 측의 주장과 협회 측의 입장이 명백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누구의 주장이 맞을지 지속적으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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