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남부경찰서 "울고 싶어라"-
-건설노조 사태 · 횡령비리 등 악재 잇따라-
-사무실 입구에 액땜 소금 뿌리는 촌극연출-
올 들어 잇따른 악재로 울상을 짓던 경북 포항남부경찰서가 최근 엎친 데 덮친 격에 처하자 급기야 ‘민간신앙’에 의지, 최근 경찰서 내 한 사무실 입구에 소금을 뿌리는 웃지 못할 장면까지 연출했다.
남부서가 지난 8월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당시 서장이 자진해 물러난 사태를 시작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82일간 계속된 시위 과정에서 경찰은 임산부 유산 논란, 노동자 사망으로 인해 과잉진압 논란에 시달려 왔고, 이와 관련 지난 13일 이성억 서장이 국가인권위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국내 최장·최대 규모로 기록된 파업시위 여파도 서서히 가라앉는다 싶던 요즈음 충격파는 또 발생했다.
경찰서의 상징 격인 수사과에서 수사비 횡령 사건이 터진 것. 이후 경찰서는 경찰청 감찰 조사를 받았고 현재 해당 간부가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잇단 악재에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조직을 추스르기도 전에 이번에는 교통사고 사망률 도내 1위의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됐다.
포항 남구 지역의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해 전체 사망자 수 28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경찰은 지난 10일부터 ‘특별교통관리’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새벽 6시께 해도동에서 길을 건너던 최모(56)씨가 승합차에 부딪혀 사망했고 16일 오전 11시에도 동해면 석리 31번 국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서모(70·동해면)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뒤에 타고 있던 이모(여·66)씨가 현장에서 숨졌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이미 넘어섰고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지난 2004년 37명의 사망자 수도 초과, 올해 지금까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방범순찰대원과 지구대 순찰요원 등 130여 명을 동원해 사실상 24시간, 전 지역을 단속·관리하는 강행군에도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하자 급기야 경찰서 한 사무실 입구에 소금이 뿌려지게 된 것.
이를 지켜본 한 경찰관은 “낮밤을 잊고 일해도 인력으로 사망사고를 막을 수 없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소금을 뿌려본 것 같다”며 “과학적 예방활동이 소용없자 미신에라도 기대보는 동료들의 노심초사가 안쓰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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