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들의 쾌락 완전 책임집니다”
“누님들의 쾌락 완전 책임집니다”
  • 정은혜 
  • 입력 2006-10-24 15:09
  • 승인 2006.10.24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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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향락문화 ‘남성티켓다방’ 성행 실태


최근 충남 대전, 경남 일대 지역을 중심으로 이른바 ‘남성티켓다방’이 생겨나 충격을 주고 있다. 남성티켓다방은 여대생 및 전문직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새로운 향락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추세. 이곳 남성 도우미들은 집과 모텔 등 여성 손님들이 ‘콜’하면 어디든지 달려가 커피, 음료, 술 등을 배달하며 편안한 대화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손님들은 남성 도우미에게 각종 심부름을 시킬 뿐만 아니라 ‘여성’이라는 수동성을 벗어던지고 유흥의 ‘주체’로 변신, 가슴 깊이 억눌렸던 성적 욕구를 맘껏 발산하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성들의 쾌락문화도 이제 갈 데까지 갔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남성티켓다방은 충남 대전 등 지역 곳곳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말끔한 정장 ‘샐러리맨’ 뺨쳐
대전 일대의 A업소는 잘생긴 외국배우 사진이 들어가 있는 전단명함을 만들어 ‘남자친구가 되어 줄게요(각종 심부름 가능)’이라는 문구로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여성손님들은 뜨내기손님보다는 주로 업주와의 친분으로 찾는 단골손님이 많다. 커피는 한잔에 5,000원. 커피 외에 우유, 주스, 각종 차, 술 등 대부분의 음료는 거의 다 배달된다. 남성도우미들은 집과 모텔 등 여성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그들과 대화를 하고 각종 심부름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포인트는 ‘007가방’이 영업용 배달가방이라는 것. 말끔한 정장에 007가방을 들고 다니면 기업체에 다니는 샐러리맨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는 게 업소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남성티켓다방은 100% 배달영업으로 이루어진다. 매일 오후 7시에 오픈, 새벽 6시까지 영업을 한다. 피크시간은 주로 새벽 3~4시. 주말에는 눈코 뜰 새 없이 하루 종일 바쁘다는 게 그의 말이기도 하다.

외모 딸려도 ‘재치 있는 입담’이면 OK
그렇다면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남성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의 연령은 보통 20대 중후반이 가장 많다. ‘얼굴과 말발로 먹고 사는’ 업종이기 때문에 외모와 스타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어 그는 “외모가 조금 딸리더라도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입담의 소유자면 ‘오케이’”라며 “유니폼은 따로 없고 옷은 편한 대로 입어도 된다. 하지만 트레이닝이나 반바지는 못 입게 한다”고 덧붙였다.
또 관계자는 “우리 다방을 찾는 이들은 나름대로 퀄리티가 있다. 그래서 남성도우미들도 일정한 수준이 되어야 한다”며 “알바 문의를 해 오는 남성 중 제일 많이 묻는 것이 ‘2차’를 나가야 하느냐는 것인데 그런 것은 절대 없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남 일대 B업소 관계자의 말은 조금 다르다. 실제 ‘2차’를 나갈 경우엔 상당히 비싼 ‘화대’가 오간다는 것. 남성도우미는 일반 여성도우미들에 비해 2배의 화대를 받는다고 한다.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50만원 이상의 화대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특별히 2차비용이 정해진 것은 없다. 10만원을 주든 100만원을 주든 그건 여성손님 마음이다. 아예 작정하고 남성도우미를 찾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액의 화대를 주는 경우는 사실 흔치 않다”고 말했다.

민망한 심부름에 스트레스 압박
남성도우미들은 이곳에서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 여성손님을 상대하는 기본 교육을 받는다. 물론 전문 교육은 아니다. 티켓다방의 종업원으로 일하는 K모(25)씨는 “여성손님들과 전문지식을 얘기하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교육은 그저 사회 전반적인 뉴스를 파악하고, 진상손님에 대한 상황별 대처법, 유머러스한 말과 유행하는 개그들을 연습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티켓다방의 주요 업무인 ‘배달’에 대해, 현재 남성티켓다방에서 일하고 있다는 H모(26)씨는 “잔심부름이 생각 외로 중노동”이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원하는 것을 다 사다 주는 것은 많은 체력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별의별 심부름을 다 시키기 때문에 민망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존심이 상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H씨는 “통상적으로 커피보다 술, 담배 심부름이 가장 많다”면서 “일부 여성들은 스타킹, 속옷을 사오라고 하는가 하면, 심지어 성인용품, 자위기구 등도 사오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진상손님 때문에 골머리 앓기도
H씨에 따르면,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의 약 80%는 여대생과 20~30대의 전문직 여성들이다. 즉, 젊은 여성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곳을 찾는 미혼 여성들이 상당수라는 것. 그는 “흔히 남성티켓다방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소위 ‘나가요 걸’이나 30대 후반 이상의 주부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이들은 극히 소수”라며 “주로 호기심에 부르는 여대생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전문직 여성, 술집 여성 등이 많다”고 전했다.
그가 뽑은 진상손님 0순위는 전문직 여성. 사회적인 위상과 업무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풀기 위해 남성도우미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며, 자존심을 바닥까지 떨어뜨리게 하는 행위도 서슴없이 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애인과의 성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불만이 누적된 것을 남성도우미를 통해 해소하려는 여성들, 순수한 의도가 아닌 노골적으로 교제를 제안하는 일부 중년층 여성 등도 그가 뽑은 진상 사례에 속했다.
한편,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남성도우미를 고용하거나 알선해주는 업소를 처벌하기에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위생법상 유흥접객원을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로 규정해 남성일 경우 처벌이 어렵다는 것. 이 관계자는 그러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업소의 경우에는 직접 단속이 가능하다”며 “불법영업업소의 경우 강력한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정은혜  kkeunna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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