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이익률·실적 성장 하락세
무색해진 소비자 중심 경영방침
[일요서울 | 박시은 기자] GS홈쇼핑(대표 허태수)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CJ오쇼핑의 추격에 1위 지키기가 흔들린 데 이어 성장 정체 우려가 짙어졌다. 또한 2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 실적 성장세도 홈쇼핑 3사(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중 가장 뒤쳐졌다. 뿐만 아니라 고객 중심 경영 방침이 무색할 만큼 소비자들의 불만도 급증했다. 주로 제품 불량, 주요 정보 누락, 부실 A/S, 환불거부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GS홈쇼핑의 간판이라 불리던 정윤정 쇼핑호스트도 GS홈쇼핑을 떠났다. 안팎으로 GS홈쇼핑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일요서울]이 그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GS홈쇼핑의 위상이 전 같지 않다. 지켜오던 업계 1위 자리는 CJ오쇼핑의 추격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가 됐다.
그동안 GS홈쇼핑은 취급액을 기준으로, CJ오쇼핑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고 서로 1위라고 주장해왔다. 취급액은 판매한 상품 금액의 총합이고, 매출액은 취급액에서 제품 원가 등을 제외한 금액만을 따진 것이다. 때문에 GS홈쇼핑은 취급액 1위, CJ오쇼핑은 매출 1위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올 1분기 성적으로 GS홈쇼핑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취급액 1위 자리를 CJ오쇼핑에 내준 것이다. 2분기에 다시 1위 자리를 찾긴 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영업이익률이 2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여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16.30%였지만 올 1분기 15.21%, 2분기 14.79%를 기록하며 계속 낮아지고 있다. 취급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취득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5.40%였던 것에 반해 올 1분기 4.85%, 2분기 4.46%에 머물렀다.
뿐만 아니라 실적 성장세도 홈쇼핑 3사(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중 가장 뒤쳐진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홈쇼핑의 올 상반기 매출은 506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CJ오쇼핑은 6611억 원으로 1.57% 증가, 현대홈쇼핑은 4146억 원으로 6.2% 증가했다. GS홈쇼핑만 마이너스 성장세로 들어선 것이다.
GS홈쇼핑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일명 ‘기적의 크림’ 부작용 논란에 이어 여행상품, 신발 A/S 부실, 청소기 환불 거부 등으로 소비자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여행상품은 소비자에게 입금을 요구할 때와는 달리 해당 상품을 신청한 인원이 다 찼을 때에도 연락을 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기다리라”고 말하면서 인원이 마감될 때까지 연락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신발을 판매해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에게 허술한 AS를 반복한 경우도 있다. 방송과 실제 사용에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후 1회 사용’을 이유로 청소기 환불을 거부한 사실도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제품이 광고의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 내용과 다를 경우 공급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 그 사실을 인지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진행할 수 있다.
결국 GS홈쇼핑은 소비자불만 1위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지난해까지 최근 4년 연속 피해보상건수 1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따르면 상반기에 접수된 민원 조사 결과 GS홈쇼핑이 1위를 차지했다.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겠다는 경영방침이 무색해진 결과다.
모바일 집중하다 나머지 놓쳤나
이런 와중에 GS홈쇼핑의 간판이라 불리던 정윤정 쇼핑호스트도 롯데홈쇼핑으로 이직했다.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GS홈쇼핑에서 단일 프로그램 최다 매출 80억 원, 실시간 최다 동시 주문고객 2500명을 기록한 스타 쇼호스트다. 기적의 크림 부작용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혼자 2400억 원의 제품을 팔며 GS홈쇼핑 1분기 매출과 맞먹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업계는 최근 GS홈쇼핑의 부진이 간판 쇼호스트의 이직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GS홈쇼핑의 주력상품인 ‘의류’의 매출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의류의 경우 쇼핑호스트의 역할에 따라 매출 규모 변동이 크게 일어난다. GS홈쇼핑의 경우 타사에 비해 의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던 만큼 간판 쇼호스트의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한 발 늦게 뛰어든 모바일 사업에만 주력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GS홈쇼핑은 시작이 늦은 만큼 외형확대에 집중해 모바일 취급액이 전년대비 226% 증가했다. 하지만 모바일 부문에서만 그쳤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 같은 우려에 GS홈쇼핑 관계자는 “모바일에 비해 TV, 인터넷 시장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최근 TV를 보는 가구수가 줄어들면서 시청률도 많이 줄었다. 인터넷도 PC를 기반으로 한 사용자보다 모바일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모바일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형태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 경우 세월호 사고로 인해 TV부문에서 매출이 줄어든 것도 있다”며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TV부문의 상품과 마케팅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소비자들의 불만을 조사하는 기준을 매출액으로 삼은 것이 아닌, 시장점유율로 따져보면 GS홈쇼핑은 평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용 고객이 많을수록 불만 비율도 자연스럽게 타사보다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GS홈쇼핑은 KT렌탈 인수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GS홈쇼핑의 색깔 변화가 이뤄질 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렌탈은 지난해 매출 8852억 원, 영업이익 970억 원을 기록한 KT그룹 효자 계열사다. 때문에 인수와 동시에 렌터카 업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알짜회사로 각광받고 있다. 만약 GS홈쇼핑이 KT렌탈을 인수하게 되면 홈쇼핑 비중이 낮아져 회사의 성격자체가 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GS홈쇼핑 관계자는 “시장에 나온 매물에 대한 평범한 관심일 뿐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