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막판 순위 싸움] 흔들리는 4위 롯데, 8위 SK도 “4강 포기 못해”
[가을야구 막판 순위 싸움] 흔들리는 4위 롯데, 8위 SK도 “4강 포기 못해”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4-08-18 13:54
  • 승인 2014.08.18 13:54
  • 호수 1059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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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연승이 4강 진출 분수령…3경기차 박빙의 순위싸움

진정한 캐스팅보트,
발목잡는 한화 아닌 1위 삼성과의 맞대결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가을야구를 앞두고 팀당 30여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4위 자리를 놓고 각 팀들이 재격돌에 들어갔다. 당초 롯데와 LG의 경쟁으로 압축되는 듯했지만 최근 두 팀이 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두산과 KIA 심지어 8위인 SK까지 4위 진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에 4위 자리를 놓고 시즌 말미까지 치열한 순위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누가 최후에 웃을 수 있을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불안한 4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가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모처럼 웃으면서 5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이날 선발 쉐인 유먼이 6이닝동안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10승째를 달성했고 타선이 10개의 안타와 9개의 사사구로 9득점을 기록해 9-4 승리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롯데는 최근 선발 계투 마무리 등 마운드와 타선이 함께 저조한 모습을 보이며 5연패에 빠진 것과 달리 투타의 조화가 살아나면서 4위 수성에 나섰다.

이로써 5위인 두산과 2경기차로 벌렸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앞서 롯데는 지난 6월 20일 두산을 제치고 4위에 오른 이후 순위를 유지했다. 여기에는 현재 1~3위까지의 팀들이 놓은 승률을 올리며 승차를 벌린 영향도 있지만 두산을 비롯해 SK, KIA, LG 등 하위권 팀들이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롯데와의 승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7월로 접어들면서 LG가 13승 7패로 돌풍을 일으켰고 이후 롯데와 LG가 침묵하는 사이 KIA는 6연패 탈출 이후 4연승을 달리면서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두산역시 6위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2일 대전 한화전에서 9-9동점에서 결정타 홈런으로 11-9를 기록해 반전에 성공했다. 또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일찌감치 서울로 복귀한 반면 승차가 없던 LG가 SK에 패하면서 어부지리로 5위 자리를 되찾기도 했다.

결국 롯데는 하위팀들과 승차를 크게 벌리지 못하면서 위협을 받고 있다. 14일 현재 롯데는 5위인 LG와 6위인 두산에게 2경기차, KIA(7위)와는 2.5경기차, SK(8위)와는 4경기차를 보이면서 추격의 여지를 남겨둔 채 불안한 마운드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전력에서 제외된 이후 타선의 파괴력이 약해져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롯데는 3경기 연속 3점 이하의 득점에 그치는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타격 살린 두산, 코치 교체 승부수

롯데의 부진에 하위팀들은 반란을 꿈꾸며 제각기 필승을 다지고 있다.

막판 뒤집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와 노경은, 한국 무대 적응중인 유니에스키 마야가 키메이커로 떠올랐다. 이들을 포함한 마운드가 안정을 찾는다면 충분히 4강 재진입이 가능하다.

또 두산의 강점인 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4강 경쟁에 불을 지폈다. 5월 월간 팀타율 0.337을 기록하며 무섭게 불을 뿜었던 두산 방망이는 6·7월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최근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송일수 감독은 “팀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외부요인 또한 두산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6월 21일과 22일 KIA전에서 이틀 연속 강우콜드 패배라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피로에 대한 부담을 덜어냈다.

더욱이 두산은 5선발이 전반기 내내 팀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지만 후반기가 꽤나 흐른 현재 5선발이 단 1경기만 등판 하는 등 우천 취소와 휴식일정이 두산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두산은 1군 코치진을 전격 물갈이 하면서 4강 진입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두산은 지난 11일 송재박 1군 수석 코치와 권명철 투수 코치, 고다 이사오 불펜 코치를 2군으로 보내는 대신 2군에 있던 유지훤 잔류조 코치, 이광우 잔류조 코치를 각각 1군 수석 코치와 1군 투수 코치로 합류 시켰다. 또 가득염 2군 투수 코치도 1군 불펜 코치로 올라왔다.

두산은 지난 6월 말에 이어 한 번 더 1군 코치진 개편을 통해 분위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연패 늪 LG 류제국 회복 관건

지난 7월 무섭게 반등했던 LG는 최근 4연패를 기록하면서 갈림길에 서있다. LG는 선발투수들이 부진에 빠지면서 매 경기 1회부터 선취점을 쉽게 내주며 경기 내내 끌려갔고 타선 역시 시원치 않았다. 더욱이 매 경기 병살타를 기록하며 연패의 수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월 들어 넥센과 NC 등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4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LG는 한화전을 4위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전에서는 타선이, SK전에서는 선발이 아쉬움을 남기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혼탁해진 4위 싸움에 대해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 13일 잠실 SK전에 앞서 “우리는 정상적으로 올라왔는데 그동안 중간에 있던 팀들이 내려오면서 이렇게 됐다”며 “다음 주부터 2주 동안이 우리 팀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4위 싸움의 키 포인트로 선발투수를 꼽으며 “선발이 안정돼야 한다. 롯데는 선발이 괜찮은데 최근 좀 좋지 않은 상황이고 KIA는 무섭다”며 “우리는 우규민과 코리 리오단이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인데 류제국만 가세를 하면 우리도 선발진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지금부터 5연승 정도를 하면서 치고 올라가는 팀이 나오면 그 팀이 4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LG는 선발의 안정화와 부진한 타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연패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자칫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좌완선발 KIA 선발야구로 타개

8월 들어 되살아나고 있는 KIA는 마운드가 살아나면서 4강 진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전반기 부진한 성적을 올린 KIA는 그간 강점이었던 선발 야구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면서 선발은 선발대로 불펜은 불펜대로 무너졌다.

KIA는 현재 토종 에이스인 윤석민(볼티모어)이 빠진 가운데 김진우-서재응이 부진의 늪에 빠졌고 큰 기대를 모았던 일본 퍼시픽리그 다승왕 출신 데니스 홀튼마저 성적 부진으로 퇴출된 상태다. 또 송은범은 부상과 부진으로 이름값을 못했다.

하지만 최근 선발진에 새로운 바람이 불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고군분투했던 좌완 양현종을 중심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임준섭-김병현 등이 제 몫을 다하며 선발진이 재구축되고 있다. 또 홀튼의 대체용병으로 투입된 저스틴 토마스 역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김진우까지 살아난다면 안정된 5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가운데 왼손 투수가 무려 3명이나 포진해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이에 KIA는 현재 순위 7위에 머물러 있지만 4위 롯데와 2.5경기차로 접근해 있어 포기하긴 이르다. 더욱이 안정을 찾고 있는 마운드는 KIA가 4위 쟁탈전에서 추격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K 불펜과 마무리 추격의 불씨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8위 SK도 최근 상승세를 타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SK는 한때 8위 자리까지 위협받을 만큼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중간계투진과 마무리투수의 활약에 힘입어 안정세를 찾고 있다.

특히 마무리 투수로 나선 울프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이만수 SK감독은 박희수의 부상으로 마무리 고민에 빠지자 전반기 막판 고심 끝에 선발 자원인 울프에게 뒷문을 맡겼다. 진통 끝에 울프가 마무리 제안을 받아들였고 지난달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팀이 7-0으로 크게 앞선 9회말 첫 등판했다.

이날 울프는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착실히 잡아냈다. 이후 그는 넥센전에서 1이닝 1파안타 무실점을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후 울프는 무실점 행진을 계속하는 등 자신의 몫을 완벽히 해내고 있다. 이미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중간 계투로 활약했던 경험이 있던 탓에 큰 위기 상황을 만들지 않고 있다. 안정감만을 놓고 보면 선발로 등판했을 때 보다 휠 씬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SK는 선발진의 안정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중위권 팀들이 주춤하면서 4강 추격의 불씨를 지필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울프가 뒷문을 든든히 지켜내면서 희망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4강 진출에 대해 이 감독은 “모두들 우리를 4강 경쟁 탈락 팀으로 낙인찍었지만 나는 4강을 포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포기하지 않으니깐 상위팀과의 격차도 많이 좁혀졌다.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울 싸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부담스런 삼성 연승행진 걸림돌

이처럼 격화되고 있는 4위 전쟁을 놓고 각 팀의 운명을 좌우할 캐스팅보트가 새로운 관심꺼리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거론된 4위 싸움의 변수는 일명 ‘고춧가루 부대’ 한화가 지목되어 왔다. 실제 갈길 바쁜 5위 LG의 발목을 잡은 것도 한화가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위 삼성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4위에서 7위까지 4경기차까지 좁혀진 상황에서 3경기차 이내 초박빙으로 4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으면서 사실상 1위에 안착했다. 이어 넥센이 NC와 4.5경기차로 벌리면서 2위가 유력하고 3위인 NC역시 4위인 롯데와 8경기로 벌어지면서 안정권에 들었다. 또 꼴찌 한화는 4위 롯데와 7경기 차이를 보이면서 사실상 4위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한화를 제쳐두고서 중하위권 팀들이 1위인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팀은 두산과 LG였다. 두산은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삼성을 앞서고 있다. 아직 5경기가 남았지만 6승 5패로 선방했다. 특히 ‘삼성 킬러’인 니퍼트는 두산의 확실한 승부수다.

LG는 4승7패로 상대전전에서 열세지만 최근 6경기에서 3승 3패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더욱이 삼성의 마무리 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2차례 블론세이브를 이끌어내 삼성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반면 롯데는 올 시즌 삼성을 만나면 죽을 쑤고 있다. 상대전적 3승 10패 첫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1승8패로 연달아 내줬다. 다만 상대팀보다 가장 적은 3경기만을 남겨둔 점이 홀가분하다.

가장 불리한 일정은 KIA가 갖고 있다. KIA는 다른 팀에 비해 7차례 삼성과 싸워야 한다. 상대전적도 신통치 않다. 2승 7패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안 게임 이후에도 3차례나 더 맞닥뜨려야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 양현종이 한차례도 삼성전에 등판하지 않았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SK역시 삼성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4위 탈환을 위해서는 많은 연승을 이어가야 하지만 삼성 상대전적 4승 8패를 감안할 때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는 프로야구는 시즌 초반 ‘전력평준화’를 예상하며 각 팀의 치열한 순위싸움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 기대와 달리 일찌감치 1~3위권이 결정되면서 다소 싱거워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마지막 한 장 남은 카드를 놓고 재격돌이 벌어지면서 팬들의 관심도 1위가 아닌 4위에 맞춰져 있다.

특히 함부로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각 팀의 필승의지가 더욱 뜨껍다. 물론 일부에서는 ‘전력하향평준화’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지만 막판까지 알 수 없는 짜릿한 반전드라마를 예고하고 있어 야구의 묘미를 극대화 하고 있다. 야구계의 속설처럼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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