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납품비리·사기판매로 그룹 치명타
하이마트 납품비리·사기판매로 그룹 치명타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4-08-18 10:24
  • 승인 2014.08.18 10:24
  • 호수 1059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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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흔들리는 정도 경영

분노하는 소비자 “대기업 명성 못 믿겠다”
사측의 수수방관 “수사 결과 기다려 보자”

[일요서울 | 박시은 기자]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사진 가운데)이 계열사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외부·내부 할 것 없이 잇따라 일어난 악재들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도 사기판매로 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 여동생 사기 의혹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지자 일각에서는 그룹의 윤리성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정도경영 이미지에 큰 흠집이 난 것이다.


최근 롯데하이마트는 우수판매직원의 사기행각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15% 추가할인을 미끼로 개인 계좌로 돈을 받은 뒤 잠적한 사건이다.

해당 직원은 “현금으로 입금하면 우수직원만 가능한 할인 방법으로 한 달 뒤 카드 청구 할인과 함께 현금 캐시백,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하이마트 포인트, 사은품까지 챙겨주겠다”며 소비자를 현혹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피해자는 30여 명으로 대다수 혼수제품을 마련하려던 신혼부부들이다. 피해금액은 최소 6억 원에서 최대 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먹튀 사기 사건은 논란을 일으킨 직원의 자수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횡령한 돈은 이미 도박 등으로 탕진한 상태다.

문제는 해당 직원이 다른 지점에서 근무할 때도 2건의 사기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다는 점이다. 롯데하이마트 측으로서는 이미 전적이 있는 직원의 행동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당시 이 직원은 피해액이 20만 원가량의 소액이고, 고객에게 피해금액을 돌려줬다는 이유로 ‘경고조치’를 받는 수준에그쳤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롯데하이마트 직원이라 신뢰했는데 뒷통수를 맞았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 측은 피해 보상에 적극적이지 않다. 정확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 사기판매 의혹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롯데하이마트 사기 논란이 일어나자 소비자들은 ‘롯데’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모양새다. 그룹 전체에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홈쇼핑 문제 수습 전에 또

지난 4월 롯데홈쇼핑은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가 롯데홈쇼핑 대표로 재직할 때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상납받으며 횡령 및 배임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의 여동생도 금품수수,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해 논란이 가중됐다. 이 부회장의 여동생은 “롯데마트 협력업체로 등록시켜 주겠다”며 중소형차를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14일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지었다. 하지만 신 회장의 정도경영 이미지에는 큰 흠집이 났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롯데의 유통 계열사들의 사건 사고가 잇달아 일어난 바 있어 이 같은 흠집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파견 여직원과 세븐일레븐 편의점주 자살 사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유통법 위반 혐의에 따른 50억 원의 과징금 부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어 올해 초에는 롯데쇼핑이 탈세 및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600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

롯데그룹에서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매출 비중도 유통 부문이 41%를 차지한다. 때문에 유통부문에서 벌어지는 각종 논란들이 그룹 입장에서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이 같은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모습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 문제는 전체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다”고 말했다. 또 “롯데홈쇼핑 납품비리와 관련해서는 이미 2012년에 일어났던 예전 일이 불거진 것”이라며 “롯데홈쇼핑에서 자체적으로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123억1000만 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12.6% 줄었다. 매출액은 6조9214억5000만 원으로 0.8%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백화점 영업이익은 9.7%, 매출액은 1.5% 줄었다. 롯데마트의 감소폭은 더 커 영업이익은 79.6%, 매출액은 9.6% 감소했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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