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의 새정치&헌정치] 박영선 대표의 어설픈 현실인식
[김상진의 새정치&헌정치] 박영선 대표의 어설픈 현실인식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08-18 09:39
  • 승인 2014.08.18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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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의석수 130석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에 정치적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7.30재보선에서 참패를 당한 후 당대표가 물러나고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 재건을 책임지게 되었으나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비대위원조차 인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의원의 새정치연합세력과 통합을 한지 불과 약4개월 만에 또다시 찾아온 존폐의 위기이다.

난파선을 이끌어야할 박영선 원내대표의 현실인식과 위기극복 대안의 단초를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가 더욱 걱정된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공감혁신위원회(비대위)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일성으로 ‘투쟁정당의 이미지를 벗어나.....생활정치를 하겠다’ ‘전략공천을 배제하고 오픈프라이머리(open primary)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첫 번째 결과물로 세월호특별법을 통큰 양보 끝에 과감히 합의 하였으나, 세월호 유족과 당내외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박영선 대표의 잘못된 현실 정치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다.

첫째, 민주정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을 다시 생각해보자. 정치의 본질은 투쟁이며 싸움이다. 민주정치는 여당과 야당이 존재하여야하며, 야당의 존재 이유는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감시하기위해 있다. 즉, 야당은 정부여당의 잘못을 지적하고 투쟁해 독주를 막아야하는 사명이 있다. 야당이 강력해야 정부여당은 심사숙고하여 국가사업을 수립하고 집행하게 된다.

그런데 야당이 먼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면 현실성이 있겠는가? 야당은 원내에서 최선을 다하여 여당의 독주를 막아내고, 최후의 수단은 국민의 힘으로 정부여당의 잘못을 막아내는 길 밖에는 없는 것이다. 즉, 야당은 국민과 함께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아내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자세를 버리면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둘째, 선명야당과 대안야당을 대립적으로 보는 우매한 사고를 극복해야 한다. 야당은 선명해야 하며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한다. 즉, ‘선명한 대안야당’이 되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야당은 선명하지도 못했고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국민적인 공분이 폭발되는 사안도 야당의 투쟁은 정치적인 쇼로 보였으며, 정권을 맡겨도 될 믿음을 주는 정책적 대안도 없었다. 국정원 댓글사건, 세월호 참사, 최악의 총리 및 장관 인사 등에서 야당은 무기력했으며, 전세값 대란, 하우스 푸어, 가계부채, 소상공인 몰락, 중소기업 몰락 등 국민이 목말라하는 곳에 야당은 없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투쟁의 이미지가 너무 많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투쟁도 못하고 정책적 대안도 제시 못하는 무능에 있는 것이다.

셋째, 새정치민주연합이 7.30재보선에서 참패의 원인이 전략공천에 있었다고 진단하는 것은 제대로 된 분석이 아니다. 새누리당도 똑같이 전략공천을 하였다. 국민은 이번 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보며 국민을 우습게 보는 ‘우롱정치’에 분노하였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최악의 총리 및 장관인사를 보면서 정부여당에 공분을 느꼈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작태가 더욱 얄밉고 화나게 만들었던 것이다.

연장선상에서 제기한 박영선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은 정당·정치개혁의 핵심을 빗겨나간 문제제기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미국이라는 특수한 정당정치 역사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물론 계급적 기반이 없는 정당에서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촉진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지명도가 없는 정치신인은 거의 입성이 불가능한 제도이기에 미국에서도 50개 주에서 19개만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할 경우 과연 현역의원을 상대해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정부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강력한 야당이 존재하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하다.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독재정치가 불가피하게 되며, 독재정치는 결국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130석의 거대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시 태어나야하는 이유이다.  

고려대 정책대학원 정치학석사 청와대 행정관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 정책연구위원 현)시사평론가 겸 뉴코리아정책연구소장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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