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007은 잊어라 여자 007이 나가신다
남자 007은 잊어라 여자 007이 나가신다
  • 양세훈 
  • 입력 2006-07-28 09:00
  • 승인 2006.07.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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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테러요인을 원천 봉쇄하라! 마약범들의 한국 입국을 봉쇄하라! 영화 속 007에게 주어진 임무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여자 007에게 주어진 임무다. 검은 양복에 검은 선글라스. 양지를 지양하지만 늘 음지에서 일하는 다소 어두운 이미지의 국정원. 이런 국정원이 부드러워지고 있다. 남자만의 영역으로 알고 있던 마약관련 수사나 산업스파이 색출 등에서 여성 요원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는 것.



군사독재시절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을 들었던 국정원이 여성요원들의 맹활약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국정원에는 안기부 시절인 20여 년 전부터 여자 직원을 채용해 왔다. 여수사관을 채용함으로써 여성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함이 주목적이었다. 여직원 수도 10여명 안팎에 불과했다.그러나 최근 100대 1을 넘는 경쟁률을 뚫은 여자 요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정원이 최근 공개채용한 요원 100명 중 25명을 여성이 차지함은 물론, 지원자 중에서도 1/4 정도가 여성이라 여성들에게도 인기를 끄는 직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어쩌면 서류전형, 필기ㆍ면접시험 등 공정한 공개경쟁을 통해 직원을 선발하다보니 성적이 우수한 여성들의 진출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또한 예전에 비해 여성요원들의 활동범위가 넓어진 점이 특징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 여성들이 훈련 중에는 오히려 ‘악바리 근성’을 가지고 군대보다 더 하다는 훈련을 더 잘 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사격과 같은 집중력 높은 부분에서 여성들이 상위를 휩쓴다고. 이러다보니 실제 활동에 있어서도 이들은 국내외 정보수집ㆍ분석, 산업스파이 색출, 테러정보 수집, 대북정책 지원 등 모든 분야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가녀린 체구의 김소영(가명)씨는 마약범죄 분야의 전문가다. 입사 후 줄곧 마약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있는 김씨는 마약범죄자 단속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등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신분위장은 기본, 요원끼리 연애 많아져

첨단 산업기술의 불법 유출을 막는 박수진(가명)씨는 산업스파이들의 경계 대상 1호다. 박씨는 작년 차세대 핵심 기술인 디지털 위성방송과 의료장비기술 유출을 적발함으로써 수 천억원의 손실을 예방함은 물론 산업기술 지킴이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국제테러분자의 입국 금지와 테러 요인을 원천봉쇄하는 임무를 지닌 송경미(가명)씨. 송씨 역시 외국정보기관과 경찰, 법무부 등 관련 유관 기관과 긴밀한 정보협력 체제를 밑바탕으로 우리나라를 테러의 위협에서 지켜내고 있다.

이처럼 각자 맡은 분야에서 남성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여성요원들은 결혼 후 일반여성들이 겪는 많은 문제를 똑같이 겪고 있지만 보안상 자신의 신분을 숨겨야하는 애로점도 많다고 한다. 또 이성과 사귀더라도 자신의 신분을 알리지 못하거나 정보입수를 위해 신분을 위장하는 등 일반인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이 많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요원들과 남성요원들이 오랫동안 함께 합숙 등을 거치며 훈련에 임하는 과정에서 눈이 맞아 결혼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부부스파이’가 오히려 활동도 편하고 보안이 셀 우려도 적어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양세훈 기자>twonews@ilyoseoul.co.kr

# 군인과 경찰도 ‘여풍’이 대세

여경비율은 지난 1999년까지 1.9%. 그러나 지난 2000년 12월 ‘경찰대개혁 100일 작전’과 함께 여경의 일터가 민원실 등에서 수사·형사·정보, 심지어 강력범죄를 다루는 부서로까지 확대됐다. 성폭력과 사이버범죄, 테러 등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미아리텍사스’를 때려잡은 김강자 총경,‘장군 잡는 여경’ 강순덕 경위, 첫 여성 경무관인 김인옥 울산경찰청 차장 등 스타급 여경도 잇따랐다.

여경 수도 1946년 7월 조선국립경찰학교 졸업 여경 1기생 64명과 간부 16명에서 지금 4,572명으로 늘었다. 현재 전체 경찰의 4.8%에 불과하지만 여성 비율을 경찰 전체의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래도 여전히 프랑스가 20.2%, 호주가 19.3%, 미국이 14.6%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방부 역시 여군의 역할을 확대하고 복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 선진화를 위해 여군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2020년까지 여군 비율을 장교 7%, 부사관 5% 수준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특히 선진 정보과학군으로 발전하는데 감수성과 창의력이 뛰어난 여군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신세대 여성들에게 여군 역시 인기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 여군 부사관 모집에서 75명 선발에 2,330명이 접수해 평균 3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여군사관 후보생(51기) 모집에서는 153명 모집에 1,199명이 지원해 7.8대 1의 경쟁률을 보인바 있다. <훈>

양세훈  twonew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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