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지혜 기자] 경찰이 살인을 암시하는 신고 전화를 받고로 묵살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군산 여대생 흉기 피습 사건 범인이 112종합상황실로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경찰은 '단순 장난'으로 방치한 것이다.
경찰은 조선좀 심모(40)씨의 살인암시 전화를 묵살하다 뒤늦게서야 목격자의 신고접수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씨는 지난 3일 오후 4시29분 112종합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곧바로 끊은 뒤 30여 초 뒤에 걸어온 두번째 전화에서 "사람 죽여도 일 있느냐"고 묻자 경찰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천천히 말해달라. 사람죽이면, 사람죽여요. 그게 무슨 뜻이죠?"라는 등의 대화를 하다 1분여 만에 끊었다.
이어 세번째 전화(오후 4시36분)에서 심씨가 "신고를 하면 내가 살 수 있겠느냐"라고 되묻자 이에 대해 경찰은 "신고 내용 없으면 다음 전화하겠다. 긴급전화다"라며 바로 전화를 끊었다.
심씨는 네번째 전화(오후 4시42분)에서 "내가 사람 죽이고 내가 신고하는 거다"라고 밝혔지만 경찰은 "한번만 더 하면 처벌받는다. 그만하라"며 신고전화를 묵살했다.
경찰은 "사람 죽여도 일 있느냐" "신고를 하면 내가 살 수 있겠느냐" "살인을 했다"라는 등의 당사자의 신고전화를 받고도 긴급상황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네 차례에 걸친 전화를 '상담민원' 신고전화로 분류하는 오판을 했다.
그러다 50여 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32분께 한 여성이 "사람이 찔렸다. 빨리와라"는 신고를 받고 1분만에 현장 출동지령을 내렸다.
결국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강력사건을 경찰이 50분 동안 두 손 놓고 방치하다 애꿎은 여대생만 흉기에 찔리는 날벼락을 맞았다.
심씨는 이날 오후 5시35분께 군산시 경암로 한 노상에서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던 여대생 오모(18)양의 허벅지를 흉기로 찔렀고 오양은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군산경찰서는 4일 여대생을 뒤따라가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심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전북경찰청은 당시 112종합상황실 근무자들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