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소형화 될수록 수요 많아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각종 전자기기가 대중화됨에 따라 전자파에 노출될 위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성인에 비해 체내 수분 함량이 높은 어린이 및 청소년의 경우, 전자파 흡수율이 높은 만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화성에 본사를 둔 솔루에타(대표 조재위·사진)가 개발한 전자파 차폐기(전자파를 막거나 없애주는 장치)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측에 따르면 모든 전자기기는 전자파를 내보내며, 강한 전자파에 장시간 노출되면 인체 내 유도전류가 형성돼 호르몬 분비 체계나 면역세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전자파는 전계와 자계로 이뤄져 있다”면서 “우리 몸은 전기가 잘 통하는 물이 70% 이상인 일종의 도체로, 전자파에 노출되면 그 파동이 인체를 통해 흐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계는 피부를 통해 흐르기 때문에 지루성피부염 등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자파의 발생 문제가 대두되며, 이러한 유해 전자파를 효율적으로 차단(Shielding, Grounding, Absorbing)하기 위한 소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솔루에타는 이러한 수요에 대하여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IT소재 전문기업이다. [일요서울] 취재진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해당업체를 찾았다.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 공단에 위치한 솔루에타는 입주 업체들 가운데 가장 부지가 넓었다. 신축된 연구소와 건물들은 한적해 보였지만 내부 직원의 움직임은 활발했다.
화성공장을 찾다
2001년 설립된 ‘솔루에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과 함께 성장했다. 초기 전도성 테이프는 일반테이프로 전자파차폐 기능만 있었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블랙테이프(전자파차폐 + 빛샘방지)를 생산하였다. 현재는 복합테이프(전자파차폐 + 발열방지)를 생산하며, 기술의 혁신에 뒤처지지 않고 함께 해온 내실 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뿐 아니라 애플, 노키아, 모토로라(Apple, Nokia, Motorola) 등 유수의 해외 업체에서도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태블릿PC 전 모델에 솔루에타 제품이 들어간다.
2012년에 빛을 차단하는 블랙테이프를 해외 고객사의 주력 태블릿PC에 독점 공급했으며, 지난해에는 발열 기능을 추가한 복합테이프를 개발해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등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고객사와 높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명은 해결책을 뜻하는 영어단어 ‘솔루션(solution)’과 ‘작은’을 나타내는 스페인어 접미사 ‘에타(eta)’의 합성어다. 크기는 작은 제품을 만들지만 모든 기기들의 문제점을 해결해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작은 거인 조재위 대표
회사 대표인 조 대표이사의 대학전공은 ‘환경생명화학’이다. 이 분야의 권위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졌으나 가정형편 상 취업을 할수밖에 없었기에 꿈을 접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제약회사 영업직 사원으로 취업했다. 적성에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서 내 인생의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누구보다 업무에 충실하다보니 우수한 실적과 고객의 믿음을 얻어 다른 직원보다 일찍 승진했다. 그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찮게 전자파 차폐기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일본에 살고 있던 고향 선배로부터 앞치마를 선물 받은 것이 인생을 바꿨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앞치마가 아니라 전자파 차단용 앞치마였다. 처음엔 ‘무슨 선물이 이런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곧 ‘전자제품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니 이런 제품을 만들면 승산이 있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뻗쳤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관련 업체인 ‘EM솔루션’에 들어갔다. 3년간 일하면서 노하우를 익혔고, 2001년 경기 군포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직원이라고 해야 조 대표와 차폐재 생산기술자 1명, 주부 사원 1명 등 3명이 전부였다. 처음에는 차폐재나 흡수재를 직접 만들지 못해 필요 소재를 구입해 전자기기 안에서 발생한 전자파를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EMI가스켓을 생산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가스켓 제조로 현상 유지는 가능했지만 소재를 생산하지 않고서는 소재 생산업체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조 대표는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와 대출을 받아 안산공장을 짓고 기초 소재 라인을 깔아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이후에도 숱한 위기는 찾아왔다. 전자파 차폐제의 소재는 섬유에 도금을 하는 공정과 그 금속화된 섬유의 전기적 특성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도전성 점착제를 이용한 특화된 점착 공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조 대표가 세운 공정은 기초 소재라인 설비 공장으로 섬유에 도금을 하는 공정이었다.
당시 관련 엔지니어를 섭외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조 대표는 기초과학의 이론을 현장화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당시 표면처리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공학박사를 섭외하고 금속 도금 엔지니어를 영입한 다음, 여러 기술자와 함께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공정 데이터를 완성했다. 이때 얻은 수많은 데이터는 선두주자를 제치고 솔루에타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초석이 됐다. 섬유 도금 분야 부동의 1위였던 A업체의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 인하 견제’ 또한 예상외로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이런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조 대표는 젊었을 때의 꿈이 시작됐다는 생각으로 일에 몰두했다. 그 결과 사업은 2009년 스마트폰 열풍을 타면서 성장세를 탔다.
코스닥 히든챔피언 선정
솔루에타는 새로운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만 연간 4000억 원의 매출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전파흡수체 시장에 진출하였고, 올해부터 연간 2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NFC 및 무선충전 등에 채택예정인 신제품(압소바) 출시로 제품 적용 범위를 확대해나갈 계획도 있다.
전파흡수체는 현재 터치패널, NFC모듈, 무선충전 모듈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스마트기기가 복잡해짐에 따라 전자파문제는 지속적으로 대두될 전망으로 시장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도 지난해 기준, 세계 전자파 차폐기 시장 규모는 3조5000억 원이다. 2009년까지만 해도 2조 원 수준이었는데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됐다. 2016년엔 4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700억 원 수준이었는데 내년엔 4000억 원까지 점쳐진다.
때문에 전문가들도 솔루에타의 신시장 진출에 박수를 보내고 있으며 예의주시 중이다. 한 증시전문가는 “솔루에타의 전도체테이프 및 올해부터 발매할 전파흡수체 등으로 인해 매년 20%가 넘는 고속성장이 예고되는 기업”이라며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매년 2~3배씩 성장하였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그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래가 밝음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5월에는 한국거래소가 솔루에타를 ‘2014년 코스닥 히든챔피언’으로 선정했다.
코스닥 히든챔피언은 주력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3위 이내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코스닥 시장의 신뢰성, 성장성 등에 기여하여 시장 활성화를 주도할 역량을 갖춘 기업이 선정된다. 앞서 2012년에는 자체개발한 전도성쿠션테이프가 지식경제부의 세계일류상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향후 중국 대만 등 신흥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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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