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 스타벅스의 끝없는 가격인상
[소비자고발] 스타벅스의 끝없는 가격인상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4-08-04 15:31
  • 승인 2014.08.04 15:31
  • 호수 1057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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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더 받는 이유마다 근거 없는 소리만…

 

▲ <뉴시스>

 

소비자단체 “영업이익률 유지하려는 꼼수”
사측 “그동안 자체 흡수한 부분 고려해야”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스타벅스(대표 이석구)의 가격인상 정책이 끝도 없는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안 그래도 비싼데 얼마나 더 올리고 싶은 것이냐”는 반응이 다수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과 스타벅스의 매출이 줄곧 상승해온 점 등을 근거로 “가격이 올라갈 요인이 전혀 없다”고 정면충돌했다. 한마디로 비판일색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타벅스가 최근 진행한 사이즈업 행사나 15주년 기념행사마저도 ‘소비자 입막음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16일을 기해 전체 음료 중 절반 이상의 가격을 올렸다.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는 3900원에서 4100원으로 올랐고, 카페라떼는 4600원, 커피프라푸치노는 4800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특히 가격이 오른 제품들은 모두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제품들로 평균 인상률이 2.1%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는 국내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을 가격인상 요인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를 본 소비자들이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가격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는 “스타벅스는 지금도 가격거품 소리를 듣고 있는데 왜 자꾸 가격을 올리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스타벅스는 2010년 1월, 2012년 5월에도 가격을 인상해 4년 6개월 동안 두 차례 가격을 인상 정책을 펼쳤다. 2년마다 한 번씩 가격을 올리는 셈이다. 앞서 스타벅스는 2010년 1월 커피 가격과 음료 가격을 300원 인상했고, 2012년 5월에도 커피 및 음료 32종을 대상으로 300원을 인상해 4년6개월간 세 차례에 걸쳐 700~800원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더욱이 이번 인상은 원두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역행하는 모습이라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역시 이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스타벅스가 원두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한 손쉬운 카드일 뿐”이라고 말한다.

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라비카 생두(1㎏)의 평균가격은 4179원이다. 스타벅스의 이전 가격인상 시점인 2012년에 비해 10.4% 하락한 수치다. 2010년과 비교해도 커피가격은 12.8% 수준가량 내려갔다.

아울러 협의회는 올해 스타벅스가 밝힌 가격 인상의 배경이 된 임대료 등의 부대비용 상승도 말이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협의회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임대료 등 부대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으나, 지난해 스타벅스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매출이 증가해 오히려 매출 대비 임차료 비중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협의회가 지난해 스타벅스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작년 스타벅스의 임차료는 전년보다 162억 원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매출액이 912억 원 증가해 오히려 매출 대비 임차료 비중이 감소했고, 임차료가 오른 이유 역시 매장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여러모로 스타벅스의 무차별적인 가격 인상이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논란의 도미노 현상

또 일각에선 스타벅스가 2012년 5월 가격을 인상한 뒤 커피빈(7월), 투썸플레이스(8월), 할리스(9월), 엔제리너스(10월) 등이 차례로 가격을 올린 점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스타벅스의 가격인상을 시작으로 다른 커피 전문점의 가격인상 현상이 줄지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커피 시장을 주도하는 스타벅스 커피 가격인상은 다른 커피전문점들의 가격 인상을 유도하기 때문에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파스쿠지, 엔제리너스, 커핀그루나루 등 경쟁 커피 전문점들의 가격 인상 역시 줄을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미 지난 1일 커피빈은 가격을 올려버린 상태다.

물고 물리는 논란이 계속되자 스타벅스가 고객을 위해 실시한다는 행사들을 고깝게 바라보는 시선도 생겨났다. 스타벅스는 가격 인상을 결정한 며칠 뒤 국내 진출 15주년을 맞이해 여러 가지 행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아이스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굿 커피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는 사이즈 업그레이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일주일간 모든 구매 고객에게 무료로 사이즈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행사다. 그러나 이 모든 행사들이 가격을 올리자마자 실시돼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형적인 고객 입막음용 행사처럼 비춰지는 모습이었다.

이벤트 참여 현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 역시 “평소 스타벅스를 자주 애용하는데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조금 야속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벤트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사실 오른 가격을 되돌려 받는다는 기분이 든다”고 거들었다.

다만 스타벅스 측은 가격인상은 충분한 이유가 있어 결정된 것이며 행사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임대료나 인건비가 오른 점도 포함되긴 했지만 가격인상 요인의 전부는 아니다”라면서 “전기료 등 제반 비용과 각종 수당을 포함한 인건비 부분 등 수많은 항목이 복합적으로 반영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동안 가격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적자를 자체적으로 흡수하던 부분도 고려를 해줬으면 한다”며 “행사 역시 사전에 준비된 부분이었고 가격 정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스타벅스는 한국에 외환위기 파도가 휩쓸고 간 1999년,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당시만 해도 매출이 6억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10여 년이 지난 현재 스타벅스 매출은 작년 기준으로 4820억 원을 기록했다. 15년 만에 매출이 803배 늘어난 셈이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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