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전남 곡성·순천에서 당선되면서 함께 주목받는 받는 인사가 있다. 바로 58년생으로 동갑내기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김부겸 전 최고위원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전 홍보수석이 당선되자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 축하해야 한다”면서 자기일처럼 좋아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적지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최고위원 역시 지난 2012년 3선까지 안겨 준 경기도 군포를 미련없이 포기하고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 출마했다. 당시 ‘대구 정치1번지’라는 수성갑에 출마해 석패했지만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에 맞서 40.4% 지지를 받았다. 당시 이 당선인은 광주 광산을에 출마해 39.7%를 받고 낙선했다.
또한 6.4 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간판으로 대구시장에 나가 40.3%를 얻는 기염을 토했다. 만약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평도 나왔다. 정치권이 이 당선인과 함께 김 전 최고위원을 주목하는 배경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전 최고위원을 당내에서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차기 유력한 당권·대권 주자이기 때문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들어와 ‘나는 민주당이다’는 책을 쓸정도로 이제는 어엿한 당 중진으로 486 맏형으로 자리잡았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때 손학규 사람, 안철수 사람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제는 ‘김부겸 사람’을 만들 정도로 정치적 인맥이 넓다. 차기 대권 주자들이 너도나도 ‘파트너 삼기’를 바라는 배경이다.
게다가 최근 7.30 재보선으로 차기 당권·대권 주자들이 줄줄이 상처를 입거나 주저앉으면서 김 전 최고위원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손학규 전 고문은 정계를 은퇴했지만 그 세력은 김 전 최고를 지지할 공산이 높다. 지난 대선 때 ‘러브콜’을 보냈던 안철수 전 공동대표 역시 김 전 최고위원과 관계가 돈독하다. 문재인 친노 진영 역시 김 전 최고위원을 견제할 이유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 전 최고위원의 당권 도전 시나리오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어설픈 도전은 자칫 ‘망신’만 당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번 재보선에서 톡톡히 나타났다. 야권에서는 김 전 최고위원이 차기 당권에 도전할지 아니면 20대 총선에서 화려하게 복귀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야권 대권 지형이 ‘김부겸 효과’로 요동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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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