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한 편의 드라마였다. 전남대첩은 이정현 당선인이 혼자 쓴 각본없는 드라마다. 그는 절대적 열세, 다시 반등, 그리고 박빙-초접전을 거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당선인이 공격도 잘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수비를 하다가 자살골을 넣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내려 꽂으면 된다’는 공천을 했고, 이기는 전략도 구사하지 못한 탓이란 것이다.
첫째, 이 당선인은 ‘현 정권 실세론’이 먹혀들었다. 무엇보다 이 당선인은 선거기간 내내 ‘예산폭탄’ 발언으로 지지부진한 현안사업을 풀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선시켜서 일을 못하면, 1년 8개월 후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 것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둘째,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에 대한 반감이 강했다. 서 후보는 민주노동당 김선동 전 의원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전비서관 출신인 서 후보는 탄핵바람으로 금배지를 달았지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은 것이 드러나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야권연대차원에서 ‘무공천’을 해 민노당 김 전 의원이 당선됐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최루탄 투척혐의로 의원직을 상실, 또 다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일련의 과정을 만든 장본인이 서 후보라는 점에서 전남 순천·곡성 유권자들은 야당에 등을 돌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도 “전남 순천·곡성에 권은희 당선인을 전략 공천했어야 했다. 그리고 광주 광산에서는 경선을 붙이는 것이 맞았다. 그랬다면 유권자들이 당을 외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마지막으로 선거구 획정 분구도 한몫했다는 평이다. 순천·곡성 인구가 31만 명이다. 분구기준인 31만명을 채우지 못해 1명만 선출했으나 여수는 29만 명에도 박람회를 고려 2명의 의원을 배정했다. 이 때문에 20대 총선을 앞두고 순천·곡성에도 2명을 뽑아야 한다는 말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서 후보와 당내 경선을 치렀던 후보들은 이 당선인을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말이 파다했다. 이로 인해 노관규 전 시장 등은 향후 미래를 위해 이 당선인을 물밑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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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