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6~7명은 ‘10대’…“앳된 신음소리에 뿅가는 남성 많아”
10명중 6~7명은 ‘10대’…“앳된 신음소리에 뿅가는 남성 많아”
  • 정은혜 
  • 입력 2006-06-07 09:00
  • 승인 2006.06.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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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성년자들의 돈벌이 전선에 ‘성인폰팅업체 아르바이트’가 단단히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성인폰팅업체 아르바이트’란 소위 ‘음란폰팅’을 말한다. 이러한 ‘음란폰팅’의 클라이맥스는 이른바 ‘폰섹스’로 알려져 있다. 전화기를 통해 서로의 신체부위를 자세히 설명, 성적 흥분을 일으켜 섹스에 가까운 행위를 하는 것이다.

사실 ‘음란폰팅’은 그동안 주부, 여대생, 직장여성 등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이들 못지않게 미성년자들도 이를 즐기며 돈까지 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일부 10대 남자 청소년들에게까지 ‘음란폰팅 알바’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윤리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실태다.




스포츠지와 생활정보지, 혹은 현수막 등을 통해 ‘건전한 성인대화’, ‘남녀 간 고민상담’이라는 제목의 ‘전화방’ 광고를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그 정도로 ‘전화방’이라는 것이 한때 유행, 성황을 이뤘지만 요즘 남성들이 이를 이용하기 위해 특정업소를 찾는 것은 이제 고전적인 방법이 된 듯하다.

최근에는 휴대전화로 무작위 전송되는 음란메시지를 보고 전화를 거는 방법이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그도 그럴 것이 남성들이 일일이 업소를 찾아다니는 데는 불편함이 따르고, 여성들 역시 전화를 한다고 해서 경제적인 이득이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갈수록 이용 객들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

이에 업주들은 ‘아르바이트 여성’을 고용, 그 명맥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음란폰팅’은 남녀 각각 자신의 집에서 전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재택알바’인 셈. 뿐만 아니라 여성들은 통화료 일부를 바로 수익으로 챙길 수 있는 등의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낯선 여자와의 은밀한 통화

보통 ‘03031’, ‘060’ ‘080’ ‘15XX’ 등의 전화번호를 달고 있는 이 서비스는 30초에 약 500원~800원 정도의 이용료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만 낯선 여자와의 ‘은밀한’ 통화는 물론 ‘화끈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은 망설임 없이 수화기를 들고 있다. 미혼 직장인 K(34)씨는 “휴대전화에 음란문자 메시지가 들어와 무심코 통화버튼을 눌러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며 “한 달에 8~9회 정도 전화를 걸어 2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지만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음란한’ 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90% 이상은 ‘폰섹스’를 하면서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털어놓았다. 덧붙여 비싼 돈을 내고 굳이 ‘건전한’ 대화를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애송이 취급하면 ‘오산’

충격적인 것은 전화를 받는 상당수의 여성들이 미성년자들이라는 점. 실제로 취재진이 모 사이트에 나온 성인폰팅업체 번호 가운데 10여 통의 전화를 직접 걸어 확인해 본 결과, 4통 가량의 통화상대 여성들이 미성년자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을 “직장인 미혼 여성”이라고 소개했으나 앳된 목소리에 취재진이 의심, “혹시 10대 아니냐” “불법인 거 아느냐” 등의 말로 추궁하자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어렵게 취재에 응한 한 10대 여성 L(18)양은 “모르긴 몰라도 아마 10명 중 6~7명은 아르바이트 미성년자들일 것”이라며 “그들은 원조교제라는 사실이 들통날까봐 대부분 ‘위장나이’를 댄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폰섹스를 해봤느냐”는 질문에 “당연한 거 아니냐”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거 하려고 전화하는 거 아닌가요. 일단 전화가 연결되면 자기소개를 하고 음담패설 등 노골적인 대화를 주고받다 흥분되면 바로 폰섹스를 해요. 어리다고 만족이 덜 할 거라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신체묘사와 리얼한 신음소리 등 미성년자들과 하는 ‘폰섹스’가 한수 위라고 말하는 남성들도 꽤 있어요.” 평소에는 휴대전화로 자유롭게 영업(?)을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주말, 방학 등을 이용, 아예 해당 업체에 출근까지 하며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1평 크기의 조그만 방, 즉 ‘전화방’에서 하루 종일 남성들의 전화를 받는다는 것이다.

몫돈 챙길 수 있어 ‘인기’

그렇다면 과연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얼마나 될까. 그 액수는 근무 형태와 해당 업체의 계산방식에 따라 각기 다르다. 출근을 해서 전화를 받는 경우, 시간당 1만원~1만2,000원의 기본급에 별도의 교통비가 지급된다. 재택 아르바이트를 할 경우에는 시간당 5,000원의 기본급, 분당 100원~200원 정도의 수당이 주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한 달 내내 하루 12시간을 일했을 경우를 따져보면 수치상으로 360만원~450만원까지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택 아르바이트의 경우에도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 선. 또 일부 업체에서는 보너스까지 지급하며 이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별한 경력이 없는 미성년자들로서는 이만한 일자리가 없는 셈. 또 힘들게 흥정을 하거나 발품을 팔아 영업을 할 필요도 없고, 가만히 앉아서 대화만 하면 되기 때문에 최근 성인폰팅업체에 지원하는 미성년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규제방법 없어 ‘난감’

이들이 이러한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것은 실제 미성년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성인폰팅 서비스업체의 관계자는 “우리 업체는 절대 미성년자를 받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어쩌면 몇몇 미성년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관계자는 또 “명목상 우리는 음란대화를 부추기지는 않는다”며 “계약서상에도 ‘음란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라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실상 이는 허울뿐이라는 게 L양의 말이다. 일일이 감시나 규제를 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대다수의 남성들이 음란한 대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를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10대 소년들도 ‘가세’

나아가 일부 미성년자들은 남성들과 만나서 ‘원조교제’를 하기도 한다. L양은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음란폰팅을 하는 상당수 미성년자들이 성매매를 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들은 만나기 전 얼마를 줄 수 있는지 등 조건을 내걸고 합의 후 관계를 맺는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10대 남자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음란폰팅은 성행하고 있으며 매춘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며 “카바레를 찾았던 아줌마들이 이제는 폰팅을 통해 새파란 청년들과 직접 만남을 갖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하는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며 일해야 할 이들이 ‘돈’의 노예가 되어가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는 게 청소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용돈벌이’에 급급한 이들 사이에서 빗나간 ‘음란폰팅 알바’ 열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은혜  kkeunna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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