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지혜 기자] 동거남과 함께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10대 여학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광주북부경찰서는 지난 27일 여고생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A(18.여)양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지난 8일 오후 8시에서 11시 사이 광주 북구의 어느 원룸에서 스마트폰 채팅 어플을 이용해 B(18.여)양을 불러낸 뒤 동거남 C(29)씨가 성폭행하도록 한 뒤 함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양은 죽기 전에 한 번 놀아보고 싶다는 C씨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양과 C씨는 이에 앞서 같은 수법으로 10대 여성 등을 원룸으로 불러들여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양과 C씨가 B양을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원룸 안에 번개탄 3장을 피워 자신들도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양은 혼자 원룸에서 빠져 나왔으며 B양과 C씨는 지난 12일 B양의 가족들로부터 가출 신고를 받고 조사 중이던 경찰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초 이들의 시신이 발견된 원룸 창문 안쪽과 현관문 틈이 청색 테이트와 화장지 등으로 막아진 것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 검증 중 B양의 입 부분에서 테이프를 붙인 것으로 보이는 흔적을 발견, 타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였다.
이후 경찰은 현장에서 C씨의 여자친구 A양의 이름이 적힌 유서를 발견했으며 A양을 불러 조사하던 중 이 같은 범행 사실을 자백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한 관계자는 "A양과 C씨가 B양을 목 졸라 살해하려 했으나 부검 결과 당시 B양은 숨지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B양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함께 동반 자살을 시도했으나 일산화탄소 냄새를 참지 못하고 원룸을 빠져나온 A양만 살아남고 다른 2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이어 "A양이 남자친구와 함께 살해를 시도했으며 범행 당시에는 B양이 숨졌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조사돼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며 "남자친구는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