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 ‘꾀이기 방법’ 지침서 나돈다
연령별 ‘꾀이기 방법’ 지침서 나돈다
  • 이수향 
  • 입력 2006-04-11 09:00
  • 승인 2006.04.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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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발생한 서울 용문동 허모양 성추행 살해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허양사건이후에도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유사사건들은 그동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아동성폭력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내보이고 있다. ‘아동 성폭력에는 안전지대가 없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코시안타운 주민들은 남모를 고민에 빠져있다.안산시 원곡동에 사는 주부 K씨는 요즘 초등학생 딸의 학원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마중나가는 것이 일과가 됐다. 초저녁이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흉흉한 뉴스에 마음이 놓이지 않기 때문이다. K씨가 유독 민감한 이유는 원곡동이 동·서남아시아인들이 밀집해 있는 속칭 ‘코시안타운(코리안과 아시안의 합성어)’이기 때문이다. 여러 인종이 모여사는 지역에서 외국인노동자(외노인)들에 의한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주민들 ‘남모르는 고민’

주민들에 따르면 외국인노동자(이하 외노인)들이 지나가는 여성에게 집적거리거나 쳐다보는 일, 데이트를 강요하거나 따라붙는 일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외노인들의 성범죄가 10대 초중반의 소녀들에게까지 확산되는 등 타깃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2004년 1월 경기도 양주에서는 같은 동네에 사는 김모(13)양을 기숙사로 유인, 성폭행한 방글라데시인이 검거됐다. 이에 앞서 2003년 4월에는 13살 소녀를 윤간한 파키스탄인이, 10월에는 15살 쌍둥이 자매와 집단 원조교제를 한 방글라데시인과 파키스탄인이 무더기로 검거되어 충격을 주었다.

심지어 동거녀의 초등학생 딸을 수십차례에 걸쳐 강간하거나 정신지체 소녀를 윤간한 외노인도 있었다.특히 지난 2003년 말 공개된 청소년대상 성범죄자 신상정보는 외노인 성범죄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명단에는 12살 어린이를 숙소로 유인해 4차례 강간한 M(38)씨, 공장 기숙사에 침입해 15살 소녀를 강간한 P(32)씨, 16세 여중생을 집단 추행한 E(40)씨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안산과 시흥 등 외노인 밀집지역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불법체류자들로 밝혀졌다.

은근 슬쩍 스킨십 시도

최근 아동성폭력에 대한 뉴스가 계속되자 흉흉한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외노인들은 어린 여자애들을 좋아한다’, ‘옷이나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며 접근한다’, ‘놀이터에서 10살짜리 여자아이가 당했다’, ‘공장 기숙사에서 공공연하게 윤간이 이뤄진다’는 루머도 난무하고 있다.주민 심모(30)씨는 “밤마다 외노인들이 몰려다니는데, 성인인 나도 무섭다. 밤 9시만 돼도 공원이나 놀이터는 외노인들의 아지트로 변하고, 삼삼오오 무리지어 있는 그들 앞을 지날 때는 등골이 오싹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어린애들에게 어눌한 말투로 길을 물으면서 위아래를 훑어보거나, 스킨십을 시도하는 외노인들을 본적 있다. 사리분별에 어두운 아동들은 항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공단에 근무했다는 한 남성은 한 인터넷 게시판에 “한국여성들을 ‘먹잇감’으로 보는 파키스탄 동료들을 많이봤다”며 “‘초딩’, ‘중삐리’, ‘고등어’라는 속어까지 쓰면서 연령별로 ‘꾀이는 비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 일부는 ‘어린 애들이 그것도 잘한다’, ‘고등학생도 늙었다’, ‘어린애들과 할수록 건강에 좋다’는 말도 서슴지 않고 한다는 것. 인근 경찰관계자 역시 “어떤 외노인들은 경찰서에 와서도 어린 여자애들과 잠자리한 것을 자랑삼아 떠드는데 할말을 잃게 된다”고 전했다. 시흥 공단 부근의 한 상점주인은 “올 초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애가 ‘파키’들에게 윤간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멀지않아 가족 전체가 이사를 가더라”고 전했다.

초등학생 딸을 둔 주부들은 “밤에 슈퍼마켓에 갔다 온 딸아이가 외국인 남자들이 따라왔다고 할 때는 아찔했다”며 “성폭행 대상을 물색하러 돌아다니는 외노인들이 많다는 소문을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월세가 싸다는 이유로 공단 인근에 모여든 가출 청소년들은 외노인들에게 최적의 타깃이 된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또 외노인대책연대 게시판에는 일부 외노인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지침서’가 나돌기도 해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유인하는 방법’, ‘어린애들은 돈만주면 뭐든 다한다’, ‘초딩 꼬시는법’, ‘어릴수록 땡긴다’는 내용들은 아동이 외노인들의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음을 입증한다.

외국인 성폭행 증가 추세

그동안 외노인 성범죄 사건은 뉴스를 통해 종종 세간에 알려져왔다. 2003년과 2004년에는 성폭행위기에 처한 여성을 구하려던 남성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기도 했다. 문제는 피해대상이 단지 성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04년 대검찰청에 접수된 외국인에 의해 일어난 강력 성폭행건만도 66건인데, 이는 숨겨진 아동성폭력 사례들이 제외된 수치로, 빙산의 일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2004년 부산에서 파키스탄인에 의해 이뤄진 여중생 성폭행 및 원조교제 사건이 좋은 예다. 외노인은 초등학교를 갓졸업한 소녀를 성폭행하는 한편 자신의 동료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시켰으나 정작 K양의 가족들은 아무도 몰랐다. 일부에서는 외노인들의 성폭력 범죄가 위험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라며, 아동들도 그 대상에서 안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아동성폭력이 사회이슈로 떠오르자, 불안감을 느낀 주민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아이들도 위험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시적인 눈길은 ‘금물’

이에대해 외대연대 관계자 L씨는 “외노인에 의한 아동성범죄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피해사례 접수율이 낮다. 그러나 외노인들에 의한 성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이상 아동들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L씨에 따르면 아동성범죄는 외부로 알려지는 일이 거의 없다. 소문날 것이 두려운 나머지 무조건 숨기려하거나, 이사를 가거나, 진술자체를 거부하거나 해 묻혀지는 경우가 대부분. 또 피해아동은 자신이 당한 일이 무슨 일인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어 구체적 진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특히 직접 성폭행이 아닌 스킨십이나 야릇한 시선으로 쳐다보기, 음란한 언어 등 은연중에 행해질 수 있는 성희롱의 경우에는 증거를 잡기도 힘들어 고발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모든 외노인들을 범죄자로 치부하거나 위험인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외노인에 의한 범죄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신원확인이 어려운 불법체류자들이 범행을 저지르고 도망갈 경우에는 사실상 도리가 없다”는 것이 L씨의 말이다.

이수향  thelotu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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