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개 자치구 모두 사용한 어드마이어는 살충제
발암가능물질, 발암의심물질 농약 모두 사용돼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아름다운 도시에는 가로수가 많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빌딩숲 사이 녹색의 가로수들은 도시의 숨통이자 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서울의 25개 자치구에서는 병충해를 예방해 아름다운 가로수를 가꾸기 위해 수시로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독성이 강해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농약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와 은평대안민회는 7월 3일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가로수 농약살포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해 공개했다. 그 결과 각 자치구에서는 가로수 방제용으로 사용한 농약 중 일부가 독성이 강한 것을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말아야 할 농약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구청 1년 동안 최대 39종 농약 사용
가로수에 농약을 살포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년 동안 25개 구청에서 각각 적게는 한 종류부터 많게는 9 종류에 이르기까지 총 39종의 농약을 가로수 방제에 사용했다.
각 자치구 별로 사용한 농약은 먼저 강남구가 알타코아, 다이센엠-45, 주렁, 세베로, 디밀린, 다니톨, 깍자바, 전착제, 어드마이어 등 9종으로 가장 많다. 반면 강동구, 광진구, 동작동은 어드마이어 1제품만을 사용했다.
강서구는 어드마이어, 옥시동수화제, 트레본, 전착제, 디프록스, 응애단 등 총 6개, 구로구도 어드마이어, 디프록스, 다니톨, 스미치온, 코니도, 충쓸이 등 6개를 사용했다.
수생동물에 장애 주는 어독성 1급 농약 살포
문제는 이렇게 살포된 농약 중에 독성이 강하거나 , 나무에 뿌리는 게 적합하지 않은 농약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UN에서 금지하고 있는 농약이 포함돼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농약은 어독성 1급 농약이다. 서울시 각 구 중 어독성 1급 약품이 살포된 지역은 17개 자치구로 절반 이상이다. 어독성은 수생동물에 장애를 주는 독성으로 이러한 농약은 하천, 강 주변에 살포하면 안된다. 하지만 한강 인근에 살포 되는 등 제대로 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어독성 1급 약품을 사용한 자치구로는 서대문구, 강남구, 강북구, 관악구, 구로구, 동대문구, 영등포구, 은평구, 중랑구, 강서구, 금천구, 서초구, 종로구 등이다.
농약관리법에 따르면 농약은 작용대상 작물 이외에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공개된 자료를 살펴보면 수목대상이 아닌 농약을 가로수에 살포한 경우가 상당수 있다.
벌을 없애는 어드마이어 EU에서는 금지농약
강남구, 구로구, 금천구, 동대문구, 성북구, 은평구, 종로구가 사용한 다니톨, 서초구가 사용한 섹큐어, 강서구가 사용한 옥시동, 관악구가 사용한 살비왕, 금천구, 양천구가 사용한 다이센M45, 영등포구와 중구가 사용한 응애단은 수목대상 농약이 아니다. 하지만 구청에서는 버젓이 잘못된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사용하는 농약은 어드마이어다. 어드마이어는 Ⅳ급 저독성에 어독성도 Ⅲ급으로 독성이 강한 농약은 아니다. 하지만 어드마이어는 꿀벌 폐사의 주범인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살충제다. 벌꿀의 신경계를 손상시키고 여왕벌의 증식을 억제시켜 꿀벌의 개체수를 급감시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연합에서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디프록스 발암 가능물질 농약
발암가능물질은 동물실험결과에서 이미 암을 일으키는 것이 증명됐다. 사람에게서도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다. 하지만 서대문구, 강남구, 구로구, 양천구, 영등포구, 용산구, 중구, 중랑구, 강서구, 금천구, 서초구, 종로구 등 12곳에서는 발암가능물질이 포함된 농약을 살포했다.
주렁은 서대문구, 강남구, 영등포구에서 다이센M45는 강남구, 양천구, 금천구에서 사용됐으며 디프록스는 구로구, 노원구, 영등포구, 용산구, 중랑구, 강서구, 서초구, 종로구에서 사용됐다. 디프는 양천구, 중구에서만 사용됐다.
한편 서초구는 발암의심물질로 분류되는 섹큐어를 사용했다. 발암의심물질은 동물실험결과에서는 암을 일으키는 것이 증명이 되었지만, 사람에게는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물질을 의미한다.
한편 서울시에서는 몇 년 전부터 도시양봉을 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벌, 무당벌레, 나비 등 곤충들을 위해 곤충호텔도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치구들은 서울시의 정책에 반하는 독성있는 농약을 사용해 일반 곤충들은 물론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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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