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걱! 룸살롱이야, 기업이야?”…별천지 방불
“허걱! 룸살롱이야, 기업이야?”…별천지 방불
  • 구성모 프리랜서(pandora21.com 운영자) 
  • 입력 2006-01-03 09:00
  • 승인 2006.01.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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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과 기업의 접대비 제한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유흥업소의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유흥업종은 경기의 영향을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업종중의 하나로, 그간 얼어붙었던 내수경기가 풀릴 기미가 보이면서 업소들도 새해맞이 손님끌기 전략에 ‘올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최근 눈에 띄는 것은 룸살롱 업계내에서 일어나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다. 특히 강남에 있는 대형 룸살롱들은 경기호전을 기회삼아 초대형 업소로서의 저력을 내세워, 또 한번 ‘호재’를 노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흔히 ‘수질로 승부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는 강남의 룸살롱들. ‘불황은 없다’는 말도 통하지 않을만큼 전례없는 침체기를 맞이했던 이 업소들이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딛고 되살아나고 있다.

강남업소들, 오랜 침체딛고 ‘점프업’

이들 업소 중에는 유독 규모면에서부터 ‘먹어주는’ 곳들이 많다. 아가씨만 10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업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만큼 이들 업소의 규모는 일반 룸살롱과는 시스템 자체에서부터 큰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심지어 아가씨들만 무려 500여명 이상인 경우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 업소를 찾는 손님들의 ‘입맛’에 최대한 맞는 아가씨들로 구색을 갖춰 최상의 만족도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손님들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도 넓고 체계적으로 시스템화되어 있는 이러한 대형 업소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강남일대 대형 룸살롱들의 영업 호전에는 대기업들도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올 상반기에 10대 그룹들이 접대비를 최소 30%에서 최대 100%까지 대폭적으로 향상하면서 접대비의 상당액이 이들 업소측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강남의 한 룸살롱의 관계자 S씨는 “우리나라 접대문화가 과거와 비교해볼 때 바뀐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술과 유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룸살롱 접대문화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S씨는 “실제 영업현장에 있다보니 경기가 조금씩 풀리는 것이 느껴진다”며 “연말 특수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대형업소들, 아가씨 융단폭격

모처럼만에 찾아온 호재속에서 대형 룸살롱들은 손님몰이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들어간 모습이다.강남의 한 룸살롱은 12층 건물 하나가 통째로 룸살롱인 경우다. ‘계열사(?)’까지 갖고 있는 이 업소는 하나의 기업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업소의 인력구성을 보면 과히 입이 딱 벌어질 만하다. 상무만 120명, 웨이터가 130명, 아가씨가 500명 정도로 총 인원만 750여명에 달한다. 매머드급 인력구성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 이 업소의 전체 매출은 웬만한 중소기업의 그것을 훌쩍 뛰어 넘는다. 크기만 크다고 영업매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자칫하면 인건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위험도 다분한 셈이다.

따라서 이들 업소는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시스템을 구비, 자타공인 최고 업소로서의 영업전략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업소들이 구비하고 있는 전략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비교해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 각계 각층의 손님들이 드나드는 곳인만큼 이들 업소측에서는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무기들을 구비해놓고 있다.이러한 대형 업소들이 인기를 얻는 요인은 비교적 명확하다. 일단 아가씨에 대한 선택의 폭이 무척 넓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소들은 ‘아가씨 융단폭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아가씨들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아가씨의 숫자가 많다고 해서 질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업소측에서는 그야말로 수질관리에 목숨을 건다. 날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손님들의 요구사항에 걸맞는 아가씨들을 보유하기 위한 업소간 스카웃 경쟁도 치열한 것이 사실.특히 강남 화류계를 주름잡고 있는 몇몇 대형업소들의 경우에는 워낙 철저하게 아가씨들을 고용하기 때문에 타 업소에서는 한두명 있을까말까한 ‘에이스급’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들 에이스들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정도여서 웬만한 단골손님이 아니고서는 이들과의 ‘해피타임’을 즐기기 어려운 것이 사실. 당연히 단골 손님들도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형 룸살롱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L(33)씨는 “구좌하고 말만 잘하면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20여명 정도까지 아가씨를 볼 수 있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건 업소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대기업 직원 J(29)씨 역시 비슷한 입장. 그는 “많은 아가씨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업소의 파워를 입증하는 것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가씨를 선택할 수 있는 업소를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작은 업소의 경우에는 아가씨들도 별로 없을 뿐더러 뉴페이스를 보기도 힘들다. 또 출근율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기껏 찾아가도 마음에 드는 아가씨와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통 큰 이벤트 가득

무엇보다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업소측에서 실시하고 있는 특별 이벤트. 이들 업소들은 그동안 아가씨들의 역량에만 의존했던 룸내 서비스 외에도 업소차원에서 다양한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격 정찰제’ 역시 이들 대형 룸살롱들이 손님들에게 인기를 끄는 주 원인중의 하나다. 한 업소에 수백명의 구좌들이 근무를 하는 업소의 성격상, 가격을 낮춰 손님을 유치하는 ‘유혈경쟁’을 막기위한 자구책인 셈이다.철저한 가격 정찰제는 업소측에는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애초에 막아준다는 점, 손님들의 입장에서는 바가지를 쓸 염려가 없다는 점으로 인해 양측 모두에게 좋은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워낙 업소의 규모가 크다보니 이벤트 역시 ‘통 크게’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서로 연관이 있는 룸살롱 끼리 일종의 제휴를 맺어 회원카드를 발급하고 할인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 강남의 업소 두 군데는 이같은 방식을 통해 비용을 최소 40%까지 할인해 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 일부 업소들은 룸살롱 최초로 아가씨를 서로 공유하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손님끌기에 주력하고 있다.

막무가내식 영업 안통해

룸살롱 자체가 기업화되다 보니 일반 기업의 시스템을 그대로 따와서 체계적으로 영업을 하는 곳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 업소들에는 과거에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영업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한 업소 관계자는 “룸살롱 영업방식도 기업의 영업방식과 다를 바 없다. 대충 몇 명의 아가씨들만 갖춰놓고 막무가내식으로 영업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잘 나가는 대형 업소들의 경우, 소위 재정책임자, 마케팅 책임자, 운영 책임자 등으로 업무를 세분화시켜 운영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아가씨들의 관리 역시 체계적인 시스템에 의해 이뤄진다.향후 룸살롱들의 대형화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업주와 손님 모두에게 득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러한 대형화가 소규모의 업소들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겠지만 적자생존의 시장 생리상 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초원의 집’최성민 상무 인터뷰 “서비스와 가격,경쟁력 대형룸살롱 한수 위”

선릉역 인근 최대의 룸살롱인 <초원의 집>에서 근무하는 최성민 상무는 북창동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해오다가 이곳으로 스카웃된 경우다. 그는 스스로를 ‘정직한 장사꾼’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믿음처럼 최상무는 가명을 쓰지 않고 본명을 그대로 쓰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 뛰는만큼 대형 룸살롱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 상무는 “대형 룸살롱에 가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고 이득이 많다”고 조언한다.

- 대형 룸살롱이 좋은 이유는.
▲ 업소측은 물론 손님에게도 일거양득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기 때문에 업소의 입장에서는 경비절감 효과가 크다. 하다못해 음식 재료를 들여오더라도 다량으로 들여오면 가격이 좀 더 싸지 않는가. 음식과 술뿐 아니라, 그리고 아가씨 공급의 차원에서도 소형업소와는 확실한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모든 것이 업소의 체계적인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서비스가 아닌 일관되고 정직한 영업이 이뤄진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 향후 룸살롱 문화를 어떻게 내다보는가.
▲ 시대가 변했다지만 우리나라 접대 문화에서 술과 여자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룸살롱 영업도 점차 호전되어 대형 룸살롱들이 속속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업소 사장들이 의기투합해 큰 업소를 만들 가능성도 높다. ‘대형 룸살롱들의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

- 룸살롱 대형화 추세에서 관건은 무엇인가.
▲ 서비스와 가격, 에이스급 아가씨의 확보가 업소의 운명을 가르는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다. ‘저 업소에 가면 절대로 실망할 일이 없다’는 믿음, 즉 고객에 대한 신뢰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 최근 유흥가의 연말 분위기는 어떤가?
▲ 연말은 유흥가 최대의 특수이다. 때로는 방이 없어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을 못하는 경우도 생기곤 한다. 기업 접대장소로도 인기가 많다. 회사 돈으로 술을 먹으니 별로 아끼지 않는 듯한 눈치다.

- 다른 영업진과 비교해볼 때 본인만의 전략이 있다면.
▲ 손님에게 좀 더 큰 만족을 주기 위해서라면 내가 차지하는 수당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직 젊어서 그런지 돈보다는 손님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 또 내 관리를 철저히 한다. 술장사라는게 결국 인맥관리며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다. 하루에 세시간만 자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나머지 시간에는 손님을 감동시킬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거나 PR에 힘을 쏟고 있다. 또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하루 두시간씩 헬스를 하고 있다. 나자신을 단련하는 방법이다.

구성모 프리랜서(pandora21.com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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