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위, 환노위, 정무위 전문보좌관 ‘대우’
보좌관 상임위 적응 여부 국정감사 ‘성패’ 좌우
요즈음 여의도 의원회관이 뒤숭숭하다. 지난달 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이뤄진 직후에 보좌진들의 이동이 많았기 때문이다. 의원실별로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보좌진이 교체가 있었다. 보좌진의 이동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 간다. 생각보다 다소 많은 이동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최근 새로운 전문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보좌진들도 생업의 일환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이동은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 당황하기 십상이다. 보좌진들이 이동하는 경우, 대부분 같은 정당소속 의원실로 이동하는 경우다 대부분이다. 물론 때로는 소속 정당이 다른 의원실로 옮기는 보좌진들도 있다. 이런 경우는 해당 상임위 분야의 전문성을 주변에도 인정받는 케이스다.
전문직 자리 잡는 보좌진
지난달 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 되고나서 본격적으로 국회 일정이 시작되었다. 박근혜 정부의 제2기 내각이라 지칭할 수 있는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7명의 국무위원에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여부를 두고 여·야간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국회 원구성을 전후해서는 보좌진의 큰 변동이 있다. 보좌진의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동이 가장 큰 시기는 국회의원 총선이 끝나고 난 직후 원구성 직전이다. 또 한번의 이동 시기는 2년마다 돌아오는 국회 원구성 직후 상임위원회가 변동될 때 가장 많고 자연스럽다.
국회의장과 부의장 등 의장단의 임기는 2년, 국회 상임위원회 임기도 2년이다. 따라서 국회의원 임기 4년동안 각각 2년씩 전반기, 후반기 원구성을 한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전문성과 경력, 관심분야, 지역구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국회 상임위원회를 신청한다. 국회에 20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국회는 교섭단체 위주로 운영된다.
현행 국회법에도 교섭단체 위주로 각종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가 배분된다. 교섭단체에 속한 의원들은 사전에 현재 각 정당마다 원내대표로 불리는 교섭단체 대표의원이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를 배정한다. 물론 각 정당의 원내행정실이 개별 의원에게 희망 상임위원회를 1지망부터 3지망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한다. 이후 선수와 전문성, 의정활동 경력, 지역, 기타 원내전략 등을 종합고려해 원내대표가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협의해 배정한다.
국회 상임위원회가 재배치되는 원구성 전후로 보좌진들의 이동도 자연스럽게 많다. 보좌진의 이동이 잦은 이유는 또다른 이유는 별정직 신분이 주어지는 보좌진이지만 임명과 해임을 할 수 있는 임면(任免)권한을 국회사무처가 아닌 자신이 보좌하는 의원이 직접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서 의정활동은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의원들의 소속 상임위가 변동되는 경우 보좌진들의 전문성과 경력을 감안해 불가피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의원회관 주변에서는 이런 인사관행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보좌진들은 자의반, 타의반 의원실을 사직하고 새로운 주군을 찾아서 이동을 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광경은 아니다. 평상시에도 보좌진 채용공고가 수시로 나고, 주변의 천거와 주천, 공개채용을 통해 의원실을 옮기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물론 의원이 자신의 상임위원회 전문성과 경력을 감안해 면직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보좌진은 자신이선호하거나 관심이 높은 상임위원회를 따라 의원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의원회관 주변에서는 해당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보건복지, 환경노동, 정무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원회 의정활동을 보좌했던 경험이 많은 보좌진들 사이에 이런 유형의 보좌진들이 꽤나 있다.
보좌진들이 제일 많이 이동하는 시기는 총선이 끝난 직후다. 자신이 그동안 모셨던 의원이 낙선했을 경우 불가피하게 실직한 보좌진들이 자신이 모실 의원들을 새로 찾는 시기다. 보좌진들은 별정직 공무원 신분이지만 국회의원의 임기인 4년간 보장이 돼 있지 않다. 오직 능력과 신뢰로 평가받을 뿐이다. 실력과 경험이 많은 노련한 보좌진들은 한 의원실에 국회의원 임기 4년내내 모시거나 자신이 모시는 의원이 총선에서 낙선할 때까지 장기간 보좌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심지어 평생 오직 한 의원만 장기간 보좌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장기근속하는 보좌진들을 국회 주변에서는 ‘여의도 터주대감’이라고 불린다.
“일용직 다름없다” 푸념도
그러나 의원회관 주변에서는 신분보장이 안되는 처지를 비관해 보좌진들은 ‘비정규직’ ‘일용직’과 다름없다는 푸념도 하고 있다. 이처럼 신분보장이 지나칠 정도로 안되다보니 보좌진들 사이에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말이다. 하지만 국회 홈페이지 인사채용 코너에 보좌진 공개채용 공고가 뜰때마다 조회수가 상당하다. 소위 학력과 경력 등 화려한 스팩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보좌진에 도전하고 20년 이상 장기근속하는 보좌진들이 늘어나 새로운 전문직으로 각광받는 직업임에 틀림없지만, 신분보장이 안된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의정활동을 보좌하는 업무는 단기간에 실무능력이나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다. 새내기 보좌진들은 주변의 경험많은 선배 보좌진들과 소통하고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도 필요하다. 때로는 교육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회관에는 수시로 보좌진의 교체소식이 들린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이처럼 신분보장이 안되다 보니 심지어 불과 임명된 지 몇 달도 채 안돼 면직되는 최악의 경우도 있다. 잦은 보좌진의 교체는 의정활동을 충실하게 보좌하는데 부정적 측면이 더 많다. 새롭게 채용된 보좌진들이 소속 위원회의 주요 쟁점현안과 기관의 업무를 개괄적으로 파악하다 보면 어느새 국정감사 시준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의원의 입장에서는 보좌진들은 해당 상임위의 전문지식이나 경험만이 아니라 조직과 민원, 정무활동 등 의정활동 전반을 보좌해야 하기 때문에 보좌진의 신분과 근무기간을 무조건 보장해 줄 수 없는 처지다.
보좌진들은 상임위원회가 변동될 경우 의정활동 준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이런 때면 의원과 보좌진 모두가 힘들다. 빠르게 업무파악을 해 적응하는 길밖에 없다.
상임위원회가 배정되면 빠른 시일안에 소속정당의 해당 상임위원회 간사실이 주도해서 피감기관들을 상대로 업무현황 설명회를 가진다. 보좌진들은 이런 설명회에 참석해 현안파악 및 대략의 업무를 파악한다. 물론 개별 의원실별로 해당기관에 부탁해 업무현황 청취를 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만큼 빠르게 보좌진들이 바뀐 상임위원회의 현안과 업무파악을 하느냐가 국정감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계속)
<김현목 보좌관>

김현목 보좌관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