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탐구] ‘박근혜 키즈’ 새누리당 이준석 혁신위원장
[인물 탐구] ‘박근혜 키즈’ 새누리당 이준석 혁신위원장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4-07-07 17:14
  • 승인 2014.07.07 17:14
  • 호수 1053
  • 6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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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발언, ‘온리원’ 인가 ‘원맨쇼’ 인가

"직을 걸겠다"며 김기춘·김명수 후보자 정조준
여당 내 '이벤트성' 비판 여론 속 성공 여부 관심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단연 ‘핫’한 인물은 새누리당 이준석 혁신위원장이다. 지난 1일 이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내가 같이 일했던 사람이 맞나 싶다”고 말한 데 이어 새누리당에는 “‘우리 불쌍한 대통령을 도와달라’는 얘긴 절대 다시 나와선 안된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더 나아가 김기춘 비서실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새누리당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그가,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발언들이 당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는 가운데 이 위원장을 둘러싼 의혹들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비대위원에서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준석 위원장을 집중 탐구했다.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돌아왔다. 2012년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밑에서 비대위원을 맡았던 그는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혁신을 위해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이른바 새바위 위원장을 맡으며 당 전면에 섰다. 위원장직 제안을 몇 번이나 거절했지만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의 변화라는 정치실험이 2년 만에 실패로 드러난다면 매우 아플 것 같다”며 수락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혁신 의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그만둘 것”이라며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친티 안티 공방 가열

이 위원장은 지난 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개혁을 필요로 하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강도 높은 혁신을 예고했다. 이어 “2년 전에 했던 쇄신을 또 다시 한다는 점에서 매번 도루묵 아니냐는 이야기에는 아직까지 할 변명이 없다”며 “선거용이라고 비난 받는 가장 큰 이유도 과거 새누리당이 세웠던 개혁 아젠다들이 서서히 후퇴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논문표절로 탈당 조치를 권고했다가 새누리당으로 복당한 문대성 의원 사례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이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자를 가려내는 데 더 엄정한 기준으로 볼 것을 권고하고 국회의원들의 도덕성 강화에 대한 의견도 모았다”며 “최근 인사파동 등에 대한 새누리당 입장을 보면 청와대 따라가기 행태로 행정부를 견제해야 될 입법부라고 볼 수 없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당내 인사들도 주저했던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을 향해서도 정조준했다. 그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충분히 할 수 있는 프로필 검증을 하지 않고 이를 인사 청문 제도만의 문제인 것처럼만 묘사한다면 청와대는 신뢰를 잃게 된다”며 “박 대통령도 어느 정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겠지만 인사위원장으로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이나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다.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 등에 대해 “적어도 여당이 아주 강한 비판을 하고 압박에 들어가야 한다”며 “김 후보자의 경우 지금 충분히 언론에서 제시한 의혹들도 합리적으로 제기하는 의혹들이라고 생각한다. 김 후보자가 해명해야 되는 부분이 많은데도 해명을 충실하게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인 결과물도 있다.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상당수 당권주자들로부터 당내 인사 검증위원회를 상설로 두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아낸 것이다. 이 위원장의 좌충우돌식 행보로 인해 새바위의 스타트는 일단 ‘성공적’이다. ‘인사 검증’ 등으로 폭탄발언을 연일 쏟아내며 이목을 끌었던 그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새바위 출범 과정에서 ‘재보궐 선거 쇼’라는 부정적인 평가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 위원에 대한 ‘찬티’와 ‘안티’가 공방을 벌인 것은 물론이다. 분명한 것은 이 위원장의 폭탄발언 등으로 새누리당 개혁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만은 사실이다.

자타공인 ‘엄친아’

이 위원장은 자타공인 ‘엄친아’다. 그는 서울과학고-서울대-미국 하버드 대학(경제학, 컴퓨터과학 전공)을 졸업한 화려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2007년 5월부터 저소득층 학생들을 상대로 무료 과외를 해주는 대학생 봉사단체인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을 이끌고 있다. 야학 현장에 갔다가 이 봉사단체 활동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는 비대위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박 대통령은 그를 비대위원으로 임명했고, 이후 정치권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비대위로 활동한 이 위원장은 거침없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이를 두고 부러워하는 눈치다. 새정치민주연합 한 의원은 “이준석이라는 개인의 역량보다는 세월호 사고 국면과 재보선을 앞두고 ‘박심’이 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선 돌리기에 충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 위원장에 대해 “최상의 전략”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 위원장에 대한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자 7월 재보선을 앞두고 여당 주요인사들이 수원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나는 노원병 출신”이라며 “재보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 자가발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행보에 촉각이 곤두서면서 한때 논란이 됐던 사안들이 또 다시 거론되고 있다. 하버드 선후배간의 설전이 벌어졌던 사안까지 도마 위에 올랐던 것.

실제 지난 2012년 1월 새누리당 국회의원이었던 강용석 변호사는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던 이 위원장을 병역법 위반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 위원장은 2010년 9월까지 이미지브라우저개발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 군복무를 했다. 군복무 중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SW 마에스트로 사업에 참여하며 회사를 수차례 이탈하고 무단결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이에 검찰은 조사를 벌인 후, 무혐의 처분했다.

최근에는 군대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병무청 감사 결과다. 이와 동일한 사안, 동일한 결론의 검찰조사와 무혐의 받은 문서도 있으나 그건 종이문서라 캡처 안 해둠. 이때 전수조사 하다가 오히려 지문인식기 기준으로 거의 1000시간 넘게 야근한 게 드러남”이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내, 비토 분위기 확산

그러나 이 위원장의 폭탄발언을 계기로 당내에서조차 ‘재보선 이벤트’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참사’ 후폭풍이 올 재보궐선거에선 ‘박근혜 마케팅’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새바위를 출범시킨 형국이니 그럴 만도 했다.박근혜 키즈로 당당히 무대에 다시 선 이 위원장이 당의 개혁을 실천할지, 아니면 ‘재보선 이벤트’로 끝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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