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화제의 경선] 해운대 기장갑 배덕광 vs 김세현
[7.30 재보선 화제의 경선] 해운대 기장갑 배덕광 vs 김세현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07-07 17:08
  • 승인 2014.07.07 17:08
  • 호수 1053
  • 6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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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서청원 전초전 성격”

“김무성-서청원 전초전 성격”
서청원 집사 vs 김무성 측근 대리전 양상
김세현, “도덕성 우위”에 배덕광 “지역일꾼론”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새누리당 7.30 해운대 기장갑 보궐선거가 정치권의 화제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7.14 전당대회를 앞두고 부산민심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바로미터로 당권 도전에 나선 김무성-서청원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질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부산시장 선거에서 아깝게 고배를 마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출마할 경우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친박 현기환 전 의원과 비박 안경률 전 의원간의 대결이 점쳐졌지만 새누리당은 중진급 인사들보다는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과 배덕광 전 해운대구청장으로 압축하면서 ‘지역의 일꾼’을 선택했다. 하지만 두 인사 모두 서청원, 김무성 의원과 친분이 있어 사실상 서-김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 정치권에서 화제의 지역구로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 해운대기장갑 후보자를 당원 3000명을 상대로 한 직접 투표와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국민참여 경선으로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배덕광 전 해운대구청장과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은 최근 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에서는 3선의 배 전 청장이 지역 인지도면에서 김 전 사무총장을 앞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올해 66세의 배 전 청장은 10년간 구정을 이끌어 온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지역 일꾼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업적으로는 전국 최초의 사회적 자본 증진조례 제정, 해운대구 인문학도시 조례제정, 세계시민사회센터 설립, 빅데이터분석팀 설치 등을 해운대 구정 10년의 대표 업적으로 꼽고 있다.

인지도 ‘배덕광’ 친박 주류  ‘김세현’ 안갯속

1967년 7월 중부산 세무서 세무서기보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그동안 쌓아온 행정경험을 해운대구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령의 나이에 재보선 출마를 위해 구청장을 중도사퇴한 점은 그가 넘어야 할 산이다. 또한 김세현 후보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과거 3선 구청장을 지내면서 제기된 수십억 원 재산 증가 관련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고급 아파트 분양권 취득 의혹 등은 배 전 구청장이 해명해야 할 사안이다.

배 전 구청장이 신고한 재산을 보면 2007년 22억 7000만원, 2014년 58억 2000만원으로 7년 사이 재산이 35억원 이상 증가했다는 점과 부동산 투기를 의심케 하는 10건의 부동산 보유, 30억원 상당의 예금성 자산 등의 재산 내역이 국민정서에 부합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해운대의 최고급 아파트 분양권을 지난 2012년 배우자 명의로 구입하는 과정에서 분양가의 4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2억2000만원 상당의 예금은 지출된 흔적이 있지만 나머지 5억8000만원의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나타나 있지 않다.

배 전 청장은 이런 의혹에 대해 언론보도를 통해 “30년전 부산 사직동 근처에 사놓은 땅(평당 시가 30만원)이 지금은 평당 3천만원으로 오르면서 재산이 늘어났다”며 “난 세무사 출신으로 누구보다 철저하게 재산관리를 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건설사로부터 분양권을 값싸게 분양을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배 전 구청장과 경선을 치러야 하는 김 전 사무총장은 영어교사 출신이다. 동아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온 김 전 사무총장은 육군학사장교 총동문회장을 역임했고 친박연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친박 유정복 인천시장과는 육군학사장교 동기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김 전 사무총장은 경선에 임하면서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제발 싸우지 마라, 민생을 챙겨라, 높은 윤리와 도덕성을 갖추어라,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어 달라 등 네 가지를 주문했다”면서 “김세현은 적어도 이 네 가지 요구조건에는 부합하는 후보임을 감히 자부하며 그것이 바로 나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서병수’시장 의중이 경선 변수 될 듯

또한 김 전 사무총장은 상대인 배덕광 후보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해운대를 발전시켜온 안목과 행정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공직에만 계셨던 분이 50억 원이 넘는 재산을 신고하고 현금 예치금액만 30억 원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것은 누가봐도 공직자로서의 자세는 아닌 것 같다”고 도덕적 차별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김 전 사무총장에게도 쓰라린 경험이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부산 해운대에 출마해 공천권을 받았지만 막판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공천이 물 건너 간 경험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사무총장은 “모 인터넷 신문 기자가 캠프 사무실에서 내가 돈을 줬다고 주장했다. 근데 돈 봉투를 준 사람은 내가 아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전화 통화한 기록도 없다”며 “검찰에서 국립과학연구소에서 돈봉투에 묻은 지문까지 검사했지만 내 지문은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해당 기자에 대해 거짓말 탐지기를 했더니 양성반응이 나왔다. 나는 피의자나 용의자도 아니고 참고인 조사 한번 받고 무혐의 처리됐다. 그때 문제가 됐으면 지금 출마를 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김 전 사무총장이 서청원 의원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고 배 전 청장이 김무성 의원 측근이라는 점에서 7월14일 있을 전당대회 전 서-김 대리전으로 여권내 화제의 지역으로 꼽고 있다. 즉 당권 도전하는 서청원, 김무성 막후 지원여부와 서병수 부산시장의 의중이 경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서청원의 집사’로 통하기도 하는 김 전 총장은 과거 서 의원이 만든 친박연대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명실상부한 ‘서청원 사람’이다. 반면 배 전 청장은 김무성 의원이 2002년 이회창 대선후보 비서실장 때 보좌역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무성 측근 인사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권에 도전하는 서 의원과 김 의원이 막후에서 지원할 공산이 높아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내에서 ‘7.14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부산 대의원과 일반인 민심을 알 수 있는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내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또한 해운대 기장갑에서 내리 4선을 한 서병수 부산시장의 복심도 중요하다. 외형상 배 전 구청장이 부산시장선거에서 서 시장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노력한 점과 그동안 구청장으로서 오랫동안 정치적 행보를 같이해온 만큼 배 전 구청장이 다소 유리하지 않느냐는 관측이다.

그러나 김무성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공천 배제될 당시 배후로 서병수 당시 사무총장으로 거론되면서 ‘앙금’이 남아 있느냐가 배 전 청장의 지원여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 의원은 올해 초 서 시장의 출판기념회장에서 “다시 좋은 관계로 복원했다”고 밝혔지만 여권내에서는 두 사람이 여전히 불편한 관계가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막판 서 시장이 김 의원이 지지하는 배 전 구청장보다 친박 주류가 지지하는 김 전 사무총장을 막후에서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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