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이야기 ❻ 아말피] 구시가의 아기자기한 풍경과 편안함 가득한 지상 낙원
[이탈리아 여행이야기 ❻ 아말피] 구시가의 아기자기한 풍경과 편안함 가득한 지상 낙원
  •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 입력 2014-07-07 16:47
  • 승인 2014.07.07 16:47
  • 호수 1053
  • 5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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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피 모습에서 영감 얻어 만든 달콤한 젤라또 시원한 바람 맞으며 해안에서 즐기는 저녁노을

 ‘아말피’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탈리아에서 경력이 10년 된 베테랑 운전기사도 운전하기 너무 어렵다는 절벽위의 해안도로? ‘죽기 전에 가봐야 하는 곳’, ‘달리고 싶은 유럽’ 등의 수많은 광고의 배경이 된 그 곳? ‘아말피’를 검색해보면 절벽위에 신비스럽게 깍아진 마을 사진이 함께 나오지만 사실 그 사진의 대부분은 ‘포지타노’라는 마을이다. 그렇다면 ‘아말피’ 마을은 어떨까? 아기자기한 포지타노 마을과 푸른바다 위 깍아 지른 듯 한 절벽위의 해안도로의 유명세에 비해서는 조금 덜 언급되는 곳이지만, 아말피는 주변 도시들과 또 다른 개성을 지닌, 매력적인 마을이다.

아말피는 한때 엄청난 부를 누렸던 이탈리아의 4대 해상국으로 불릴 만큼 화려한 도시였지만 쇠퇴한 이후 현재는 해안가의 작은 마을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해안가 어딘가의 시골마을에 놀러온 듯 한 구시가의 아기자기한 풍경은 화려함보다 평온함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준다.

아말피 마을에 진입해 중심가로 가면면 역시나 두오모가 있다. 이탈리아에서 오랜 여행을 하다보면 두오모에 대한 감흥이 많이 떨어지지만 아말피의 두오모는 조금 특별하게 보인다.

특별한 아말피 두오모 견과류 얹은 젤라또

이탈리아 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의 이 종탑은 아랍-노르만 양식이라고 불리는데 어떤 양식이라고 정확히 말할 수 없는 이국적인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성 안드레아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성당은 안드레아 성인의 모습과 그를 상징하는 십자가, 물고기 등의 이콘(아이콘-icon)이 성당 전체에 그려져 있다.

두오모를 지나면 길게 뻗은 마을을 구경할 수 있다. 마을에 진입하자마자 보이는 하늘색 간판의 젤라또 가게 ‘Gelateria Artigianale’에 들려보자. 주변에 많은 젤라테리아가 있지만 이 곳이 특별한 이유는 ‘아말피’ 맛이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남부에 유명한 ‘레몬’을 넣어 만든 레몬 맛도 상큼하고 맛있지만 지역명을 따서 만든 ‘아말피’ 맛은 꼭 맛봐야 한다. 높은 곳에서 내려 본 아말피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어 화이트와 다크 초콜릿, 약간의 견과류들을 뿌려 만들었다는 젤라또는 그 모양부터 맛까지 달콤하다.

정겨운 상점 풍경 해산물 가득한 식당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말피의 작은 상점들은 대부분 관광객을 위한 곳이지만 그 상점의 상인인 아말피 주민들은 정작 방문하는 손님에는 큰 관심이 없다. 모두들 옆 가게의 주인인 옆집 사람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더 행복해 보인다.

싸우는 듯 한 큰 억양과 된소리 발음이 많아 다소 거칠게 들리는 남부지역의 사투리 그리고 이탈리아인들의 특유의 과장된 제스쳐를 반복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또한 투박한 듯, 무심한 듯 과일, 야채 등을 올려 두고 수다를 떨며 다듬는 모습은 도심 속에서 볼 수 없는 정겨운 풍경이다.

해가 어스름지면 아말피 바다인 마리나 그란데(Marina Grande)로 나가보자. 말 그대로 ‘큰 바다’인 마리나 그란데를 바라보며 운치있는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바다의 명칭과 같은 ‘리스토란테 마리나 그란데(Ristorante Marina Grande)’를 찾아가보자.

파란색의 지붕과 마린보이를 연상하게 하는 줄무늬 파라솔 밑에 자리를 잡고나면 아주 친절한 미소의 종업원들이 메뉴와 함께 식전 빵인 그리시니(Grissini)를 가져다준다. 빵이라기보다 과자에 더 가까운 이 그리시니 브레드 스틱은 연필 굵기의 긴 막대 모양이 보편적인데 이 곳의 그리시니는 유난히 길고 레스토랑에서 직접 만들어 하나 하나 맛이 다르다.

아말피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 파스타와 연어 스테이크 등의 해산물 음식을 주문한 후 밤을 맞이하는 아말피 해안을 바라보면 가슴 뭉클한 감동이 느껴질 것이다.

낮에는 아기자기한 마을의 모습을 애피타이저로 즐기고, 오후에는 마리나 그란데에서의 산책을 그리고 저녁에는 해안가 레스토랑에서 시원하게 부는 바다 바람 한 모금, 서서히 저무는 노을 한 스푼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지상 낙원 ‘아말피’다.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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