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이야기 ❺ 오르비에토]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슬로우 시티의 본고장
[이탈리아 여행이야기 ❺ 오르비에토]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슬로우 시티의 본고장
  •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 입력 2014-06-30 17:10
  • 승인 2014.06.30 17:10
  • 호수 1052
  • 5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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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음식 대신 유기농 채소·과일로 만든 음식
장인 전통 기술·풍경이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도시

힐링을 위한 여행의 조건은 뭘까? 알맞은 온도의 바람과 햇살, 평화로운 자연과 풍경
그리고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 이 모든 게 함께라면 말 그대로 ‘힐링’이다. ‘여행의 힐링’을 원한다면
이탈리아의 오르비에토로 떠나보자.

로마에서 피렌체 방향으로 한 시간 남짓 가다보면 산과 구릉 사이에 자리 잡은 오르비에토를 만날 수 있다. 조용한 도시의 모습과 평화로운 환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진정한 ‘힐링’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오르비에토가 ‘슬로우시티(Slow City)’의 본 고장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슬로우 시티 운동 시작

오르비에토는 1999년 세계 최초로 슬로우 시티 운동을 시작했다. 1986년 로마 스페인광장에 맥도날드가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의 몇몇 도시에서는 획일화 된 인스턴트 음식을 반대하고 각 도시 고유의 맛을 지키자라는 취지로 ‘슬로우 시티’ 운동을 시작했고 그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오르비에토이다.
오르비에토에는 대형마트,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 없다. 도시 외곽에 있는 텃밭에서 유기농 채소와 과일 등을 재배하고 오르비에토 내 레스토랑에서는 옆집 할머니가 만들어주는 듯한 소박한 음식을 제공한다.
이 음식은 화려한 장식이나 자극적인 맛을 빼고 여행자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줄 ‘따뜻한 위로 한 스푼’이 더해져 만들어졌다.

건강한 음식·생활이 중심 되는 도시

슬로우 시티 선언문만 보아도 우리가 원하는 ‘힐링’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흥미를 갖는 도시이다. 훌륭한 극장, 가게, 카페 그리고 풍경이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도시, 장인의 전통 기술이 살아있으며 현지인들이 재배하는 제철 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도시 즉 건강한 음식, 건강한 생활, 즐거운 삶이 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도시를 추구한다.

화려한 두오모 지하 동굴 탐험도 가능

중심가로가면 잔잔하고 아기자기한 오르비에토의 분위기와 대비되는 화려한 두오모가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의 두오모는 이탈리아내에서도 화려함으로 손꼽힌다.
뾰족한 첨탑과 화려한 장미창이 고딕 양식의 특징을 추구하면서도 반아치의 문과 모자이크 등은 전통적인 로마 양식유지하고 있으며 내부에는 루까 시뇨렐리의 ‘최후의 심판’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르비에토 지하 동굴 탐험을 할 수 있는데 에투리아인들이 살았던 지표면, 우물 그리고 이후 로마인이 지배하게 되면서 만든 최초의 성당 흔적 등을 직접 볼 수 도 있다.
볼거리가 넘치는 오르비에토이지만 이곳에서 만큼은 계획, 일정 등은 잠시 접어두자. 그저 발길이 닿는 대로 천천히 마을을 느껴보자. 걸음이 빠르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아도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 모두 느리게 느리게 느림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오르비에토는 ‘느림이 미학’이 아름다운 도시다.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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