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6.4 지방선거 이후 집권 여당 내에서 보수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새누리당이 새로운 보수적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면 '보수진영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는 새누리당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적어도 새누리당에 있어서는 이제 '묻지마 투표'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감 선거현장에서는 아집과 이기주의에 집착한 '사이비 보수'들이 백년대계의 교육현장을 진보 좌파들에 줄줄이 다 넘겨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17명의 교육감 중에서는 진보성향 인사가 역대 최다인 13명이나 당선됐다.
특히 서울시 교육감에서 보수 세력을 대표하는 후보로 고승덕 후보와 문용린 후보가 나섰지만 단일화 실패와 1위를 달리던 고 후보의 딸이 ‘아버지는 교육감 후보 자격이 없다’는 폭로로 패배했다. 또한 KBS 길환영 사장의 사퇴과정에서 보여준 세월호 참사 편파 보도 역시 그동안 보수를 대표한다는 국가방송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장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친일 발언 동영상이 KBS를 통해 방송되면서 박근혜 정권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집권 여당에서는 중앙일보 주필을 지낸 대표적인 보수 인사인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보여준 발언과 역사관에 크게 위기의식을 가진 모습이다. 당장 새누리당은 정권을 유지하는 데 핵심 근간인 보수 세력내에서조차 ‘문창극은 아니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높아지면서 서둘러 당내 원로인 서청원 의원이 나서 ‘문창극 사퇴를 종용’한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서 의원 개인의 경우 7.14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근혜 정권에 대한 지지도 하락은 곧 자신의 선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발빠르게 나선 셈이다.
새누리당 역시 7.30 재보선을 앞두고 ‘보수의 위기’는 곧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문 후보자에 대해 적극 방어를 하지 않았다. 결국 6.4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선거 패배로 나타난 보수 진영의 위기와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발언으로 인한 보수 세력의 분열을 감지한 여권이 문 후보자를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기도 전 내친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여당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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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