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마니아들 계모임까지 들어 단골로 찾아
일부 마니아들 계모임까지 들어 단골로 찾아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05-07-30 09:00
  • 승인 2005.07.3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택가를 통해 영업을 하는 속칭 ‘오피스텔 대딸방’이 은밀히 성업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딸방’이란 여성 접대부가 핸드플레이를 통해 남성의 욕정을 해소해주는 것. 미아리, 청량리 588 등 집창촌에 대한 경찰 단속이 강화되면서 최근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우후죽순으로 확산되고 있다. 업소에서 일하는 접대부는 대부분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다. 때문에 일부 마니아들의 경우 계를 들어 정기적으로 이곳을 출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놀라운 사실은 성매매를 제공하는 2차 업소가 최근 등장했다는 점이다.

영업 규모도 오피스텔 여러채를 빌려 동시에 운영하는 등 이미 기업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등장한 2차 대딸방의 경우 주택가로 파고든 게 특징. 강남 일대에 밀집해 있는 기존 대딸방의 경우 보통 ‘스포츠마사지’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해왔다. 업소 위치도 이미 인터넷 사이트 등에 오픈이 된 상태다. 뱅뱅사거리가 대표적인 예다. 이곳에는 현재 10개 정도의 업소가 영업을 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일부 이름이 알려진 곳의 경우 서비스를 받기 위해 1~2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자연히 손님 유치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강남 P업소 관계자는 “최근 생겨난 강남 대딸방의 경우 공간은 작지만 아담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장점”이라면서 “때문에 일부 업소는 잠시 영업을 중단하고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시설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더욱 더 ‘하드한(?)’ 서비스를 무기로 손님들의 발길을 유도하는 곳도 있다. ‘원조 대딸방’을 표방하는 신림동 고시촌 일대가 그것.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이곳은 4~5개 정도의 업소만이 영업을 했다. 그러나 현재는 20여개 대딸방이 인근에서 성업 중이다. 한 업소 관계자는 “사법고시 준비생들이 밀집해 있고, 유동인구가 많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하드한 서비스가 일품’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방에서 원정오는 경우도 있다”면서 “현재는 2~3시간 정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삼각지 오피스텔 대딸방의 경우 좀처럼 실체가 외부로 알려진 적이 없다. 업주들이 다녀간 사람들에게 ‘입단속’을 시키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터넷 사이트에도 체험기를 올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할 정도다. 때문에 업소 위치는 일부 마니아들의 입과 입을 통해 비밀리에 전해져 왔던 게 사실이다.

최근 이곳을 다녀왔다는 강모(34)씨는 “삼각지 일대에 퍼져있는 오피스텔 대딸방의 경우 영업허가가 나오는 곳이 아니다. 적발될 경우 업주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면서 “때문에 철저하게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보안이 까다로운 대신 서비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기존 대딸방의 경우 간단한 스킨십과 핸드플레이가 서비스의 전부다. 그러나 오피스텔 대딸방의 경우 성매매까지도 제공한다는 게 경험자들의 귀띔이다. 기자는 강모씨를 통해 어렵게 오피스텔 대딸방의 전화번호를 입수할 수 있었다. 비밀유지를 위한 이들의 노력은 전화통화에서도 알 수 있었다. 한번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편의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까다로웠다.

실제 기자가 입수된 번호로 전화를 걸자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고는 다시 전화를 하라고 한다. 몇분 후 다시 전화를 하자 이번에는 OOO 골목으로 오라고 지시한다. 한적한 골목에 도착해서 전화를 하니 멀리서 한 남성이 눈인사를 보낸다. 전화상으로 주차를 지시한 후, 근처의 OO오피스텔 후문으로 들어갔다. 이곳의 까다로운 절차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기실로 들어가자 이번에는 질문공세가 이어진다. 누구 소개로 왔고, 어떻게 이곳을 알았는지, 잘나가는 안마시술소의 명칭을 대어보라 는 등 질문이 줄을 이었다. 경찰이나 기자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란다. 답변을 얼버무릴 경우 출입조차 불가능하다. 이같은 절차를 거치고 나자 그제서야 업주의 인상이 펴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업주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빈방이 생겼다는 것이다. 기자는 대기실에서 OO동 OO호로 안내됐다. 18평 정도의 오피스텔 내부는 TV와 침대만 있을 뿐 다른 물품은 전혀 없었다. 방에는 이미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접대부가 자리를 잡고 있다. 경찰 단속을 우려해서인지 계산도 룸에 있는 접대부가 직접 했다. 가격은 핸플의 경우 6만원. 2차는 10만원. 이곳에서 만난 접대부에 따르면 이곳은 이미 어느정도 기업화가 됐다고 한다.그는 “주변의 오피스텔 여섯채를 동시에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알고 보니 이 접대부도 A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인터넷에서 알바를 구한다는 글을 보고 지원했다는 것. 그는 “처음에는 조금 망설였지만 일당이 높다는 말에 욕심이 생겨 일을 시작했다”면서 “자신은 방학 때부터 시작했지만, 친구들은 학기 중에도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귀띔했다.


# 이색업소 탐방 - 스타크래프트 타고 북창동 간다
>“유흥업소가 아닌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곳 만들 계획”


지난해 발표된 이른바 ‘9·23 성매매특별법’의 최대 피해자는 집창촌이다. 그러나 집창촌 못지 않은 피해를 본 곳이 바로 룸살롱 밀집지역인 북창동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창동은 서울의 ‘유흥 메카’였다. 취객들이 항상 길거리를 배회했고, 취객들을 잡기 위한 유흥업소 종업원들의 호객행위도 다반사였다. 그러나 9·23 파동 이후 상황이 변했다. 강남의 경우 그나마 나은 편이다. 북창동식 영업으로 전환하면서 오히려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북창동은 더욱 깊은 불황의 늪에 빠졌다. 북창동의 잘나가는 영업부장들이 잇따라 강남으로 보금자리를 옮기게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북창동 한복판에 위치한 추카추카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추카추카는 기발한 이벤트로 무장해 위기를 이겨냈다. 연예인들이 즐겨 이용하는 스타크래프트 차량으로 직접 손님들을 패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아무리 손님이 멀리 있어도 직접 스타크래프트를 몰고 손님을 모시러 간다. 이곳에서 만난 이영민 부장은 “단체 손님뿐만이 아니라 3~4명이 불러도 언제든 출발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면서 “심지어 1명이 불러도 손님이 있는 곳까지 스타크래프트를 끌고 나간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이곳에는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몇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다음은 이 부장이 회고하는 일화 한토막. “지난 봄으로 기억합니다. 저녁 7시경 일산에서 손님 한분이 전화를 했어요. 전화를 받자마자 부랴부랴 차를 타고 일산으로 달려간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고맙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전혀 힘들지가 않았어요.”뿐만 아니다. 생일이나 기념일이 있는 고객들에게 새벽이라도 케익을 구해오는 서비스를 비롯해, 룸의 전등을 끄고 불쇼로 축하메시지를 보여주는 서비스, 심지어 식사 안한 고객에게 저녁을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이 부장은 “북창동이 유흥과 환락으로만 비춰질 때가 가장 속이 상한다”면서 “북창동이 단순한 유흥업소가 아닌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으로 만드는 게 향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준 프리랜서  pandora@pandora21.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