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은 사람은 극히 일부로 제한된다. 보안 또한 철저하다. A씨와 B씨가 가게에 들르는 날에는 한바탕 전쟁이 치러진다. 예약을 받는 담당이 별도로 있을 정도다. 예약을 하고 차에서 내려 정해진 룸까지 들어서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남짓. 룸에 들어오는 나가요걸도 사전에 철저한 교육을 받기 때문에 비밀이 외부로 샐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기자는 몇 주에 걸친 탐문 끝에 A씨와 B씨를 접대한 경험이 있다는 나가요걸 유미(가명)씨를 만날 수 있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어렵사리 입을 떼었다. 그는 “두 사람 다 매너는 깨끗하고 좋았다”면서 A씨와 B씨로부터 받은 선물과 사인 몇 장을 들이밀었다. 그러면서도 사진 촬영은 한사코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놀라운 사실도 털어놓았다. 두 사람이 업소를 나간 후 가는 장소가 D안마시술소라는 것이다.
강남 중심가에 위치한 이곳은 인테리어가 럭셔리하기 때문에 평소 외국인도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게의 위치를 찾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종업원에게 A씨와 B씨의 출입 사실을 묻자 조용한 곳으로 장소를 옮기자고 한다. 그러면서도 처음에는 관련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추궁이 이어지자 가게 이름과 위치를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A씨와 B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는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보안이 생명이다. 이 바닥에서는 이미 소문이 날대로 난 상태지만 외부로 정보가 흘러나가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가게 이름과 위치만 나가지 않도록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알고 보니 이곳은 A씨와 B씨 외에도 상당수의 연예인이 한번쯤은 들른 적이 있다고 한다. 남자 연예인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한번쯤은 매니저와 함께 이곳을 예약하곤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연예인 E씨가 이곳을 다녀갔다. E씨는 이미 방송가에서도 카사노바로 소문이 자자한 인물. 순수한 외모와는 달리 사생활이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촬영이 없는 틈을 타 가끔 이곳을 들른다고 한다. 그러나 E씨와 같은 사람만 오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F씨도 이곳을 들른 적이 있다고 한다. F씨의 경우 평소 매너가 좋기로 소문나 있을 뿐 아니라 애처가로도 유명하다. 그런 F씨가 새벽 촬영을 마치고 매니저와 함께 이곳에 들렀다는 것이다.F씨가 올 때마다 호출을 받아 들어간다는 한 여종업원은 “평소에는 팬이지만 이곳에서는 F씨의 애인으로 통한다. TV에서 보는 모습과 달리 수줍음을 많이 타는 것 같더라”면서 “특히 거사(?)가 끝나면 엄청난 액수의 팁까지 안겨주기 때문에 좋다”고 귀띔했다. 연예인들 사이에서 이곳이 유명한 또 한가지 이유는 에로배우들이 여종업원으로 있기 때문이다. 한때 성인비디오 마니아 사이에서 상당한 지명도를 얻었던 일부 에로배우들이 이곳에서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기자의 인터뷰에 한사코 거부감을 내비쳤다. 이곳 종업원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금은 유명하지 않지만, 한때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던 배우들이다.
성인 비디오 업계가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출연 섭외가 줄어들자 어쩔 수 없이 외국으로 나갔다는 것.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돈을 벌기는커녕 오히려 빚만 지고 돌아왔다. 국내에 와서도 뚜렷한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이들이 선택한 곳이 지금의 안마시술소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종업원은 “안마시술소에서 일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을 듣고 예약을 문의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이전에 관계가 있던 연예인들도 같이 모여들고 있다”면서 “이들 중에는 연예인뿐 아니라 사회 인사들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이곳은 단속에 있어서도 ‘무풍지대’다. 한 업소 관계자는 “단속이라는 것이 거의 관할지역에 일임된 것 아니겠냐”면서 “안마시술소의 경우 보통 관계기관에 지인들이 한 두명씩은 있기 때문에 단속에 걸릴 확률은 낮다”고 설명했다.
#성매매여성들, 성노동자의 날 공식선언 “우리를 성노동자로 인정하라”
성매매여성들이 ‘성노동자의 날’을 공식선언하며 ‘성노동자’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6월 29일 전국성노동자연대 한터여성종사자연맹(한여연)은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앞에서 공식 출범식을 열고 성매매 여성의 노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성매매 여성 천여명이 모인 이날 집회에서 이들은 정부의 성매매금지법으로 인한 단속으로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성매매 여성은 엄연히 노동자’라고 주장했다.이날 성매매여성들은 스스로를 “대한민국의 시민, 주권자, 노동자, 비정규직”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성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 쟁취 및 각종 인권유린 저지 그리고 성노동자의 건강권 보호 등의 10대 규약을 발표했다.
이들이 스스로를 ‘성노동자’로 규정짓는 이유는 성매매를 통해 생계를 꾸려나간다는 것 때문이다. 즉 여느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스스로 일하는 ‘노동자’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성매매 금지법으로 인해 자신들은 생계에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되었으며 ‘성을 판다’는 사회의 낙인까지 찍히게 되었다는 것.특히 이날 부대표로 선출된 정모씨는 “여성부는 성매매 피해여성과 성매매여성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인신매매를 지칭하는 ‘성매매피해’와 자발적인 ‘성노동’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한여연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여연은 또 성매매금지법으로 인해 오히려 음성적인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더욱 큰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씨는 “성노동을 하고 안하고는 본인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라며 “법과 공권력으로 강제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자리를 함께 한 사회진보연대 호성희 여성국장은 “성매매 자체를 범죄시하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호 국장은 “분명한 것은 성매매를 하면서 생활하는 여성들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무조건적인 금지보다는 여성계가 성노동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려는 자세가 시급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여성부의 입장은 여전히 단호하다.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30일 “성매매 여성들의 ‘성노동자’로의 생존권 요구는 인정할 수 없다”며 “성매매는 엄연한 불법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성매매’를 둘러싼 양측의 팽팽한 대립은 한동안 잠잠했던 성매매특별법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향>
서준 프리랜서(pandora21.com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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