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4년 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해 월드컵 출전 꿈이 무산됐던 이근호가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내며 그간의 설움을 날려버렸다. 또 군인 신분인 그는 월드컵 출전선수 중 최저연봉이라는 진기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근호(상주상무)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오전 7시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교체 출전해 후반 23분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그는 후반 11분 박주영 대신 투입된 이후 12분 만에 골을 만들어 내면서 특급 조커로 자리매김했다.
이로써 그는 생애 첫 월드컵에서 골까지 기록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간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던 이근호는 4년 전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예선에서 맹활약하며 ‘허정무의 황태자’로 불렸다. 하지만 유럽 진출 실패 이후 컨디션 난조를 겪다가 결국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그는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월드컵 진출의 꿈을 이뤘다.
이근호는 “오랫동안 바라고 기다렸던 일이었다. 발탁돼서 기쁘고 꿈 같은 일이 이루어진 것 같다”며 “한국의 모든 축구 선수와 국군 장병을 대표해서 가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결국 4년을 기다려온 이근호의 꿈을 골로 돌아왔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꿈꿔왔던 골이다. 기다려왔다. (꿈이) 현실이 되다 보니까 아직까지 실감 안 난다”며 “오늘 훈련할 때 훈련감이 좋아 자신있게 찼다. 자신감이 실려서 운도 따른 것 같다”며 “우리가 지금 해왔던 것, 키핑하고 패스하는 것을 주무기로 알제리전 준비를 잘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상주상무프로축구단 소속인 이근호는 군인신분으로 그의 월급은 약 14만9000원, 주급으로는 약 4만 원이 조금 안 된다. 주급으로 수억 원을 받는 선수들이 즐비한 월드컵에서 그는 최저급여를 받는 선수에 속해 최저비용 최대 효과의 대명사가 됐다.
반면 이날 이근호의 골을 막지 못한 러시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프의 연봉은 약 305억 원에 달한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