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강자 롯데 클라우드에 300억 붓는다
유통강자 롯데 클라우드에 300억 붓는다
  • 이기수 기자
  • 입력 2014-06-23 13:21
  • 승인 2014.06.23 13:21
  • 호수 1051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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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맥주전쟁


[일요서울 | 이기수 대기자] 연간 시장 규모 4조원 맥주시장에 롯데그룹이 본격 뛰어들면서 맥주시장이 들끓고 있다. 이미 소주와 양주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통 강자 롯데의 출연에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맥주업계는 원래 지난 4월 롯데가 충주 맥주공장에서 생산된 신제품 ‘클라우드’ 출시를 계기로 불붙을 전망이었는데 ‘세월호 참사’ 라는 국가적 사태를 만나 거의 두달간 ‘술’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고 근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최근 월드컵 축구 시즌을 맞아 판촉경쟁에 불을 댕긴 것이다.

국내 맥주시장은 OB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맥주의 지존을 강조하는 OB는 지난 2000년 하이트에 역전당하며 1위 자리를 하이트에 내줘야했다. 그러나 10년 넘게 와신상담하던 OB는 ‘카스’, ‘라거’ 등 신제품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 2011년 1위 탈환에 성공했다.

OB는 지난해 19억7780만병(9889만 상자)을 출고해 14.3%의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하이트 진로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을 55.7%로 높였다. 2011년 재역전이후 하이트와의 점유율 격차를 매년 벌여가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 진로는 15억7532만병(7876만 6000상자)을 출고해 시장 점유율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50%이하(44.3%) 로 내려가는 수모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맥주시장 진입규제 완화로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중소기업 등 신규 시장 진입이 활발해진 틈을 타고 롯데그룹이 맥주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작년말 충주에 연 5만㎘규모(전체시장의 약 2%)의 맥주공장을 완공한 롯데주류는 지난 3월 하순 신제품 ‘클라우드(Kloud)' 를 출시하고 맥주시장 진출을 알렸다. 클라우드(도수 5도)는 오리지널 그래비트 공법을 적용, ‘물타지 않은 프리미엄 맥주’로 컨셉을 잡고 경쟁브랜드와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통지존 맥주도전장 업계긴장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기 상종가인 배우 전지현을 클라우드 맥주 모델로 기용해 세월호 때문에 주춤했던 지상파 등을 통한 광고를 본격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5월 하순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클라우드’는 현재 나름대로 선방중이라고 롯데측은 자평한다. 유통 강자답게 롯데그룹의 거미줄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 측은 출고가도 일반 맥주보다 200원 높게 책정했지만 대부분 일반 맥주가격으로 판매되어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클라우드 출시 이후부터 최근까지 클라우드 점유율은 14.5%에 달했다고 밝혔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약 7%의 점유율을 기록해 초반 성적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자평이다. 물론 여기에는 자사 유통망 활용과 막강한 자금력이 뒷받침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 맥주의 초기 마케팅 비용만으로 300억 원을 쏟아붓는다는 방침이다. 또 2017년까지 7000억 원을 투자해 충주33만㎡의 부지에 연산 50만㎘ 규모의 제2공장도 건설할 방침이다.

롯데의 출현에 긴장하고 있는 OB맥주는 ‘클라우드’ 대항마로 프리미엄급 에일맥주 ‘에일스톤’을 출시했는데 이 역시 대성공이라고 회사측은 자평한다. 에일맥주란 맥주통의 윗부분에서 효모를 발효시키는 ‘상면발효’ 방식의 보리로 만든 맥주다. 고대 이집트에서 탄생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맥주타입으로 현재 전 세계 3%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프리미엄급이다.

OB맥주 관계자는 “일부 맥주 매니아 계층만 찾을 것으로 예상한 에일스톤이 예상밖의 소비자 반응을 보여 현재 생산량 증가를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에일스톤의 출고가는 330ml 기준 1493원이다. 대형마트에서는 병당 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 회사는 기존의 하이트를 리뉴얼한 ‘뉴하이트’로 대응에 나섰는데 맛이나, 패키지등 모든 면에서 우월성을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정면 승부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뉴하이트는 부드러운 맛을 위해 알코올 도수를 4.3%로 조정하고 하이트의 80년 양조기술을 집약한 완전 신제품” 이라면서 “뉴하이트 출시 이후 시장점유율이 회복국면으로 반전됐다”고 말했다.

맥주전쟁은 월드컵과 인천아시안 게임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지각변동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스포츠 행사에 시원한 맥주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국내 맥주 브랜드로는 최초로 월드컵 공식맥주에 선정된 OB맥주의 ‘카스 후레시’가 월드컵 TV광고를 내보내며 마케팅에 본격 돌입했다. OB측은 월드컵TV CF와 월드컵패키지 등이 축구중계를 타고 전세계에 자연스럽게 알려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OB맥주 관계자는 “25년간 월드컵 공식 스폰서였던 미국 본사 버드와이저와 더불어 카스가 공식맥주로 선정되어 월드컵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 밝혔다.

하이트 진로는 다소 독특한 월드컵 마케팅으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월드컵 관련한 스폰서 활동이나 공식 브랜딩 활동보다 새로운 응원 문화 만들기 캠페인에 주력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일종의 앰부시(Ambush) 마케팅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월드컵 응원문화를 위해 무알콜 맥주 ‘하이트제로 2014스페셜 에디션’을 출시, 월드컵축구를 겨낭한 판촉활동에 나섰다.

롯데주류는 지난 13일 서울 역삼동의 클럽 디에이를 시작으로 20일 부산 서면 더픽스, 27일 홍대 크림 등 유명 클럽을 순회하며 ‘파트 온더 클라우드’ 행사를 연다. 맥주소비가 많은 인기클럽을 타깃으로 젊은 층부터 클라우드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o-ing58@ilyoseoul.co.kr 

이기수 기자 o-ing5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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