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국내 기업 ㉔-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간판만 국내 기업 ㉔-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4-06-23 13:09
  • 승인 2014.06.23 13:09
  • 호수 1051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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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국 이어 일본인 주인 맞을 채비 중

6년 만에 ‘백기’…일본계 자본 침투 본격화
J트러스트는 ‘대부업’주력사…논란 될 듯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증권가에는‘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용어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투자전략으로 한국의 일반투자자처럼 주식매매를 한다. 이들의 수법은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돼 2014년 사라져야 할 것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국내 기업명을 혼합해 쓰지만 실제로는 외국계 기업인 경우도 있다. GM대우, 홈플러스, 맥심 등과 같이 지분 전량이 매각된 회사도 있고, 에쓰오일처럼 지분의 절반 이상이 외국계기업에 매각된 사실상의 외국계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을 국내 기업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명이지만 지분은 외국계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한다. 그 스물네 번째로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이다.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이하 SC금융)의 계열사다.

2008년 SC금융이 ‘예아름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 사업에 뛰어들면서 영국계 주인을 맞이했다.

예아름저축은행은 경영 부실로 영업정지된 대운·좋은·홍익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 받은 가교저축은행이 전신이다.

대운·좋은·홍익저축은행은 각각 전남 광양·경기도 성남시 분당·전남 목포에 영업망을 확보하고 운영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영업정지를 당하는 불운을 맞았다. 이들 저축은행들은 새 주인을 만날 때까지 예금보험공사가 임시로 맡아 관리하는 ‘가교저축은행'으로 전환하면서 ‘예아름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SC가 1500억 원을 들여 인수하면서 SC저축은행으로 다시 태어났다.

SC캐피탈 또한 SC그룹이 보유한 할부금융 전문회사로 2008년 1월 14일 설립됐다. 현재 주택금융과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에 위치해 있으며, 총 21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공식법인명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 주식회사다. 2010년 여신금융업계 최초로 이동점포 스탠다드런을 선보였다. 마찬가지로 SC캐피탈의 주인은 영국계였다.

그런데 최근 일본계 대부업체인 J트러스트에 매각이 결정됐다. 그것도 지분 100% 전량을 판매키로 합의했다. SC금융이 저축은행 사업에 뛰어든 지 6년 만이다.

SC금융에 따르면 “SC금융지주는 자회사인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의 지분 100%를 일본계 대부업체인 J트러스트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의 매각 가액은 총 1510억원(1억4800만 달러) 수준"이라며 "이번 인수는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을 계기로 일본계 금융자본의 한국 내 영역은 더욱 넓어지게 됐다.

J트러스트는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 KJI대부금융, 하이캐피탈대부 등 총 3개의 대부업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친애저축은행(구. 솔로몬저축은행)을 통해 제2금융권에도 진출해있다. SC저축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이 회사는 두 개의 저축은행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SC저축은행 내부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매각 저지 투쟁 ‘예고’

SC저축은행 노조 관계자는 “과거 일본에서 J트러스트는 대부업을 주력으로 고금리, 강력한 채권추심, 공격적인 M&A로 사업을 키워왔고 이런 와중에 일본 당국과의 마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J트러스트는 서민금융기관 본연의 역할보다는 수익을 창출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고, 특히 당국의 방침과 달리 대부업체를 추가로 인수하는 등 일본에서와 같이 부도덕한 경영을 하고 있다"며 “얼마 전 친애저축은행이 2013년 금감원 민원평가 결과 5등급 불량 판정을 받은 것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번 매각이 금융위의 승인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금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또한 SC저축은행 노조의 매각저지투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금융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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