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안방마님 부자순위 대공개
재벌 안방마님 부자순위 대공개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4-06-23 11:15
  • 승인 2014.06.23 11:15
  • 호수 1051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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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인 그룹 총수의 5% 수준…보수적 가풍 때문인 듯
미망인, 남편 뒤이어 경영 나선 경우도…그래도 ‘조용’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여풍’이 거세지고 있지만 재계 ‘안방마님’들의 주식자산은 남편인 그룹 총수의 5%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 SK, 현대중공업 회장의 부인은 지분이 아예 없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보다 남편인 그룹 총수의 뒷바라지를 하며 그룹을 일구고 있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재벌 ‘안방마님’의 주식자산 보유 현황을 공개한다.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 40개 기업집단의 총수 배우자 주식자산을 조사한 결과, 그룹 회장이 남성이고 부인이 생존해 있는 37개 그룹 가운데 20곳(54%)만이 부부가 동시에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수의 주식 자산은 41조7850억 원이었고 배우자는 2조3500억 원이었다. 이는 남편의 5.6% 수준이다.

이마저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구본무 LG회장의 부인 김영식 씨가 2300억 원(86%)의 주식자산을 보유, 배우자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홍 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0.74%를 보유,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1조5400억 원의 주식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11조8천300억 원)의 13% 수준으로, 평균치는 넘는다.

LG의 김 여사는 LG와 LG상사 주식 4900억 원 어치를 보유, 구본무 회장(1조2700억 원)의 38.6% 비중을 차지했다.

이 두 명을 뺀 나머지 18명의 보유 주식자산은 상당히 미미했다. 1인당 170억 원 가량인 3200억 원을 나눠 갖고 있다.

다음으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부인 김미경씨의 주식자산이 913억 원이었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 부인 곽숙재씨가 742억 원, 장형진 영풍 회장 김혜경씨가 507억 원 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어 김승연 한화 회장 부인 서영민씨(333억 원), 이순형 세아 회장 부인 김혜영씨(213억 원), 조석래 효성 회장 부인 송광자씨(138억 원), 이호진 태광 회장 부인 신유나씨(128억 원) 순이었다.

반면 17개 그룹의 안주인은 아예 보유 지분이 없다.

이들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지난해 4월 SK주식 0.04% 전량을 매각한 뒤 주식이 한 주도 없는 것으로 나왔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 씨,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부인 김영명 씨, 허창수 GS 회장의 부인 이주영 씨, 조양호 한진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 역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는 재계의 보수적 가풍이 반영된 탓으로 풀이된다.

문밖 출입 금지 빗장 조금은 열려

전통적으로 재벌가는 며느리들의 외부 활동을 암묵적으로 제한했다. 이 탓에 창업주 세대의 며느리들 중에는 조용히 남편을 내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 인물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부인 고 이정화 여사다.

서울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대에 다니던 중 정 회장을 만나 결혼한 이 여사는 남편에 대한 ‘조용한 내조’로 재계 안팎에 소문이 나 있었다.

고인은 생전에 재벌 총수의 아내임에도 화려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근검절약이 몸에 배었던 그는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용한 내조와 자식교육으로 ‘현모양처'와 ‘조강지처'의 표본이었다는 게 고인에 대한 평가다. 정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 도전정신은 가정을 묵묵히 이끌어가는 이 여사의 내치(內治)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여풍이 거세지고 배우자 상속을 늘리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재계의 보수적 가풍이 반영된 탓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들어 경영권이 창업주의 자식에게 넘어가면서 며느리들과 손녀의 외부 활동이 조금씩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미술관을 경영하거나 봉사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재벌 총수의 부인들이 하나 둘씩 계열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양귀애 대한전선 명예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남편 대신 그룹 지휘봉을 잡은 공통점이 있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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