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8천억 대 주식 부자된 홍석조 회장 일가
상장 후 8천억 대 주식 부자된 홍석조 회장 일가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4-06-23 11:10
  • 승인 2014.06.23 11:10
  • 호수 1051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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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배만 불린 재벌들] BGF리테일

매출 줄어들어도 대폭 늘린 배당금은 ‘계속’
사측 “배당 액수가 왜 중요한건 지 모르겠다”

▲ <뉴시스>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 10대그룹 총수들이 받아간 현금배당 총액은 2445억 원이다. 최저시급 5210원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일일 24시간씩 1년 365일 내내 일만 했을 때, 5431년 뒤에나 모을 수 있는 돈이다. 단, 월급을 한 푼이라도 쓰거나 잠을 한 시간이라도 잔다면 시간은 그만큼 늘어난다. 이러한 현실에 혹자는 “대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부익부를 지향하는 것이다. 배당금 자체가 대기업의 부익부를 유지해 가려는 계책인 동시에 소득재분배를 외면하는 행위다”라고 비난을 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자기 배만 불린 재벌들’ 이라는 기획연재를 통해 배당금의 진실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주식 상장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BGF리테일(회장 홍석조·사진)이다.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지난달 1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상장 첫날 기준으로 5만52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당초 공모가였던 4만1000원 보다 30% 이상 높았고, 시가 총액은 1조 원을 넘어섰다.

덕분에 홍석조 대표이사 회장 일가 역시 8000억 원 수준의 지분가치를 올렸다. 상장 한 번에 주식 부자 반열에 등극한 것이다. 우선 34.9%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홍석조 회장의 지분가치만 따지면 4751억 원이었다.

9.2% 지분을 보유한 홍 회장의 형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공모가 기준 925억 원 보다 320억 원 많은 1245억 원이었고 여동생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7.5%)과 둘째 동생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5.0%)도 각각 264억 원, 175억 원으로 장을 마쳤다.

홍 회장의 아들 홍정국 경영혁신실 실장도 0.20%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부인 양경희씨가 0.18%, 홍석현 회장의 부인 신연균씨도 1.0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총수 일가의 지분은 모두 65.9%, 8178억 원에 달한다. BGF리테일 입장에선 시장의 기대만큼 성공적인 상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보는 세간의 시선이 꼭 좋지만은 않은 모양새다. 앞서도 BGF리테일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총수 일가의 배를 불렸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어 비판적인 시선은 더욱 증폭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안덕수 새누리당 의원은 “홍 회장 일가가 주주인 물류회사 등은 BGF리테일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액의 대부분을 벌어들였고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가 엄청난 배당금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에 따르면 BGF리테일 계열의 서울물류의 경우 홍 회장이 지분의 30%, 동생인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이 6.67%,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이 6.67%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81억5000만 원 가운데 99.1%를 BGF리테일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벌었다.

BGF로지스강화(옛 경인물류)도 86억8000만 원의 매출 가운데 99.7% 정도가 BGF리테일과의 거래다.

안 의원은 “이같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홍석조 회장은 지난해 BGF리테일 배당금 83억 원을 받았다”며 “물류부문에서 얻은 배당까지 감안하면 더 높은 금액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0년간 500억 원

지난 10년간 받은 배당금을 모두 더하면 금액은 훨씬 더 상승한다. 지난 10년간 BGF리테일이 총수 일가에 준 배당금은 500억 원이 넘는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BGF리테일이 지난 2005년부터 지급한 배당금은 835억 원이다. 10년간 총순이익 3949억 원 대비 22% 수준의 금액이다. 이중 총수 일가로 흘러 들어간 현금배당액은 516억 원 정도다.

지분대로 계산하면 홍 회장에게 지급된 현금배당액은 최근 10년간 283억 원에 달한다. 매년 30억 원에 이르는 현금을 챙긴 것이다. 홍석현 JTBC 회장도 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등 매년 평균 7억 원대에 이르는 현금 배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주주 중 3대주주는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이다. 홍 부관장은 7.5%의 지분을 보유해 매년 평균 6억 원의 현금을 회사로부터 받았다.

더구나 이처럼 총수 일가가 엄청난 액수를 벌어들이는 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CU편의점 점주들의 잇따른 자살로 홍역을 치러 “가맹점주들을 보다듬는 경영은 나 몰라라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들 배불리기는 적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매출이 줄어들 때도 마찬가지다. 홍 회장은 BGF리테일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배당금을 대폭 늘린 뒤 단 한 번도 이를 줄이지 않았다.

이쯤 되자 시민 단체들과 소비자들이 시선이 고울 리가 없었다. 한 시민경제단체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캐쉬카우 역할을 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수익금을 재투자할 생각도 없어 보이고 점주들을 위해 사용할 생각도 없어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BGF리테일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견해로 일관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고배당 논란과 관련해 “500억 원이라는 절대적 액수가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 “고배당의 기준이 대체 뭐길래 비판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일축했다.

갑을 논란 와중에도 배당금을 가져간 것에 대해서도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상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선 “국정감사에서 나온 물류 회사들은 홍 회장 일가에 배당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일감 몰아주기는 BGF리테일과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부분”이라고 못을 박았다.

“매출이 줄어 들고, 회사 가족인 가맹점주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 총수들의 배당곳간은 마를 일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하는 이들과 “500억 원이라는 액수가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반문하는 BGF리테일의 시각차는 언제쯤 좁혀질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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