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고개드는 ‘로또조작설’ 왜?
또다시 고개드는 ‘로또조작설’ 왜?
  • 이수향 
  • 입력 2005-06-21 09:00
  • 승인 2005.06.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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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로또 괴담’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국무조정실 산하 복권위원회측에 따르면 정부는 로또복권의 판매 마감시간(매주 토요일 오후 8시)과 추첨시간(오후 8시 45분)간의 간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당첨번호 조작설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45분간인 간격을 5~10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것. 그동안 로또복권과 관련된 루머들은 수없이 나돌았던 것이 사실이다. 2003년 4월, 23명의 무더기 1등 당첨자가 나오면서 ‘로또 괴담’이 유포되자 급기야 정부는 “근거 없는 사실을 사이버 공간 등에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IP추적 등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며 강경대응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로또 발행 3년째 접어드는 현재까지도 로또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태다.

의혹1. 배경에 대한 의혹

‘대국민사기극?’2002년 12월 7일 국내에서 로또복권의 첫 추첨이 시작된 이후 로또에 관한 루머는 끊임없이 나돌았다. 그중 로또 동호회 및 관련 카페를 중심으로 떠돌기 시작한 ‘로또발행의 배경’에 대한 추측은 로또복권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접했을만큼 널리 퍼진 루머중의 하나. 루머의 요지는 로또복권이 대북사업의 비밀자금(일부는 총선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극비작업에서 시작됐다는 것이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김대중 정권말기, 무리한 대북 사업으로 자금난에 처한 정부는 또 다른 돈줄을 찾기위한 방안으로 삼성과 엘지에 대북사업 참여를 권하게 된다. 그러나 경영진과 주주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되자 그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로또복권이라는 것이다. 즉 로또복권 발행은 애초부터 충분한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시행했다는 설이었다. 일부 게시판에는 로또복권 발행으로 인한 목표액이 5조원에 이른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나돌고 있는 실태다.

의혹 2. 판매마감시간과 추첨시간간 간격

그동안 로또 마니아들은 온라인 게시판 등에 정부의 고의적인 로또 조작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왔다. 그중 ‘그동안 나온 일등 당첨자 중 절반에 달하는 사람이 가짜’라는 루머는 작년초부터 나돌았던 루머중의 하나로 일부에서는 “정부가 일부러 추첨시간을 늦춰 당첨번호를 조작하고 있다” 며 판매마감 직후에 추첨할 것을 요구해왔다.이에 대해 복권위원회측은 “판매 마감 후 전산데이터 마감·입력과 로또추첨 공의 무게측정 등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이 있다”며 “현재 국민은행과 KLS측과 적절한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로또 카페의 한 회원은 “국민은행 홈페이지에 추첨 후 당첨자 수와 당첨 금액이 올라오는 시각이 매번 다르다. 어떤 주에는 3시간 후에야 공시되고 어떤 주에는 10분 후에 바로 올라오는 것으로 볼때 혹 추첨 결과에 무언가를 끼워 맞추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의혹 3. 1등 당첨자수는 왜이렇게 많나

가장 많은 이들이 제기한 의혹은 단연 ‘1등 당첨자의 숫자’에 관한 것이다. 로또 1등 당첨자의 숫자가 10명이상이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의혹은 수없이 제기되어 왔다. 또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나라에서도 1등이 나오지 않아 이월되는 경우가 많음에도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월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도 로또 조작설의 근거로 제기되고 있다.이에대해 국민은행측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계가 무작위로 골라주는 ‘자동선택’ 방식으로 로또를 사는 비중이 70%를 넘을 정도로 높고, 자신이 직접 번호를 고를 경우에도 다른 사람들과 겹치지 않도록 특이한 조합을 고르는 경향이 높다.

이러다 보니 가능한 경우의 수 중 대부분이 로또로 팔려나가게 된다”며 “거의 매주 1등 당첨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1등이 10명이상씩이나 나오는 ‘1등 인플레’ 현상은 전국민이 ‘로또 광란’에 빠져들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한다. 즉 로또복권을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배팅 횟수가 늘어 판돈이 커질수록 1등 당첨자의 수가 여러 명으로 늘어나게 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최근 로또가 안팔리니 조작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쇼’”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혹 4. 당첨결과는 분위기 봐서 결정한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갖는 부분은 로또 당첨자의 숫자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결정되어왔다는 점이다. 즉 로또 운영자측이 분위기를 봐가며 당첨자 숫자를 조절한다는 것. 실제로 한 로또 사이트의 한 회원은 “로또 매출이 적으면 1등이 1명만 나오게 하거나 이월시켜서 다음주 판매를 늘리고, 판매량이 늘면 1등이 무더기로 나오고, 정부에서 로또의 사행심조장 얘기가 나오자 스무명이 넘는 1등 당첨자가 나오는 등 당첨결과는 신기할만큼 분위기와 맞아떨어져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실제로 1등 당첨금이 407억원과 193억원 등 역대 최고 액수에 치달아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정부는 로또 당첨금을 제한할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21회차 로또복권에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23명의 무더기 1등 당첨자가 나와, 이때의 당첨금은 7억 9,747만원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로또 판매액이 3~4주 동안 정체를 보이자 지난 19회차 이월에 이어 20회차에서는 1명이 당첨금을 독식한 것도 석연찮다 ”고 전했다.

의혹 5. 녹화방송은 조작 시나리오?

로또 추첨방송이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라는 루머도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왔다. 이 루머는 ‘그동안의 로또복권 일등 당첨자의 절반 가까이가 가짜 당첨자’라는 충격적인 내용과 관련이 있다. 루머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국민은행 전산팀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짜당첨자는 매주 추첨전에 국정원측에서 파견나온 두세명의 직원이 합류하여 조작이 시작된다. 토요일 오후 8시에 판매가 마감되면 방송전까지 리허설 추첨이 이뤄지는데 이때 상황은 모두 카메라로 녹화되고 있는 상태다. 조작방법은 리허설 추첨에서 나온 번호들 중 일등 당첨자가 1~2명 정도의 번호를 고른 후 전산조작으로 2~3명 정도의 가짜 당첨자를 만든 후 슬립도 조작으로 만들고 녹화분을 방송으로 내보낸다는 것이다. 그후 가짜 당첨자의 당첨금은 국정원에서 비밀리에 찾아가는데 지금까지 3,500억원 이상이 국정원측으로 흘러들어갔다는 내용이다.그러나 SBS 관계자는 이러한 소문에 대해 ‘근거없는 낭설’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방청을 신청하는 사람은 누구나 로또 추첨방송에 방청객으로 참가할 수 있는데 의심을 갖고 방청했던 사람들 모두 의심을 풀고 돌아갔다”고 밝히고 ‘사전 녹화설’에 대해서도 “기기 오작동과 같은 생방송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4~5회 실시하는 리허설 과정이 잘못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수향  thelotu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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