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소는 지난 16일 박 전 대통령의 친일, 좌익활동을 주요 골자로 한 ‘만화 박정희’를 출간했다. 이 만화의 주내용인 박 전 대통령의 친일행각 및 좌익활동 부분은 아직까지 명확한 사실관계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 있는 문제다.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측은 이 만화에서 그의 친일행각 및 반민족 행위를 기정사실로 묘사하고 있다. 이 만화를 그린 백무현 화백은 “사망한 지 사반세기가 넘은 지금까지도 매년 각종 설문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로 손꼽히는 박 전 대통령이지만 친일파였던 그가 이 시대에 정당한 기득권을 행사하는 것에 지식인으로서 분노를 느낀다”고 만화를 그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친일, 좌익활동…주요골자 ‘만화 박정희’
‘만화 박정희’를 출간한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은 “국민들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을 심어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간하게 됐다”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박정희 신화와 허구적인 이미지를 깨부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만화 박정희’에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들이 눈에 띈다. 특히 김형욱의 죽음 및 정인숙 피살사건과 박 전 대통령의 여성편력, 대구사범 교사직을 버리고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한 것과 광복군 탄압, 창씨개명 등 출세를 위한 친일행각, 조선일보와의 유착 등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어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 만화에 대해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없지 않다.이에 대해 박 실장은 “수많은 자료연구와 증언에 기반해 쓰여진 내용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라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야당 대표의 선친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실었다는 이유로 문제 제기를 하는 자체가 학문연구와 출판을 탄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논란을 일으킬 내용이 있다고 하지만 어차피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라며 “각종 자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기에 오히려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같은 민족문제연구소의 ‘만화 박정희’ 출간에 대해 박근혜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측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박사모’ 정광용 회장은 “절대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정 회장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역사를 왜곡시켜 국민을 선동시키려 하고 있다”며 무척 흥분한 모습이었다. 그는 “‘만화 박정희’는 명백한 ‘박근혜 죽이기’”라고 선언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회장은 “15일 충주호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인간 박정희’ 출간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진실을 가리기 위해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대처하겠다”고 선포했다.
‘만화…’는 명백한 ‘박근혜 죽이기’ 반박
정 회장에 따르면 올해 안에 출간 될 ‘인간 박정희’는 박 전 대통령의 업적과 성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근대화 발전에 미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그릴 전망이다. 동시에 ‘만화 박정희’에서 그려내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일일이 반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박 전 대통령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오해와 소문들을 확실하게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박사모’측의 각오다. 따라서 영화 ‘그때 그사람들’ 이후 다시 수면위로 부상한 박정희 논란은 ‘만화 박정희’와 ‘인간 박정희’의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박정희 재조명’ 열풍이 과연 어떻게 마무리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정치적 목적과 상관없다”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은 17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 정치적 의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 만화 출간에 대해 ‘박근혜 죽이기’라는 반박도 있는데. ▲정치적인 목적은 없다. 그런 소리를 한다는 자체가 정치적인 목적이자 출판, 예술에 대한 억압아닌가.- 만화 출간 이유는.▲젊은층이 (과거사에 대해) 쉽게 이해함으로써 왜곡된 진실을 알게 하려는 취지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친일행각과 좌익활동을 담고 있는데.▲사실인데 뭐가 문제인가. 박정희에 대한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 박지만씨 측으로부터 항의는 없나.▲익명의 협박전화는 많이 받았으나 아직까지 박지만씨로부터 항의는 없다.- ‘박사모’측에서 ‘인간 박정희’를 출간할 예정이라던데.▲알고 있다.
박사모 대표 정광용 회장 인터뷰 “엄연한 박근혜 죽이기”‘박사모’ 정광용 회장은 18일 전화통화에서 “법적 대응을 하고싶지만 유가족이 아닌 터라 ‘인간 박정희’ 만화출간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만화 박정희’출간에 대해.▲역사 왜곡이다.- 어떤 부분이 왜곡됐나.▲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묘사한 내용 일색이다. ‘박근혜 죽이기’의 최종 발악이다.- 박지만씨측에서 소송할 가능성은.▲직접 들은 바 없다. - 박사모측 대응은.▲‘인간 박정희’ 출간작업을 위한 위원회를 결성했다.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불사할 것이며 모든 것이 올해안에 초스피드로 진행될 것이다. - ‘인간 박정희’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만화 박정희’의 왜곡된 사실들을 하나하나 반박해 ‘진실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겠다.
이수향 thelotu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