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벤처붐의 형성은 국민적 지지와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IMF 위기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미래의 성장엔진동력으로 각광 받았다. 그러던 벤처기업이 무너져 경제가 좌초한 바 있다. 벤처붐 당시의 유망분야라고 일컬어진 아이템 중 전자상거래, 보안, 의료정보, 초고속통신망, 인터넷서비스, 교환장비 등의 분야에 많은 기업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이들 기업들이 성장가도에 있으면서 쉽게 무너진 것을 보면 목표설정에서 문제점을 찾아볼 수 있다. 뚜렷한 목표 설정 없이 남이 하니까 새로운 분야의 사업에 뛰어들어 낭패를 당하게 된다.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의 첫 단계는 자신의 실정에 알맞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 항상 하고자 하는 목적이 뚜렷해야 올바른 방향에 맞춰 올바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진행 도중 난관에 부딪친다 해도 뚫고 나갈 의지가 마련된다.
목표설정과 관련하여 종이에 기록된 확고한 목표설정의 위력을 찾아 본다. 세계적인 자기계발, 동기부여 전문가로 통하는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목표가 없는 사람은 목표가 분명한 사람을 위해 일평생 종노릇 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무일푼으로 시작해 22개 사업을 일으켜 세웠으며, 인적자원 개발회사 회장을 맡고 있다.
18세에 고등학교를 중퇴한 당시 그가 택할 수 있는 직업은 식당의 접시닦이, 세차원, 경비, 공사장 잡부, 화물선 선원 등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23세 때 방문판매원이 됐으나 온종일 물건 하나를 팔아서 하루 숙박비를 지불하고 싸구려 여인숙에서 잠을 잘 때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종이 한 장에 방문판매를 통해 매달 1000달러를 벌겠다는 목표를 적었다.
목표를 세우고 죽기 살기로 뛴 결과 인생이 바뀌었다. 매달 1000달러를 받고 판매사원을 교육하는 자리도 맡게 됐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MBA를 취득하게 된 그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유년시절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그래서 접시닦이, 세차, 청소 등 닥치는 대로 일할 수밖에 없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22개 사업을 일으켜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 모든 일에는 목표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체계적인 목표 설정을 위한 방법으로 우선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는 개인이나 기업마다 다르지만 목표를 세울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SMART의 원칙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구체적(S-specific)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나폴레옹 힐은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힐도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전력투구를 할 때 매번 예기치 못한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또 목표가 실현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져야 하며 반드시 목표를 종이에 적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성공한 사람은 실패를 무릅쓰고 새 아이디어를 실천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아이디어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실행하지 않을 구실만 찾는다.
둘째, 측정 가능한(M-measurable)목표를 세워야 한다. 측정 가능한 목표를 일간 계획, 주간 계획, 월간 계획, 1년 계획, 2년 계획, 4년 계획 을 세우자. 이렇게 자신만의 시간 계획 노트에 메모하여 달성한 것에는 공표와 같은 것으로 달성했다는 표시를 하면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계획들이 측정 가능한 수치로 바뀔 것이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체중을 5kg 줄이기로 한다면 매일 30분씩 조깅을 하거나, 하루 몇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할 것인가를 계량화하여 그 실천사항이 눈에 보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근거를 뚜렷하게 해놓고 출발한다면 막연히 하는 것과는 실천의지가 다를 것이다.
셋째, 달성할 수 있는(A-attainable) 목표를 세워야 한다. 집을 짓는다면 층수뿐 아니라 예산과 비용 등도 계획에 넣어야 한다. 큰 목표는 단계별로 나누고,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정해야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 건축 완성 시기를 정하고, 공사 진척사항과 이에 따른 방법을 점검한다.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에 맞으며 너무 허황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정한다.
우리 속담에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랬다. 자기의 능력 밖의 불가능한 일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은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꿈이 무엇이든 이루어지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매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직장에 들어가거나 특정 직업을 갖게 되면 꿈꾸던 멋진 일을 할 것이라 기대하며, 꿈꾸는 누군가와 결혼하면 매우 행복할 것이라 상상하며, 어떤 정치나 제도적인 변화를 통해 유토피아적 사회나 조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정말 아쉽게도 대개의 경우 이런 꿈은 존재하지 않는 말 그대로의 ‘꿈’이거나 설사 이루어지더라도 기대했던 만큼 그렇게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누군가의 기대를 무너뜨리거나 꿈을 꺾으려는 것이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지나친 ‘환상’을 꿈꾸며 이런 이상적인 상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현실에 불만족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이들에게 현실을 깨닫고 누군가가 만들어낸 지나친 ‘이상향’만을 쫓는 모습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어서다.
넷째, 현실적인(R-realistic) 목표를 세워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막연한 청사진 만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2013년 6월 취업포털 사람인은 직장인 9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조사 결과 60% 정도의 응답자가 ‘파랑새 증후군(Bluebird syndrome)’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랑새 증후군’은 벨기에의 극작가이자 시인·수필가인 마테를링크의 동화극 <파랑새>의 주인공에게서 유래한 것으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세를 일컫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파랑새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이나 꿈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현실에 실제 존재하지 않는 환상과 꿈을 만들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고 막연히 그것만을 바라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형의 가시적인(T-tangible) 목표를 세워야 한다. 유형의 가시적인 목표를 세울 때 파랑새 증후군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런 증상을 겪는 이들이 우리 사회의 젊은 층에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 등 온라인 속 가상의 모습에 너무 노출되고 빠져 그것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착각이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된 것이다. 아울러 냉혹한 현실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 속에서 가시적이고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기필코 성공은 이루어 질 것이다.
실천가능한 목표설정으로부터 기업가 정신이 활성화되어 기업가 마인드와 역량을 가진 잠재적 기업집단이 많이 나와 창조경제 시대에 성공모델이 많이 나오길 희망해 본다.
<김의식 교수>
김의식 교수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