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GS25 등 수혜자 지목에 덩실
증권가까지 강타…내수침체 구원투수 될까
[일요서울 | 박시은 기자]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에 등극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가 신곡 ‘행오버’를 발표하자마자 또 높은 경제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싸이가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기업과 뮤직비디오에 PPL(간접광고)로 등장한 기업들은 모두 함박웃음을 지었다. 증권가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하며 경제적 유발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앞서 강제 미국 진출이라고 불릴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강남스타일’은 ‘싸이 효과’라는 말을 낳을 만큼 막대한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에 이은 신곡 ‘행오버’가 어떤 경제효과를 가지고 올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싸이는 지난 9일 세계적 래퍼 스눕둑과 함께한 신곡 ‘행오버’를 공개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와 동시에 화제를 모으며 이틀 만에 조회수 2000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 13일에는 4000만 건을 돌파했다.
이와 동시에 행오버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제품도 ‘싸이 수혜상품’이라 불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숙취를 뜻하는 노래제목에 걸맞게 한국 특유의 음주 문화를 풀어내고 있어 술 관련 상품이 많이 등장한다.
먼저 가장 큰 수혜자로 지목되는 기업은 하이트진로다.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술은 모두 하이트진로 제품이다. 2012년 11월까지 하이트진로 광고 모델로 활동했던 바 있는 싸이는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술을 모두 ‘참이슬’과 ‘드라이피니시d’로 선택했다. 한국식 폭탄주인 ‘소맥’으로 불리는 조합이다.
싸이는 앞서 선보인 ‘젠틀맨’ 뮤직비디오에서도 하이트진로 제품을 노출시킨 바 있다. 싸이 열풍이 시작된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뮤직비디오 영상이 총 27억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하이트진로는 또 한 번 막대한 광고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내부에서도 이번 제품 노출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행오버 뮤직비디오에 참여하면서 싸이에게 별도의 광고료를 지급하지 않아 더욱 화제가 됐다. 간접광고(PPL) 차원이 아니라 광고모델로 활동했던 의리로 싸이가 제품을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등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싸이 효과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와 파트너 계약을 2015년까지 2년 연장하는 등 북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017년까지 3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해외 수출 실적은 1억3000만 달러다.
산술·무형적 가치 동시 상승
이 밖에도 편의점 장면에서 등장하는 CJ헬스케어의 숙취해소음료 ‘헛개 컨디션’도 수혜 상품이 됐다. 헛개 컨디션 역시 간접광고가 아닌 싸이의 의리로 선택된 제품으로 전해진다. CJ헬스케어 입장에서는 광고비용 지출 없이 해외시장에 진출한 헛개컨디션의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CJ헬스케어는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계기로 해외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 오리온 역시 수혜자로 지목된다. 싸이와 스눕둑이 편의점에서 숙취를 해결하며 음식을 사먹는 장면에서 함께 등장해 광고료 없이 광고를 하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GS25는 간접광고로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경우에 해당한다. 싸이와 스눕둑이 GS25시 편의점에서 사먹는 라면, 김밥 제품은 모두 GS25 PB(자체 브랜드)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는 광고주 입장에서 제품을 알아서 자기 뮤직비디오에 적극적으로 노출시켜주는 센스 있는 광고모델이다”며 “인지도, 의리, 효과 등을 따져봤을 때 싸이가 가져다 주는 경제 효과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싸이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업체들은 강남스타일을 시작으로 싸이의 인기가 오를 때마다 매출도 함께 올랐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활동할 당시 수혜를 봤던 한 광고주는 “매출 추세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성장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해 싸이 사진이 담긴 라벨을 부착한 참이슬 제품을 미국 주요 도시에서 판매해 호평을 얻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싸이 효과는 주식시장까지 강타했다. 행오버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난 9일 하이트진로 주가는 전날 대비 4.98% 상승한 채 마감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역시 3%대 상승했으며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2% 가량 올랐다.
또한 노래방 기기 생산업체인 TJ미디어 역시 노래방 장면이 포함된 행오버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15%가량 주가가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산술적인 가치도 상당하지만 국가 홍보 효과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적 가치 역시 측정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분석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강남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이어졌던 만큼 행오버에 등장하는 장소인 ‘월미도’도 특수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파급 효과는 내수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재계 내 큰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현 재계는 세월호 참사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국가적 분위기 속에서 월드컵 마케팅도 자제해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싸이 효과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강남스타일 열풍 당시에도 싸이 관련 테마주들은 이 같은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싸이의 소속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최대 주주 양현석의 주식보유액이 1300억 원 증가해 연예인 최대 주식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싸이의 부친인 박원호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 디아이의 주식 평가액은 49억 원에서 114억 원으로 늘어나는 대박을 쳤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열풍을 일으킬 당시 싸이의 경제적 유발 효과는 1조 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은 바 있다. 여기에 신곡 행오버와 그동안의 한류열풍을 모두 함께 환산하면 올 한 해 발생될 경제적 유발 효과는 12조 원으로 추정된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