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학로를 뜨겁게 달군 최고의 흥행작. 여자들은 즐겁게, 남자들은 당황케 한 연극 <썸걸’(즈)>가 오는 7월 2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4년 만에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연극 <썸걸’(즈)>는 젊고 아름다운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둔 잘 나가는 작가 ‘영민’이 헤어진 애인들을 호텔로 불러내고, 차례로 그를 찾아오는 4명의 여자들이 선보이는 기막힌 상황을 통해 ‘사랑’이라는 복잡 미묘한 권력관계를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법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긴 쉽지 않은 은밀한 대화를 수면 위로 끄집어내고, 남녀의 성(性)과 심리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매 공연마다 여성관객들의 탄성과 한숨 그리고 육두문자가 끊임없이 터져 나온 놀라운 공연이다.
누가 봐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 남녀인 인기 작가 영민과, 인기 배우 미도.
두 사람은 각자 결혼을 앞두고 과거에 사귀었던 애인들에게 둘만의 과거가 간직된 호텔방에서 만남을 제시한다.
‘왜’ 그리고 ‘무엇 때문에’ 이제 와서 그들은 과거의 애인들을 만나려는 것일까?
연극 <썸걸’(즈)>의 비밀은 제목에 모두 함축되어 있다. 한 사람에게 특별한 여자인 ‘some girl’에 (s)가 붙음으로써 어떤 여자’들’이 되었던 ‘some girl(s)’. 여기에 <썸걸’(즈)>는 아포스트로피 에스를 붙여 소유격을 만들면서 그 주체를 완전히 바꿨다. 즉, 한 여자의 ‘어떤 것들’이 되는 셈.
사회적 지위뿐 아니라 연애 관계에서도 점점 여성의 파워가 강해지고 있는 현 시대상에 맞춰 각색한 연극 <썸걸’(즈)>는 기존의 나쁜 ‘남자’ 대신 나쁜 ‘여자’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꿨을 법한 나쁜 여자의 쾌락과 통쾌한 복수로 많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하며 대리만족을 느끼게 할 것이다. 반면 남성관객들은 “나 결혼해… 그 전에 한번만 만나”라는 과거 애인의 은밀한 제안을 상상하며 자신만의 결말을 만들다 당황하고 분노할 것이다.
연극 <썸걸’(즈)>는 헤어진 애인들을 호텔로 불러낸 결혼을 앞둔 잘 나가는 작가 ‘영민’과 그의 부름을 받고 차례로 찾아오는 4명의 여자들이 선보이는 기막힌 상황을 통해 나쁜 남자지만 끝까지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진짜 나쁜 남자의 모순적인 합리화를 이야기한다. 동시에 사랑 앞에서 언제나 비겁하게 도망갔던 자신을 용서해 달라고 하지만 실상은 그런 행위들을 통해 본인 마음의 위안을 삼고자 했던 여자의 이기심을 꼬집으며 남녀의 숨겨진 이중성을 꼬집는다.
이번 연극에는 뮤지컬 <해를 품은 달>, <베르테르> 등에 출연했던 배우 전미도를 비롯해, 극단 ‘맨씨어터’가 낳은 실력파 배우 김태근, 이창훈, 박기덕, 구도균 등이 총 출동한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