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어로 ‘피렌체(Firenze)’, 영어로 ‘플로렌스(Florence)’. 피렌체의 기원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아르노 강에 식민지를 세울 때 “이 곳을 꽃의 도시로 명하여라”라고 하여 ‘꽃 피는 마을’이라는 뜻의 ‘플로렌티아’로 지어진 것에서 유래됐다. 이름도 향기로운 ‘꽃의 도시’ 피렌체는 그 이름만으로도 로맨틱하다.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주의 도시 피렌체는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와 주요 관광도시인 밀라노, 베네치아 등의 중간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기차를 타고 약 2시간 정도면 도착 할 수 있다.
피렌체 도시는 모두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음이 이끄는 대로 걷다보면 한 폭의 그림같은 피렌체의 유명 명소를 만나 볼 수 있다.
피렌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바로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는 두오모다. 정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Santa Maria del Fiore)’으로 꽃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꽃의 성모 마리아’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피렌체의 두오모란 ‘연인의 두오모’ ‘사랑의 성지’라고 기억된다.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은 그 자체로 감동을 안겨준다.
그래서 마주하는 순간 한참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1296년 공사를 시작해 170여년이란 긴 세월에 거쳐 완성된 섬세한 조각들이 놀랍다.
빨간색, 하얀색, 초록색 세 가지 색의 대리석이 파스텔 톤으로 조화를 이루는 화려한 외관도 아름답지만 미켈란젤로와 그의 제자 바사리의 작품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성당 꼭대기에 있는 빨간 지붕의 두오모는 그 자체로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이유는 피렌체가 ‘르네상스의 중심지’ ‘메디치가문’ ‘보티첼리의 그림이 있는 우피치 미술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베끼오다리’ 등 다양한 수식어와 함께 다양한 문화유산 자랑하는 예술의 도시이지만 특히 두오모가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은 바로 ‘냉정과 열정사이’ 때문일 것이다.
조토의 종탑에서는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여행객들은 물론 피렌체 사람들은 종소리가 들리면 모두들 약속이나 한 듯 두오모를 올려다본다.

영화를 본 여행객들이라면 종소리와 함께 냉정과 열정사이 Ost인 ‘The Whole Nine Yards’의 피아노 선율을 떠올린다. 그리고 음악과 함께 두오모에 오르면 영화의 주인공인 준세이와 아오이를 곧 만날 것만 같은 낭만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낭만을 이루기위해서는 무려 463개에 이르는 계단을 올라야한다. 특히 두오모에 가까운 약 100여개의 계단은 매우 비좁고 가파르다. 한번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면 멈추기가 쉽지 않다. 연이어 오는 도전자들이 있기 때문에 쉬지 말고 계속 올라야한다. 아쉽게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말끔한 모습으로 두오모 정상에 오르기란 쉽지 않다.
드디어 마지막 계단인 사다리에 도착하면 끝까지 올랐다는 희열과 함께 영화 속 가장 낭만적인 장소에 서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가쁜 숨을 고르고 나면 피렌체의 아름다운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붉은 색과 하얀색 대리석으로만 이루어진 도시 피렌체는 두오모를 중심으로 한 송이의 꽃이 만개한 것 같고 피렌체의 작은 건물들은 흐드러진 붉은 꽃잎 같다.
이 전경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미켈란젤로 언덕에서도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기대와 설렘으로 한 계단계단 올라 두오모 정상에 선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감동이기 때문이다.
살랑이는 바람이 꽃향기를 전해줄 것만 같은 이곳이 바로 피렌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이 성당이야 말로 ‘꽃의 도시’ 피렌체의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