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2000%넘어…기업 경영 가능한지 ‘의문’
주요주주 정보 공개 의무 없어…그동안 ‘쉬쉬’
대선건설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막내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2005년 설립한 회사다. 신준호 회장의 친딸인 신경아 푸르밀 이사가 대선건설 상무로도 활약중이며 지분 72.6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는 신준호 회장이 21.90%, 부인 한일랑씨가 5.48%를 갖고 있다.
대선건설은 건물신축판매업, 건축공사업, 주택건설사업, 건자재판매업, 시행 및 시공대행업 등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100% 가족지분의 대선건설에 신준호 회장이 예금·증권 등으로 약 1239여 억 원의 채무액 담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과 약 1077억 원의 연대보증을 금융기관에 제공했다는 점이다.
대선건설 미처리결손금은 2012년 약 195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176억 원이 남아 있다. 앞서 2011년에도 미처리결손금이 171억 원에 달한다.
아울러 부채가 2012년 약 1420억200만 원(자본 약 57억5300만 원), 2013년 1748억8900만 원(자본 약 86억6400만 원)을 기록하면서 부채비율이 무려 2468.3%, 2018.6%에 각각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은 2012년 1352억 원, 2013년 1659억 원 등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차입금(채무)의 경우 약 80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신준호 회장의 우리·하나은행 및 농협 등의 예금에서 담보가 제공돼 눈길을 끌었다.
대선건설 관계자는 “신생건설사라서 신용도가 높다고 할 수 없어 은행권 대출이 쉽지 않았다. 사업자금 확보를 위해 신준호 회장이 나선 것뿐이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다른 속내 있나?
업계 일각의 분석처럼 신 회장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가면서까지 적극 지원에 나선 이유로 “대선건설을 경영승계 도구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푸르밀의 경영승계가 이뤄지려면 주식의 승계가 우선인데 증여·상속세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를 피하기 위해 간접지배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대선건설을 통해 푸르밀을 지배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대주주이자 딸 신경아 이사의 남편도 눈여겨볼만하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신준호 회장의 아들보다 지분이 더 많은 신경아 이사는 18대 국회의원에 이어 19대 의원을 지내고 있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부인이다. 윤 의원은 최근 ‘친박 실세’로 거론되면서 활발한 정치활동을 하고 있어 신경아 이사는 물론 푸르밀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윤 의원은 술자리나 사석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고 스스로 밝힐 정도로 현 정부와 긴밀한 관계로 주목받는다. 아울러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직을 맡아 당 내에서도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푸르밀과 대선건설 모두 비상장사라 주요주주의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없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돈다.
한편, 2009년 사명을 현재의 ‘푸르밀’로 바꾸기 전의 푸르밀은 롯데그룹 계열사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현재 푸르밀과 롯데그룹의 연관관계는 오너 일가라는 것 말고는 없다. 1960년대부터 형 신격호 총괄 회장을 도와 롯데그룹을 이끌었던 신준호 회장은 롯데제과 대표, 롯데칠성음료 대표, 롯데그룹 부회장 등 그룹의 요직을 맡으며 40년간 롯데그룹에 몸담았다.
1996년 신격호 회장과 불화를 겪은 이후 그룹의 요직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그로 인해 그의 경영 영역은 축소됐고 10여 년간 그룹 내에서 규모가 작은 롯데햄·롯데우유의 부회장에 머물렀다.
그랬던 그는 2007년 롯데그룹에서 물적분할로 떨어져 나온 롯데우유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행보를 새롭게 시작했다.
현재 푸르밀은 비피더스를 비롯해 우유, 발효유, 유산균음료, 음료 등의 분야에서 약 50여종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 ‘푸르돈’이라는 육류 브랜드를 출시하고 식육사업에도 진출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푸르밀의 최근 매출액은 2011 ~2013년 사이 2688억 원, 3131억 원, 2722억 원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