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자의 여유일까. 이명박 전서울시장(MB)이 먼저 선대위 인선 명단을 발표하며 기선 제압에 들어갔다. 박근혜 전대표측은 핵심 인사들을 일부 발표하기는 했지만 내부 정리에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있는 이 전시장이지만 캠프를 공개하는 데에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었다. 지난달, 공보팀 관계자는 “우리가 앞서 있는 상황에서 먼저 뚜껑을 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저 쪽(박 전대표측)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런 MB가 광주 정책토론회가 끝난 이후 먼저 캠프 인선을 공개한 것은 일종의 ‘자신감’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이 전시장의 이번 인선은 ‘1차’라는 단서를 달고는 있지만 본선에 오를 경우에도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이 전시장의 대권 도전을 지원할 매머드급 ‘본진’이 구성됐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MB측 선대위는 예상대로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이 선대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게 됐다. 박 위원장은 이번 인선의 특징에 대해 “승리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선대위원장을 도울 선대위 부위원장에는 이재창 김광원 권철현 안택수 이윤성 정의화 임인배 권오을 전재희 의원과 전석홍 전전남지사가 인선됐다.
권철현 주호영 의원이 각각 후보특보단과 후보비서실을 이끌며 이 전시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할 예정이다. 후보수행실장은 이성권 의원이 맡게 됐다.
대변인에는 박형준 진수희 의원과 장광근 전의원이 배치됐으며 배용수 전국회도서관장이 수석부대변인 겸 공보단장을 맡았다.
‘대운하 구상’을 비롯, 이전시장의 대선 공약을 책임질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에는 이재창 의원이 인선됐다.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 인사들도 높이 평가할 만큼 의정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홍보·인터넷 전략 ‘역점’
여기에 얼마전까지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전재희 의원과 국제전략연구원의 유우익 교수(서울대)가 정책 전반에 관한 책임을 맡게 됐다.
종합행정실장은 백성운 전경기도 부지사가 인선됐고 언론위원회와 법률지원위원회는 최규철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최병국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이 외에도 정의화 의원이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 김광원 의원이 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인선됐다.
정책기획위원회는 권오을 위원장을 필두로 윤건영 이재웅 김석준 의원이 3개의 본부를 책임지는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양수 의원은 청년위원회를 맡아 젊은 층을 파고들 계획이다.
조직 위원회는 이방호 위원장을 중심으로 안경률 의원(제1본부장), 이춘식 전서울시부시장(제2본부장)이 핵심이다. 여기에 정병국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각각 조직기획 1, 2본부장으로 가세했다.
지난 2002년 대선을 고려, 미디어와 홍보에 신경쓴 측면도 엿보인다. 방송인 출신의 이윤성 의원이 미디어홍보위원장으로 배치됐고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고흥길 의원은 TV토론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인터넷 위원회는 심재철 의원과 정태근 전서울시부시장이 각각 위원장과 본부장을 맡아 ‘넷심’에 호소할 예정이다. 임인배 의원은 직능 위원회 위원장으로, 최동규 당협위원장은 중소기업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인선됐다.
한반도 대운하추진단 단장은 박승환 의원이 책임지게 됐다.
MB 캠프 내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은 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어 제외됐지만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캠프 관계자의 설명이다.
“캠프 상근자 5명 제한”
이와 함께 이 전시장측은 지역별 선대위원장도 일치감치 정리했다.
선대위에 따르면 ▲서울 공성진 정두언 공동선대위원장 ▲부산 안경률 위원장 ▲대구 안택수 위원장 ▲인천 이윤성 위원장 ▲대전 김칠환 위원장 ▲광주 이가면 본부장 ▲대전 김칠환 위원장 ▲울산 최병국 위원장 ▲경기 고흥길 위원장 ▲강원 허천 위원장 ▲충북 심규철 오성균 위원장 ▲충남 이기형 전용학 본부장 ▲전북 김효성 본부장 ▲전남 전양환 본부장 ▲경북 권오을 본부장 ▲경남 이방호 위원장 ▲제주 변정일 위원장 체제로 구성됐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전북, 전남, 충남, 경북 선대위원장은 2차 명단 공개 때 발표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시장측은 조만간 20여명 규모의 고문단도 추가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는데 여기에는 김수한 전국회의장과 신영균 신경식 전의원 등이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이 전시장측은 500여명 가까운 자문교수단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미 발표된 1차 명단에는 130명이 소개됐는데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장, 유종하 전외무부장관, 안병만 전한국외국어대 총장, 백용호(이화여대) 강명헌(단국대) 곽승준 현인택 최광식(고려대) 조원철(연세대) 교수 등과 방송인 유인촌씨가 이름을 올렸다.
한편, 40여명 안팎의 원내 인사가 MB캠프에서 활동할 예정이지만 상근자는 5명 미만으로 할 것이라는 캠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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