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이야기 ❶ 티볼리]로마제국의 여름 휴양지, 아름다운 초록도시 떴어요
[이탈리아 여행이야기 ❶ 티볼리]로마제국의 여름 휴양지, 아름다운 초록도시 떴어요
  • 박혜리 칼럼리스트
  • 입력 2014-06-02 14:43
  • 승인 2014.06.02 14:43
  • 호수 1048
  • 5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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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로마에서 차를 타고 약 40분 정도 이동하면 자연과 조경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도시, 티볼리를 만날 수 있다.

티볼리는 로마 제국 시대 때부터 여름 휴양지로 각광받던 곳이다. 부유한 로마인들이 티볼리 근처에 별장과 신전을 지으며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관광지로 ‘빌라 아드리아나(Villa Adriana)’와 ‘빌라 데스테(Villa d’Este)가 유명하다.

‘빌라 아드리아나’는 로마시대의 가장 평온 했던 시기인 ‘팍스 로마나(Pax Roma-na)’ 시대의 5현제 안에 손꼽히는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별장으로 지어진 곳이다. 예술의 열렬한 후원자였던 황제는 로마를 벗어나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했고 여행길에 수집한 다양한 조각과 작품을 이 곳에 가져다 두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다양한 예술적 취향이 반영된 빌라 아드리아노는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는 웅장한 로마 저택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으나 로마 제국이 몰락하면서 빌라도 역시 버려졌다.

그러나 그 화려한 장식품과 조각들은 16세기 르네상스 시기의 대표적인 별장이라고 불리는 빌라 데스테 (Villa d’Este)에서 만나볼 수 있다. 빌라 데스테는 유럽 정원 중 ‘가장 멋진, 경이로운 정원’이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현재까지도 이탈리아 정원 예술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별장은 추기경이였던 에스테 가의 이폴리토 2세(Ippolito)가 교황에 선출되지 못한 슬픔을 달래고자 만든 곳이다. 1550년대부터 구상에 들어가 작업을 시작했지만 이폴리토 2세 추기경이 죽음을 맞이하는 1572년이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어 정작 그는 이 아름다운 정원을 오랫동안 감상 할 수 없었다.

빌라 데스테에 들어서면 창문을 통해 계단식 분수를 갖고 있는 거대한 정원의 규모에 놀라고 계단을 따라 정원을 한걸음씩 거닐면 그 아름다움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녹음이 우거진 푸르른 자연과 아기자기한 초록의 나무들, 우아한 향기를 내뿜는 꽃이 있어 누군가의 소중한 비밀의 정원에 초대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 초록빛으로 물든 정원에서 물과 빛의 아름다운 향연을 보고 있노라면 일상에 쫓기던 분주한 마음이 말 그대로 ‘힐링’된다.

특히 빌라 데스테가 자랑하는 것은 수백 개에 달하는 분수이다. 역동적으로 쉴새없이 물을 내뿜는 분수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그 중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은 ‘오르간 분수(Fontana dell’Organo)’다.

물의 수압을 통해 음악 소리가 들리게 설계했다고 해서 오르간이라는 이름 붙여졌는데 이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분수를 등지고 눈을 감은 채 감상해야한다. 분수 곳곳에 있는 작은 동굴 속에서 가만히 물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면 물과 공기가 어우러지면서 내는 소리가 신비한 음악처럼 들린다.

뿐만 아니라 원숭이, 용, 독수리 등 각양각색의 특색을 가진 조각상이 100개가 된다고 해 이름 붙여진 ‘100개의 분수’(Cento Fontane) 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독특한 모습의 조각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다.

정원에는 넵튠의 분수, 미의 여신 비너스 그리고 다산의 상징 다이아나 분수까지 춤을 추듯 뿜어내는 물줄기와 싱그러운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다.

이렇듯 빌라 아드리아나와 빌라 데스트는 르네상스 문화의 진수이자 유럽 정원 발전사에 큰 영향을 주면서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돼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녹음이 우거지는 6월, 푸르른 초록의 세상 티볼리에서 나무와 풀이 가득한 오솔길을 따라 산책도 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연못 앞에 앉아 평온한 휴식을 즐기는 여유있는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

박혜리 칼럼리스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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