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지난 28일 전남 장성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21명이 사망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 26일 경기 고양터미널에서 발생한 화재로는 8명이 숨졌다.
이렇듯 지난 한 주 동안 크고 작은 화재가 10여 건 발생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라 안전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지난 26일 월요일 오전 9시 1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모두 8명이 사망하고 60여 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번 사고는 화재 당시 터미널 내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과 지하 1층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시공사가 관할 소방서에 신고 후 안전대책 수립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다. 결국 경찰은 당시 공사 중이던 인부 2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다음날인 27일 오후 5시56분에는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내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불이 나 인근 공장 직원 수십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불로 인해 작업 중이던 지게차 운전자가 팔과 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근 공장 5개 동이 전부 타면서 큰 사고로 번질 수 있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유독물 관리 업소에 대한 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드러나 언제든지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부각됐다.
28일 오전 0시21분 전남 장성군 삼계면에 위치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21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51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지하철 3호선 도곡역으로 진입하는 전동차 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370여 명이 대피했다. 경찰 조사 결과 60대 남성이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도 같은 열차에 타고 있던 역무원이 소화기를 꺼내 불을 끄고 119에 신고한 뒤 신속하게 대피함으로써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은 대형 인명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29일 오후 2시에는 울산 북구의 어느 가구점에서 불이나 소방차량 17대가 동원돼 진화에 나섰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검은 연기가 일대를 뒤덮어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또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기숙사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현장 근로자 120여 명이 대피했다.
이렇듯 한 주 사이에 크고 작은 화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학생 나모(24·여)씨는 “하루에 한 번씩 큰 불이 나는 것 같아 무섭다”면서 “화재 많은 봄·가을도 아닌데 이상하다”고 말했다. 회사원 강모(29)씨도 “요즘 사고가 많아 너무 흉흉하다”면서 “인명피해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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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