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팽팽히 대립 중인 KB국민은행 내부 갈등 사태가 봉합되지 못했다. 이사회는 새벽까지 마라톤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융권과 KB에 따르면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30일 여의도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불거진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섰다. 이날 이건호 행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꼭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한때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7시간 넘는 회의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금감원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산시스템 교체사업 진행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결론만 도출했다. 이 행장과 사외이사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표결 끝에 사외이사들의 입장이 받아들여졌다.
결국 공은 금감원으로 넘어간 셈이다. 내부 문제를 외부에 의존하는 양상이다.
금융 당국이 검사에 나선 상황에서도 갈등만 지속되자 이날 이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은 이사회 의사록을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최종 결정은 다음 이사회에서 내리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의사결정 과정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만 살펴볼 것”이라며 “본인들의 의사결정은 본인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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