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성공하고도 원성 듣는 증권사
온라인 성공하고도 원성 듣는 증권사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4-05-26 13:24
  • 승인 2014.05.26 13:24
  • 호수 1047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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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 키움증권 사업 다각화로 이미지 희석

금감원 고객민원평가 7년 연속 5등급…대상 증권사 중 최하위
저축은행·자산운용 인수도 우려 반 기대 반…비용 효율성 버리나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금융감독원의 증권사 민원평가에서 키움증권이 평가등급 평균 최저치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연속 평가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키움증권의 민원발생 평가등급 평균은 4.75등급으로 대상 증권사들 중 가장 낮았다. 이 평균치는 최근 5개 연도를 합산해 나눈 것이다.

키움증권은 금감원이 민원발생평가를 처음 실시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내내 5등급을 받았다. 이는 전체 증권사들 중 최하 수준으로 연속 꼴찌는 키움증권이 유일하다. 지난해에는 민원감축 노력을 인정받아 3등급으로 올라갔지만 평균을 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금감원은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보험·카드·저축은행 등 전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민원발생평가를 실시한다. 평가등급은 1등급(우수), 2등급(양호), 3등급(보통), 4등급(미흡), 5등급(불량) 등 총 5단계다.

특히 올해부터 해당 금융사들은 홈페이지와 영업점 출입구에 의무적으로 평가등급을 표시하도록 돼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타 증권사와 달리 지점을 운영하지 않아 영업점 표시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노출됐다.

사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주식거래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강소증권사다. 주식시장 내 개인거래 비중은 지난해 12월 기준 23.5%에 달한다. 주식을 하는 개인투자자 4명 중 1명은 키움증권을 이용한다는 의미다.

취약한 전산시스템이 민원 과다발생 요인

문제는 국내 최대 온라인 증권사임에도 아직까지 전산에 취약한 행태를 보이는 점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의 가장 빈번한 민원발생 사유는 전산 관련으로 전체 민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결국 온라인 주식거래로 먹고사는 증권사가 전산장애 등으로 민원이 과다발생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한 셈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경우 온라인 주식거래 서비스가 중심이기 때문에 거래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태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측은 개인고객의 수가 많은 온라인 증권사 특성상 전산과 연관된 민원이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거래가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고객들이 바로 민원을 넣기 때문에 건수가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이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향후 전산 관련 민원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전산과 관련한 예산 증가와 실제 시스템 개선 등 가시적인 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신사업 진출 이후 52주 신저가 기록

또한 키움증권의 사업 다각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과 긍정적인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들어 저축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2012년 삼신저축은행 인수 결정과 올해 초 우리자산운용 인수 결정이 바로 그 예다. 기존의 브로커리지 수익 기반 외에도 다른 부문을 늘려 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플레이어의 특성을 지닌 키움증권의 큰 강점은 탁월한 비용 효율성”이라며 “사업 확대는 유연한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키움증권의 사업모델에 배치된다”고 짚었다.

이어 장 연구원은 “이러한 행보는 필연적으로 리스크 증가에 따른 주주가치 하락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일례로 카카오톡은 플랫폼만 제공할 뿐, 애니팡까지 직접 제작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의 저축은행 인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정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지난 수년간 저축은행 인수, ELS 자체 운용 등 고유의 수익모델에서 다소 벗어난 신사업에 진출하여 재무적 손실과 이익변동성에 직면했었다”고 평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인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그러나 키움증권의 자산운용사 인수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은 후 위험이 낮은 수익모델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도 “우리자산운용 인수로 키움증권의 기존 고객 기반을 이용한 자산관리 부문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키움증권의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22일 장중 4만32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새로 쓴 것이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키움증권만의 독특한 강점이 사업 다각화로 희석되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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