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세월호 대참사에 따른 후폭풍이 여당을 강타하고 있지만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와 부산 민심은 여전히 새누리당 후보가 두 자릿수 이상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본지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특히 최근 새누리당 산하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에서 ‘울산, 경남, 경북, 제주 빼고 다 진다’는 발표는 보수 진영 결집을 위한 위기 탈출용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요서울>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에스리서치에 의뢰,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이후 긴급 실시한 대구, 부산 시장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인 권영진, 서병수 후보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구, 권영진 54% vs 김부겸 36.5%,
- 부산, 서병수 53.6% vs 오거돈 33.6%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이후 영남텃밭 결집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50.2%로 37.5%를 받은 무소속 오거돈 후보에 비해 12.4% 높게 나왔다. 또한 부산 시장 지지도 조사에서도 서병수 후보가 53.6%, 오거돈 후보가 33.6%, 통합진보당 고창권 3.6%로 10%p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였던 김영춘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표심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대구 여당 후보 ‘두자릿수’ 앞서
대구 시장 여론조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대구시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가 49.1%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는 37.8%로 11.3%p 차이를 보였다. 또한 대구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권영진 후보가 54.0%, 김부겸 후보 36.5%, 통합진보당 송영우 2.2%, 정의당 이원준 0.5%로 나타났다. 이는 적합도 조사보다 권 후보가 김 후보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최근 여의도연구원이 ‘부산 대구도 힘들다는 조사가 나왔다’는 발표를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다. 특히 야당에서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악화된 민심이 여권 텃밭인 부산과 대구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아직 시기상조임을 알 수 있는 결과다. 오히려 세월호 참사→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청와대·내각 인적 쇄신으로 이어지는 여권 대응책이 최소한 여당 텃밭에선 결집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박 대통령 대국민 담화가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묻는 질문에서 부산, 대구 유권자들은 세월호 참사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봐 야권에 실낱같은 희망을 주고 있다.
부산 유권자들의 경우 세월호 침몰사고가 6.4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묻는 질문에 30.3%가 ‘큰 영향을 미칠 것’,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 44.9%, ‘별 영향이 없을 것’ 20.5%, 모름 4.6%로 답변했다. 결국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75.2%로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답변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나 향후 표심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반면 박 대통령이 담화문을 통해 보여준 대국민 사과가 어느 정도 선거에 영향을 줄지 묻는 질문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 24.7%,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 41.1%, ‘별 영향 없을 것’ 28.8%, 모름 5.4%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65.8%, 영향이 없다는 응답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대구 유권자 역시 부산 민심과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대구 시민들의 경우 세월호 침몰사고가 6.4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묻는 질문에 26.2%가 ‘큰 영향을 미칠 것’,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 49.6%, ‘별 영향이 없을 것’ 20.3%, ‘모름’ 3.9% 로 답변했다.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69.9%로 나타나 역시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답변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박 대통령이 담화문을 통해 보여준 대국민 사과가 어느 정도 선거에 영향을 줄지 묻는 질문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 23.9%,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 45.0%, ‘별 영향 없을 것’ 27.2%, ‘모름’ 3.8%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65.8%, 영향이 없다는 응답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부산/대구 모두 여당에게 악재인 세월호 침몰 사고가 외형상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비해 지방 선거에서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정작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에선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가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야당 후보가 최소한 여당 텃밭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기대 승리를 거머쥐기에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부산 유권자 정당지지도 여당이 4배 이상 높아
이는 여당 텃밭인 두 지역 정당 지지도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부산 유권자의 경우 정당 지지도에서 새누리당 59.6%, 새정연 12.9%, 통진당 2.9%, 정의당 1.6% 없음 19.5%로 나타나 여당 지지율이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에는 새누리당 61.5%, 새정연 15.2%, 통진당 1.7%, 정의당 3.0%, 없음 15.5% 지지율을 보여 역시 높은 여당 지지율을 보였다. 그나마 야당 후보로선 여당 텃밭에서 ‘지지정당 없음’이라는 무당파 표심을 어떻게 견인하느냐가 당락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부산시장 여론조사는 본지가 KS리처서치연구소(소장 김정훈)에 의뢰해 구조화된 질문지를 기반으로 한 유선전화 100% ARS 조사를 통해 부산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일반유권자 유효 표본 98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19~20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8%p 응답률은 3.8%다.
또한 대구시장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질문지를 기반으로 유선전화 100% ARS 조사를 통해 대구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일반유권자 유효 표본 925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19~20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6%p 응답률은 3.0%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